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scena-sqj.postype.com/post/3916456
라비앙과 피에트로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5시간 10분
[ —다음 뉴스입니다. 연합 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올해 안으로 2배이상 늘릴것이며 감염자에 대한 수용시설 또한 확충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치료제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으며…..]
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 안에 감염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이대로 멸망되는 듯 했으나,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인류는 이를 희망이라 불렀습니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활성화 상태로 몸 안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당신이 고개를 돌리면 불이 켜진 유리창 너머에는 kpc가 서 있습니다. 헤어진 후 처음 보는 kpc는 당신이 기억하던 kpc 이던가요? 그는 바이러스의 감염자, 좀비잖아요.
과연 100시간 후, kpc는 바이러스에서 완치되어 좀비에서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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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내게 되돌려줄 1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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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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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앙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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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뉴스입니다.
연합 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올해 안으로 2배이상 늘릴것이며
감염자에 대한 수용시설 또한 확충할 것임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치료제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으며…..
당신은 건조한 표정으로 어제자 재방송인 뉴스 화면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습니다.
정오를 살짝 넘긴 시간,
병동 앞 대기실은 TV화면의 뉴스 소리나 간간히 들리는 대화 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합니다.
….
좀비 사태가 발발한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4시간 안에 감염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이대로 멸망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좀비 사태 이후 33개월이 지난 후인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학자들에 의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인류는 이를 희망이자 구원이라 불렀습니다.
물론 치료제의 공식이 적힌 낡은 노트를 작성한 사람이 로즈이고,
그것을 가져온 사람이 당신이라는 것은 아주 소수의 정부 관계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요.
당신은 가방에서 몇 일 전에 당신 앞으로 온 편지를 꺼내 펼칩니다.
몇번이고 반복해 읽어 내용을 거의 다 외워버린 편지는 구겨지다 못해 너덜거립니다.
문서:안녕하세요, 피에트로 구스타브님.
라비앙 로즈씨의 치료 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치료제 투여는 11월 13일 오후 1시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Pi1225-IAL은 투여 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순차적 단계로 그 효과가 나타납니다.
1단계. 치료제 투여 전, 바이러스에 완전히 감염된 상태로, 흔하게 우리가 ‘좀비’라고 부르는 단계입니다.
2단계. 치료제 투여 24시간 후. 활력징후(체온, 맥박, 호흡, 혈압) 이 정상에 가까워지며 공격성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인간보다는 좀비에 가까운 상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3단계. 치료제 투여 48시간 후. 흔히 말해 이성이 돌아와, 이 단계부터 환자와 의사소통, 즉 대화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환자들의 대부분이 드문드문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는데 약의 부작용인지, 바이러스의 부작용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4단계. 치료제 투여 72시간 후. 몸 안의 바이러스가 대부분 사멸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일부 바이러스들은 불활성화 상태로 존재하는 ‘보균자’ 상태입니다.
완치자와 다르게 좀비 바이러스 감염의 최종 단계를 나타내는 ‘시력’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5단계. 완치 단계로 바이러스가 몸 속에서 완전히 사멸되어 1달 안으로 시력이 돌아오게 됩니다.
몇가지 검사를 추가로 받은 후 격리시설에서 퇴원할 수 있습니다.
앞서 알려드린 대로 라비앙 로즈씨는 현재 아리마테아 병원의 수용시설에 격리되어있으며 치료제 투여 후 3단계 부터 면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피에트로 구스타브님이 인류의 재건에 지대한 공헌을 해주신 것을 감안한 바,
동봉한 확인서와 함께 11월 14일에 수용시설을 방문하시면 자세한 치료절차를 안내해드립니다.
라비앙 로즈씨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2025년 11월 5일, 연합정부 바이러스 관리팀 올림
치료제가 완성된 후인 이듬해 1월, 연합정부는 파이로젠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전면적으로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갖기도 잠시,
사람들은 또 한번의 절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활성화 상태로 몸 안에 계속 남아있는 사람들 또한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 같은 것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학자들은 치료제를 조금씩 바꿔나가며 계속해서 실험을 거듭했지만
불특정 다수에 대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습니다.
만들어져야 하는 치료제의 양에 비해 공장과 자원은 부족했습니다.
또한 치료제를 투여한다고 무작정 감염자들이 인간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니,
결국 정부는 그들을 수용소에 모은 후,
생존자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된 이들에게 순차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합정부는 당신의 말에 따라 노트의 작성자인 로즈를 찾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알다시피 정부는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으니까요.
멸망 이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한 세계는 평화로웠던 시절보다 모든 것이 몇배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당신 역시 세계를 재건하기 위한 생존자의 일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정부는 수용소의 좀비들 중 로즈를 찾았고,
몇 달을 기다려야하는 다른 감염자들과 다르게
로즈에게는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치료제의 투여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 곳 아리마테아 병원은 당신이 사는 곳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안전지대 외곽에 위치한 병원입니다.
좀비 사태 이후 폐병원이 된 곳을 건물 통째로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위한 시설로 쓰고 있으니
병원보단 수용소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지와 함께 본인확인을 거치고 접수를 마친 당신은 로즈가 있다는 7층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감염자들이 입원하고 생활하는 병동은 외부의 출입이 차단 된 폐쇄병동인지라,
병동 앞 면회실에선 당신을 포함한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저 안에 있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긴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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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오후 12시 50분
라비앙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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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를 넘기고 오후 1시에 가까워질 때,
당신은 비로소 직원이 당신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레나:.. (네 앞에 서 한번 너를 바라보고는) 피에트로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피에트로 구스타브:....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말없이 따라 들어갔다.)
짧은 복도를 지나, 당신은 굳게 닫힌 철문 앞에 도착합니다.
직원이 카드를 찍으면 문이 열리며 병동의 모습이 보이네요.
중앙 스테이션을 주위를 둘러싸는 병실들과 처치실, 면회실,
심지어 협소하지만 ‘환자들’을 위한 휴게공간…
겉보기에 이곳은 평범한 병동입니다
이런 곳에서 로즈가 지내고 있는걸까요.
주변을 잠시 둘러보지만, 그럴 틈을 주지 않고 직원은 빠른 발걸음으로 당신을 한 진료실로 안내합니다.
라비앙 로즈:(머뭇거리는 얼굴을 기다리듯 한참 빤히 바라보다가 허락한다는 듯 어깨를 으쓱여) 못해줄 것도 없지. 의사들 외엔 나를 찾아온 사람은 네가 처음이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 (네 대답에 기다렸다는듯 와락 껴안았다.)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단다 로지.. ...나의 대해서 기억은 나니?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라비앙 로즈:(와락 껴안은 품에 응하듯 느릿하게 제 손을 뻗어 여린 힘으로 끌어안는다) ..뭔가, 아주 익숙한 품인 것 같기도 하고..(따뜻한 품에 기댄 채 천천히 숨을 내쉬고) ... 제대로 기억나는건 없지만.. 나한테 꽤 소중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 맞지?
피에트로 구스타브:....그래, 그랬구나.. 로지는 날 소중하게 생각 하고 있었구나. (좀 더 제 품에 널 감싸고) 응, 소중한 사람이야. 우린 서로 소중했던 사람이었어.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사람.
라비앙 로즈:(민망한듯 끌어안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네 이름을 기억할 정도라면 분명 그랬겠지. 내가 어디에 살았고, 뭘 좋아하고 뭘 싫어했는지는 하나도 기억 못하면서 말이야.
기억에 중간중간 먹칠을 한 것 같아... 나조차도 어떤 사람이었는지.. 너는 다 기억하고 있어?
피에트로 구스타브:응, 로지의 대해서라면 전부 기억하고 있단다. 심술쟁이에 고집불통 아가씨. 그래도 내게는 소중했던.. 괜찮아.. 앞으로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지금부터 다시 기억을 만들어 가면 돼. ...이곳에 나가면, 다시 한번 나랑 같이 추억을 만들어 주겠니?
라비앙 로즈:(네 품에서 떨어져 네 손을 잡고는 아리송.. 눈썹을 삐뚤게 까딱이다가) 별로 좋은 뜻은 아닌 것 같은데-...(종알거리며 네게 핀잔을 주듯 굴어) ..이곳을 나갈 수 있다면.. 말이야.
생각해보면 나, 이 곳에서 꽤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더라고.(나가고 싶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작게 덧붙여) 일어나고, 밥먹고, 약먹고, 검사하고.. 또 점심먹고, 약먹고,..모든게 규칙적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6명이서 한 방을 쓴다고 들었거든.
피에트로 구스타브:응, 그건... 이전의 네가 좀비가 된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그걸 전달한건 나였고.. 네 공이 컸던거야.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것도 당연해. ...지내면서 불편한 점은 없어보여서 다행이네.(네 등을 쓸어주고 다시 너를 침대에 앉혀주었다.)
라비앙 로즈:...내가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니...(그닥 와닿는 말은 아닌듯) ..그 얘기랑 심술쟁이라는 말이랑 안어울리는 거 알지? (그리고 다시 TV로 시선을 돌린다) 응, 기억이 군데군데 비어버린 것 빼고는.
드문드문 기억나는건..(눈빛이 가늘어지고) 어둡고 넓은 방에 많은 사람들이랑 갇혀있었던 거. 그러고 주사를 맞고, 또 다시 어두운 방에 갇혔던 것 같은 기억이 나네.
피에트로 구스타브:(가볍게 웃고) 기억은 잃어도 핀잔 주는 것 보니 역시 로지가 맞네. ...그랬구나 어두운 방에서는... 괴로웠니? 다 네가 잘 되기 위한 일이니까. 앞으로 조금 더 같은일을 반복하며 회복 해야할거야.. 잘 버틸 수 있지? (네 머리칼을 정돈 해준다.)
라비앙 로즈:(머리칼을 스치는 손길에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대다가) 네가 기억하는 내가.. 그렇게 좋은 모습인지 모르겠어...(삐뚤게 대답한다) 별로, 지금도.. ..분명 밝은 빛이 비췄고, 뭔가로 가로막혔었는데, 그 빛너머로 네가 있었던 것 같고...(어쩐지 기억을 더듬어 보는듯 미간이 좁혀든다)
.... ..나는 괴물이었구나.(나즈막히 얘기하는 목소리가 서늘하다)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지, 넌 나뿐만 아니라 모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 했던거야. 그러니 이젠 편히 쉬어주렴. 나머진 내가 널 구하겠다고 그때 마지막에.. 약속 했었거든. ...무리하면서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뭔가 해줬으면 하는건 없니?
라비앙 로즈:모두를 구하기 위해서라니.... (떨리는 시선이 방황한다) 내가, ..희생했다고? 하,하지만... (불안한듯 제 손을 겹쳐 문지르며 호흡이 얕게 떨린다) 분명 내가 기억하는 거랑은 달라.
나는, 그, 그 감각이... 사람을 뜯어먹던 감각이 생생한데..(속이 울렁거리는듯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인다)
그,그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단 말이야..
피에트로 구스타브:....그게, 무슨 말이야? 괴물이었을때 기억이... 떠오르는거니? 무슨일이 있었더라도 너는 분명 그랬었어. 모두를 구하기 위한 행동을 해왔다는거. 내가 직접 지켜 봐왔으니까.
몸을 웅크리고 몸을 덜덜 떨던 로즈가 일순간
고개를 홱, 치켜올리고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쿵!!
벽에 등이 부딪히고 곧바로 로즈의 억센 손아귀가 당신의 목을 조여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으, ...로, 지... (미간을 찌푸리며 조여드는 네 손을 붙잡는다.)
라비앙 로즈:
SAN Roll
기준치:
12/6/2
굴림:
21
판정결과:
실패
3
로즈 이성 -3 감소.
DICE:피에트로는 근력판정으로 뿌리칠 수 있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지, 정신 차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에트로는 억센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즈를 붙잡습니다.
피에트로의 말 한마디에 멈칫하는 순간 손을 떼어내면,
그 사이에 졸린 목사이로 기침이 터져나옵니다.
그리고 당신을 노려보는 붉게 충혈된 흰 눈동자에서 흐르는건 눈물입니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그 살기어린 눈빛에 가슴이 섬짓합니다.
왜 그가 울고있는 걸까요.
라비앙 로즈:...그,그러니까...(떼어진 손을 거두지못하고 방황하듯) 나는... 나는.. 내가 그러고 싶었던게 아닌데, 내가..
목을 조르는 로즈의 손길을 뿌리치고 기침을 토해내면
방 문을 열고 보안요원들과 의료진들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아, 그러고보니 방에는 CCTV가 있었던가요.
환자의 혹시모를 행동을 대비해서 설치해두었던 모양입니다.
보안요원이 당신에게서 로즈 사이를 때어내고 억제대를 채우는 사이
직원 중 한명이 당신을 방 밖으로 내보냅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잠깐, 잠깐만요?!
직원: 죄송합니다, 괜찮으신가요?
잠시 나가 계셔야 겠습니다.
당신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문 밖으로 밀려납니다.
...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얼추 정리된 듯,
문을 열고 나온 레나 리센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입술을 씹다 곧 너를 바라보며 얘기한다) ... 언제 말씀 드렸던 상황입니다.
진정제를 주사했으니 곧 괜찮아지겠지만...
원칙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으면 최소 24시간 동안 면회가 제한됩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잠깐, 이건 로지의 의지가 아니었다구요. 그렇게 제한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레나:..죄송합니다. 의지가 아니었으니 가장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니...
내일은 면회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상황이 안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저기, 잠시만요. 환자에게 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거죠?
레나:치료제의 일시적인 부작용입니다. 라비앙씨의 공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진들도 이 부작용에 대해서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 .............. (뭐라 할말을 찾지 못하고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 알겠, 습니다...
레나:(가볍게 고개를 숙이곤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간다)
...
설마설마했지만 정말로 부작용이 일어난다니요.
게다가 내일마저 면회가 불가능하다니..
로즈는 100시간 뒤 피에트로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
11월 15일 오후 5시 20분
어쩔수 없이 집으로 돌아온 당신은 소파에 앉아 아까의 놀란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날이 흐린 탓에 불을 켜지 않은 집 안은 어둑합니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로즈와 대화를 나누던 것은 그저 찰나의 환상같이 느껴집니다.
닫힌 문의 틈새에서 새어나오던 로즈의 울음 섞인 비명소리와 의료진들의 급박한 대화 소리….
소란스러웠던 병동과 다르게 어제와 같은 적막함이 집 안에 가득 차올라
마치 그 속에서 익사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때 소파의 한 구석에 올려져 있는 TV의 리모콘이 보입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제 목을 가볍게 쓸어보고는) ..... (흘러오는 적막이 오히려 자신을 압박하는 기분에 괜히 TV라도 틀어봅니다.)
당신이 TV를 틀자
최초로 치료제에 의해 인간으로 돌아온 엘빈씨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네요.
조사:“.....그럼 다음 질문을 해볼게요. 선생님이 파이로젠 바이러스에서 완치하실 수 있게 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치료를 받을 때 제 아내가 매일같이 병원을 찾아왔어요."
"옛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제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저를 지지해줬지요. "
"아내의 정성이 통했는지,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인간이라는 확신이 들고 아내 곁으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때를 믿을 수 없어요, 서서히 시력이 돌아오면서 아내의 얼굴이 처음으로 다시 또렷하게 보였던 그 순간…"
"제 아내가 없었으면 저는 아직도 병원에서 나오지 못 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옆에 앉는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화면엔 잔잔한 나레이션과 함께 감성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당신은 그런 TV화면을 뜷어져라 바라보았습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 기억이 되돌아 오도록 도와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 로즈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로즈의 기억이 돌아올 만한 물건은,
이 집에 있는 것은 로즈가 작성하던 낡은 노트 한권 뿐입니다.
하지만 로즈는 자기가 노트를 작성하던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었죠.
로즈에게 중요한, 로즈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있을 곳,
로즈와 함께 살던 집.
당신은 인터넷으로 둘이서 함께 살던 집 주소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도에서 함께 살던 도시를 클릭하자 작은 안내 메세지가 뜨네요.
[해당 구역은 오염구역이므로 일반인들은 출입을 삼가해 주세요.]
...좀비 사태를 조금씩 해결해나가기 시작한 이후 세계는 가장 크게 세가지 구역으로 나뉘었습니다.
캘버리 교도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생활하는 도시 안전구역,
좀비들을 모두 ‘청소’했지만 아직 사람들이 살지 않는 빈 도시인 청결구역,
그리고 여전히 좀비들이 남아있는 오염구역.
당신은 로즈와 헤어진 이후 쭉 안전구역에서 생활했지만,
아직 바깥엔 좀비들이 거리에 돌아다니는 곳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왜 잊고 살았을까요.
로즈를 위해서 당신은 다시 한 번 좀비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도시로 향해야 합니다.
어쩌면 최악의 경우엔 당신이 다시 물릴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피에트로는 우리가 함께 살던 집으로 향할까요?
피에트로 구스타브:...... 내일 면회를 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곳으로 가보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내가 뭐라도 해야만 하니까..
하지만 로즈를 위해서, 로즈가 피에트로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던 것처럼,
이번엔 당신이 로즈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차례입니다.
당신은 창고에서 낡고 헤진 배낭을 꺼냅니다.
로즈와 함께 안전지대를 향해 떠돌던 시절에 사용했던 배낭은 여전히 튼튼하네요.
배낭 안엔 그때 사용했던 물건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오래된 라디오, 찌그러진 생수병, 유통기한이 지난 약상자 등…
마지막으로 로즈와 함께 펼쳐보던 지도를 가방에 넣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당신은 내일의 여행을 생각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로즈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한 여행을요.
11월 16일 오전 9시
라비앙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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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당신은 일찍이 도시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피에트로와 로즈의 집은 당신이 있는 도시의 안전지대로부터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또 얼마간의 거리를 걸어야 하는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야, 당신과 로즈는 살아남기위해 원래 살던 곳을 버리고 긴긴 여행을 했으니까요.
[ —그 다음 날씨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 몇일간 계속해 흐린 날씨가 지속된 반면, 오늘 내일은 고기압으로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입니다. ]
[ 일부 지역에선 오늘 저녁과 밤 사이로 짧게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 ]
오랜만에 듣는 라디오 방송이네요.
당신은 가만히 눈을 감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날 노래들을 듣습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내리고 이제 버스안의 승객은 당신뿐입니다.
덜컹이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창밖을 바라보면 버스가 도시를 빠져나가며 고속도로를 달리고,
도로에 군인들 태운 군용 트럭이 버스를 지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긴 긴 도로를 달려 마침내 종점의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당신이 버스에서 내리자, 버스기사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버스기사: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오염 구역인데요. 알고 가는 겁니까?
몰랐다면 다시 태워줄테니 돌아가요.
피에트로 구스타브:...아뇨, 저는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이 있어요. 그곳이 오염구역임을 알고 있습니다. (가볍게 목례하고) 데려다 주셔서 감사 했습니다.
버스기사: ...그렇다면야 뭐..
조심이나 하세요. 좀비한테 물리지나 말고.
그는 당신의 대답을 듣더니 어께를 으쓱하고 운전대를 돌립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 .....각오는 충분히 했어. 로지를 더 이상 괴롭게 하고 싶지 않아.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방향을 돌린 버스는 곧 지평선 너머의 점으로 사라집니다.
당신은 버스가 떠난 쪽을 잠시 바라보다,
지도를 보며 버스가 향한 반대쪽인 서쪽을 향해 걷습니다.
11월 16일 오후 1시
어제와 다르게 구름 한점 없는 하늘 아래 햇빛이 쨍하게 비치고,
아스팔트에선 더운 열기가 올라옵니다.
이렇게 도로 위를 걸으니 3년 전, 로즈와 함께하던 시간들이 풍경에 겹쳐 떠오릅니다.
낮에도 밤에도 지도를 보고 길 위를 걸으며 하루하루를 생존해 나갔습니다.
힘들고 불안한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둘은 함께였죠.
그때를 떠올리면서 한시간 정도를 걸으면, 마침내 당신은 도시의 입구에 도착합니다.
간판을 보면 [여기서부터 —— 입니다.] 라고,
오염구역임을 나타내는 빨간 해골 마크가 도시의 이름을 가리고 있네요.
도시 안으로 들어가 얼마간 걸으니 곧 익숙한 거리와 풍경이 보입니다.
도시의 뼈대는 당신이 기억하던 것과 같지만
5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곳은 적막하고 황량합니다.
잔뜩 긴장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걷지만,
이 텅 빈 도시에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는 당신 뿐이에요.
당신의 그림자가 조금씩 길어질때 쯤,
눈 앞에 드디어 익숙한 집 한채가 보입니다.
5년만에 방문하는 당신들의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의 쓰레기들과 망가진 내부는 생존자들이 다녀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흔적들마저 두꺼운 먼지에 덮여있는 게,
마치 이 안에 5년이라는 시간이 고여 있는 것 같아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나오는 [2층] 계단, [거실]을 지나 주방과 이어지는 [침실].
가구들과 벽지… 모든 게 당신이 기억하던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먼지로 가득한 집안을 둘러보며 헛기침을 하다가 거실부터 들어 가봅니다.)
당신이 거실에서 집안을 둘러보던 그때,
끼이이익-하며, 경첩의 마찰 소리가 뒤에서 들려 옵니다.
……..아까 들어올 때 문을 닫고 들어왔었었나요?
쿵, 쾅, 하고 심장이 세차게 뜁니다.
이 곳은 오염구역, 언제든 좀비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곳입니다.
싸워야 할까요, 아님 도망갈까요.
마른침을 넘기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면 그곳엔…
야옹-
...고양이네요.
녀석은 당신을 보고도 경계하지 않고 당신에게 다가와 다리에 몸을 부빕니다.
오렌지색 털은 부드럽고, 목에는 토비, 라는 작은 이름표가 걸려 있는게
원래는 사람 손에 키워졌나 봅니다.
파이로젠 바이러스는 인간들만 감염되었고 좀비는 동물들을 건드리지 않았으니까요.
오랜만에 만나는 인간에게 잔뜩 애교를 부리던 녀석은 이내 소파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습니다.
이만 집을 마저 돌아볼까요.
다시 버스를 타려면 적어도 5시 전엔 이 집에서 떠나야 할 테니까요.
조사:거실 바닥엔 쓰레기와, 오래 된 발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창문에선 반쯤 쳐진 커튼 너머로 햇빛이 거실로 쏟아져 들어와 긴 그림자를 남깁니다. 거실 한쪽에 놓인 것은 긴 소파, 그 앞에 놓인 긴 수납장 위에는 먼지 쌓인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바닥 한 구석에는 [낡은 신문]도 보여요.
피에트로 구스타브:이런 먼지 가득한 집에서 지내도 괜찮겠어? (고양이를 살살 쓰다듬어 주다가 액자부터 살펴봅니다.)
토비: 애옭
조사:5년도 더 된 처음으로 함께 갔던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겨울 바다 앞에서 추위로 발개진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당신과 로즈가 사진 속에 담겨있어요.
어쩌면 이 때의 추억을 얘기하며 로즈의 기억을 되새겨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피에트로 구스타브: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몰라. 추억이 될만한건 전부 가지고 가야해. (액자를 가방속에 넣고는 낡은 신문을 살펴봅니다.)
조사:맨 위에 [속보-정체 불명의 바이러스 전 세계 창궐] 라는 헤드라인이 큼직한 글씨로 적혀있고, 아래로는 좀비사태에 대한 뉴스 기사가 적혀 있네요. 오래 전 신문이라 글자들이 드문드문 번지고 닳아 있습니다.
DICE:관찰이나 자료조사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
글자들의 번짐이 심해 읽기 힘들겠네요. 예전 신문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죠.
피에트로 구스타브:... ...(주위를 더 둘러보다가 거실을 빠져나와 침실로 이동 합니다.)
조사:급하게 짐을 싼 흔적이 남아있는 침실엔 곳곳에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스산합니다.
[옷장]의 문짝은 거의 떨어져나갈 듯 삐걱이고, 이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침대 옆의 탁자 위에 작은 [상자]가 올려져 있네요.
피에트로 구스타브:(옛날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옷장부터 조심히 열어봅니다.)
DICE:행운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존자들이 다녀갔지만 몇개의 옷가지가 남아있습니다.
그 중 로즈가 자주 입던 가디건도 보여요.
가디건에선 아직도 로즈의 몸에서 나던 강한 장미 향이 남아있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그리운 향이네.. (가디건을 얼굴에 파묻다가 가방에 넣습니다.)
다음은.... (주변을 둘러보다 상자를 살펴봅니다.)
조사:상자를 열어보면 당신이 로즈의 생일에 선물했던 악세서리가 들어있습니다.
탁자의 서랍을 열어보면 그간 로즈가 사용하던 향초, 잠들기 전에 켜둔 캔들 등이 그대로 남아있네요.
아무래도 좀비 사태에 이런 물건을 챙기면 짐만 될게 뻔하니, 아무나 챙기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선물을 건네준다면 로즈는 당신과 함께 보낸 생일을 기억해줄까요.
피에트로 구스타브:그리운 물건이네.. 기억나.. 생일날 내가 로지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 (선물상자를 챙겨 넣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1층은 더 이상 챙길만한게 없겠지.
조사:2층으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나란히 자리한 [작업실]이 보입니다. 복도를 쭉 따라가면 싱싱하게 가꾸었던 식물들도 5년이란 세월에 모두 시들거나, 빛이 바랬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 ....(그렇게 아껴왔던 온실을 외면한채 작업실로 들어갑니다.)
조사:문고리가 뜯어져나간 로즈의 작업실 안에는 관리되지 않은 오래된 책들과 항유의 냄새가 방 안에 짙게 배어있고, 책상 위엔 책 대신 쓰레기들과 구겨진 종이들이 올려져있습니다.
작업실의 책상 서랍들을 열어보던 당신은 서랍 맨 아랫칸에서 우리의 [앨범]를 발견합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아.. 이건... (앨범을 살펴봅니다.)
조사:좀비 사태 이전에는 로즈와 함께 여행을 종종 갔었죠. 그때마다 카메라를 챙겨들어 찍었던 사진들이 남아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5년 전 평화로운 도시의 거리,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당신의 뒷모습, 그리고… 이 서재에서 찍은 것 처럼 보이는 사진인 거리의 좀비들과 좀비들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이 앨범에 찍혀있습니다.
DICE:관찰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작업실을 둘러보던 당신은 책꽃이의 책들 사이에서 눈에 익은 노트를 발견합니다.
아, 이건 로즈가 사용하던 다이어리네요.
펼쳐보면 5년 전의 시간엔 간단한 메모와 함께,
페이지들 사이사이엔 당신과 함께 탄 기차티켓, 영수증, 브로슈어 등이 차곡차곡 보관되어 있습니다.
다이어리 뒷부분의 노트엔 드문드문, 짧막한 일기 같은 글들이 적혀 있네요.
피에트로 구스타브:....이런걸 전부 보관하고 있었구나. ...(다이어리의 일기 같은 글들을 자세히 읽을 수 있을까?)
피에트로는 5년전 로즈의 은밀하고 수줍은 다이어리를 읽고 말 것인가?
피에트로 구스타브:(엇)
DICE:(엇)
피에트로 구스타브:(더 궁금한걸...?ㅎ)
피에트로는 동반자의 수줍고 은밀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문서:XX월 XX일. 너와 함께 다시 한번 겨울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
XX월 XX일.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었는데. 사과해야겠다.
XX월 XX일. 사랑해.
XX월 XX일.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엔 언젠가 당신이 잠에 들기 전
그가 해주었던 말이 꾹꾹 눌러쓴 글씨로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문서:XX월 XX일. 피에트로, 나에겐 네가 그 어떠한 것보다 소중해.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날짜는 좀비 사태 이후의 날짜입니다.
당신을 세상 어떠한 것보다 소중히 여겼던 로즈는,
그래서 망설임없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었던 걸까요?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지.. .... (다이어리를 읽고 생각에 잠기다가) 반드시 널 구해줄게. ..더 이상 네가 고생할 필요 없는 일상을 반드시 가져다 줄테니까.. (다이어리도 가방에 넣습니다.) 나 역시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걸.
...
...물건들을 얼추 챙기고 난 후 시계를 보니 5시가 되기 전까진 30분정도가 남았네요.
당신은 거실로 돌아와 소파의 먼지를 살짝 털어내고 그 위에 몸을 파묻듯이 앉습니다.
오후의 햇빛이 쏟아지는 거실은 고요하고 평화로워요.
이런 나른한 주말의 오후엔 로즈와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서로에게 기대어 낮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메뉴를 고민한다거나 하는,
그런 평화로운 시간들을 보냈었는데요.
소파에 앉아 방문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로즈가 저 문을 지나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100시간 후에 로즈가 사람으로 돌아온다면
이런 시간을, 또 보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면…
...
그 때, 당신의 주머니에서 정적을 깨는 요란한 멜로디가 들립니다.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보니 로즈가 있는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네요.
피에트로 구스타브:..... (전화를 받으며) 네, 피에트로 입니다.
직원:안녕하세요, 피에트로님. 아리마테아 병원입니다,
금일 라비앙 씨의 상태가 안정되어 내일, 어제와 같은 시간에 방문해주시면 면회가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레나 리센의 말대로네요.
내일 5시에 100시간이 끝나게 됩니다.
이것들이 로즈가 돌아오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요.
피에트로 구스타브:내일이.. 마지막이야. 내일이 아니면 기회는 없어. 중요한건.. 다 챙긴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이제 5시가 가까워졌습니다.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피에트로 구스타브:더 늦기전에 어서 가봐야겠다. (고양이 한번 쓰다듬어주고 뒤돌아 집을 한번 보다가 나섭니다.)
고양이는 피에트로 발치에서 몇 번 부비적거리더니, 피에트로를 따라 집을 나섭니다.
언젠가 로즈와 함께 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오후의 햇빛은 아까와 다를 게 없는 텅 빈 거리에 긴 그림자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골목을 걷던 당신은
문득 당신의 그림자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태양을 등지고 선 당신의 앞으로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는 유독 길고 흔들리는게,
마치 또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겹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일까 하고 희망적으로 생각하기엔 실로 익숙하고
오랜만에 듣는 불쾌한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등을 돌리면….
….그 곳엔 좀비 한 마리가 희뿌연 눈을 번뜩이며 서 있습니다.
좀비는 괴성을 지르며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중심을 잃고 쓰러진 당신의 머리 위에서 딱, 딱 하며,
침과 피가 뒤섞인 이빨이 맞부딪힙니다.
필사적으로 팔을 뻗어 밀어내보지만 그마저도 힘에 부쳐옵니다.
DICE:민첩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에트로는 좀비를 팍, 밀치고는,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그러나 좀비는 한 번 잡은 먹잇감을 놓지 않겠다는듯,
번들거리는 희뿌연 눈동자로 꾸준히, 피에트로를 쫒아옵니다.
이대로는 자신마저 좀비가 되어버리겠다고,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탕!!!
총성이 들리고 좀비는 피를 쏟으며 당신 위로 쓰러집니다.
총성이 들리고 좀비는 피를 쏟으며 당신의 뒤에서 쓰러집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헉...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총성이 들린 쪽을 바라보니
중무장한 군인이 성큼성큼 골목 안으로 걸어들어오는게 보입니다.
그는 당신의 앞에서 움찔거리는 좀비를 보더니
다시 한번 총을 들어 총알을 두어발 더 머리에 발사하고,
시체를 발로 몇번 건드려본 후 가슴에 매달린 무전기에 대고 짧게 말합니다.
군인 A:감염자 사살 완료.
그리고 그는 고글 너머의 눈동자로 당신을 내려다보며 말합니다.
군인 A: ...물렸습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헉, 허억...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숨을 몰아 쉬며 고개를 젓는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당신을 몇번 살펴본 그는 무전기에다 대고 한번 더 말합니다.
A:군인 A 생존자, 민간인 발견. 안내하겠다.
군인 A: 생존자, 민간인 발견. 안내하겠다.
따라오시죠.
그는 죽은 좀비를 다리 한 쪽을 잡은 채로 골목 밖으로 끌고 나가 도로 한 구석에 던져놓습니다.
당신의 앞길엔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함께 검붉은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밖으로 나오니 도로에는 큼직한 군용 트럭과 몇 명의 군인들이 보이네요.
아까 이 곳으로 올 때 봤던 것과 같은 종류의 트럭입니다.
군인들은 당신을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눕니다.
DICE:듣기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군인 A: 생존자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군인 B: 잘 했어, 시체는 청소반이 처리하겠지.
군인 C: ....저 사람은 감염이 안 된거 확실하고?
군인 B: 그런 것 같은데.
군인 A: 혹시 모르니까 검사해보죠.
...
대화를 마쳤는지 그들 중 한 사람이 당신에게 걸어와 말합니다.
군인 A: 감염자는 아닌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검사를 좀 하겠습니다. 손을 좀 주시겠습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 당신들은 여기서 무얼... (의문을 가지면서도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키트를 꺼냅니다.
저건, 안전지대 안의 ‘감염자’들을 가려낼 때 사용했었던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키트네요.
잠시 후 당신이 비감염자임을 확인한 군인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군인 A: 당신이야말로 민간인이 오염구역에서 뭘 하고 있던 겁니까.
태워드릴테니 안전지대까지 같이 가시죠.
피에트로 구스타브:가, 감사합니다. 잠시 본가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 왔던 것 뿐입니다.
군인 A: ... 이 지역은 오염구역이니 다음부턴 출입을 자제하세요.
맨 뒷자리에 당신을 태운 트럭은 도시 몇 곳을 들린 후 도시를 떠납니다.
먼지 쌓인 창문 너머로 보이는 뻥 뜷린 도로와 황무지는 석양빛을 받아 온통 불타오르는 것만 같아요.
트럭 안은 덜컹이는 바퀴 소리와 화물칸의 좀비들이 이따끔 내는 기괴한 신음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합니다.
어느 새 지평선 아래로 해가 완전히 가라앉아 주위가 어두워지고,
트럭은 안전지대에 도착합니다.
군인들은 당신에게 사는 곳을 묻곤 당신을 적당한 곳에 내려주며 말합니다.
군인 A: 함부로 오염지역에 가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예, 아마 더 이상 갈일은 없겠죠. 주의 하겠습니다.
이내 트럭은 도시의 밤 속으로 사라집니다.
밤이 되어 쌀쌀해진 공기는 습하고 무겁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다 당신은 문득,
골목의 한 담벼락에 빼곡히 붙어 있는 크고 작은 종이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가족을 찾고 있어요] [위와 같이 생긴 사람을 보신 분은 연락 주세요]...
따위의 글씨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대체로 행복해 보이는 사진 속 얼굴들과 절박함이 느껴지는 글씨들이 적힌 종이들은
어두운 가로등 조명 아래에서 밤바람에 쓸쓸히 팔락입니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당신과 로즈는 운이 좋은 편이라는 것,
당신들에게 주어진 이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이 세상엔 훨씬 많다는 것을요.
...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던 당신의 이마에 톡, 하고 빗방울 하나가 떨어집니다.
서둘러 발걸음을 돌리지만 몇걸음도 가지 않아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옷에 스며들었던 피가 빗물에 씻겨내려갑니다.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면 9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젖은 옷을 벗어두고 샤워를 하고 나니
오랜만에 멀리 이동한 탓인지 피로가 몰려와요.
내일 로즈를 만나기 위해선 얼른 잠자리에 드는게 좋겠어요.
피에트로 구스타브:..... (샤워를 하고 나오자마자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무거운 몸을 버티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지듯 잠에 들었다.)
침대에 누운 당신은 금세 잠에 듭니다.
...
.
.
…...눈을 뜬 당신은 더럽고 헤진 옷을 입고,
낮설지만 어딘가 눈에 익은 거리에 서 있습니다.
손에 쥔 망치에선 핏방울이 떨어지고,
당신의 발 밑엔 좀비들의 시체가 즐비합니다.
이 곳은 당신이 생존하며 지나쳐 온 수많은 장소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때와 다르게 당신 곁에 로즈는 없네요.
이것이 과거이고 꿈 속이라면 로즈 또한 당신 곁에 있어야 하는데…
로즈를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찰나,
또 다른 좀비 한 무리가 당신을 공격해옵니다.
팔과 다리가 반사적으로 움직이며 손에 쥔 무기를 휘두릅니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좀비들이 쓰러지고, 허공엔 살점과 핏방울이 흩날립니다.
DICE:근력 판정.
피에트로 구스타브: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을 공격하던 마지막 좀비가 무기에 맞아 천천히 쓰러질 때,
당신은 깨닫습니다.
그 좀비는 바로 당신의 로즈라는 것을요.
땅에 쓰러진 좀비, 아니 로즈일까요,
그는 당신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희미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라비앙 로즈 피에트로….
피에트로 구스타브:로, 로지..? (네 목소리에 손이 떨려 쥐고 있던 망치를 떨어뜨린다.)
번쩍, 하고 꿈에서 깨어나면 방 안은 아직 어둡습니다.
쿵쾅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숨을 크게 몰아쉬고 나면,
아직도 생생한 손 끝의 감각에 양 손이 떨려옵니다.
지금 시간은 오전 5시,
아무래도 다시 잠들긴 그른 것 같아요.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여니 새벽의 습하고 짙푸른 공기가 방안에 가득 찹니다.
차 한잔을 타온 후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침대에 걸터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도시의 건물들 너머로 마치 그때처럼 서서히 동이 터옵니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서로를 끌어안았던 둘.
누군가는 머리를 쓸어주고, 그 품에 기대 마지막 작별을 고하던 그 때.
우리는 서로를 믿으며 부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었죠,
‘네가 만나러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 말은 분명, 당신을 믿는 로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말로 인해 여지껏 삶을 이어오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해 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당신에겐 또 다른 100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당신을 내게서 떠나보낼 100시간이 아닌,
당신이 내게 되돌아올 100시간.
사무치게 그리운 느낌에 가슴 한쪽이 저려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2시간.
언젠가 너와 바라보았던 아침 해를 바라보며 다짐합니다.
당신이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만은 너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11월 17일 오전 8시 30분
라비앙 로즈:
(To GM)rolling 2+1d5
2+
(
1
)
=
3
악몽으로 일찍 깬 탓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 밖을 나섭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올 땐 이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까요.
산책이라도 할 겸, 평소 다니던 길과 다른 길을 걸으니 처음 보는 꽃가게와 베이커리를 발견합니다.
어쩌면 여기서 로즈에게 줄 선물을 사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 꽃이라도 조금 사갈까. ..로지가 좋아하는 장미, 선물 해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피에트로는 꽃집을 들르기로 합니다.
가게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꽃들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꽃들과 식물이 보이네요.
살짝 습한 공기에는 꽃과 식물의 향기가 진하게 베어 있습니다.
피에트로 구스타브:어쩐지 그리운 냄새... (꽃집 주인에게 다가가서) 여기서 장미 다발을 조금 사갈 수 있을까요?
꽃집 주인: 아, 얼마든지요~ 누구에게 선물하시려는 건가요?
피에트로 구스타브:그게, 둘도 없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하려구요. 지금 병원에 있는데 오늘 퇴원 할 예정이거든요.
[ —감염자들을 위한 치료시설 중 하나인 아리마테아 병원 앞에서 오늘 아침 시위가 열렸습니다. ]
[ 이들은 파이로젠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 입법안 중 4단계의 환자들이 ]
[ 제한적으로나마 시설 밖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신설 조항에 반대해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 현재 시위대는 해산되었지만 이 조항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은 탓에 ]
[ 연합정부는 다른 시위가 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
라비앙 로즈:.... ....(인기척을 들었는지 리모컨을 들어 채널을 꺼버린다. 조용한 정적에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며 반가운듯) ...아, 피에트로.
...(그리고 시선이 네 손으로 향한다) ..오늘은 뭔가. 나를 반겨주는게 많은 것 같네.
피에트로 구스타브:응? 반겨주는게 많다니? 나 말고, 누가 더 찾아왔었니?
라비앙 로즈:(어깨를 으쓱이곤) 그럴리가. 네 품에 든게 많아서 하는 소리지.
나를 찾아올 사람이 너 말고 누가 있겠어.
피에트로 구스타브:(표정을 풀고 네게 다가가 꽃다발을 내민다) 하하, 그렇지? 그야.. 오늘은 너랑 같이 이곳을 나가는 날이니까. 자, 오는길에 사왔어. 네가 좋아했던 장미 꽃이란다.
라비앙 로즈:나가는 날...(내미는 꽃다발을 받아들고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장미향을 맡는다) ...좋은 향이네.. (꽃다발에 고정한 시선을 내리깐 채) 그렇지. 오늘이야말로 내가 이곳에 남을지 너와 함께 나갈 수 있을지 결정된다는걸..
... 하지만 피에트로, 나는, ... 나는 잘 모르겠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도 없는데다, ..전엔 너를 공격하기 까지 했으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괜찮아. 내가 기억나도록 도와줄테니까. (네 옆자리에 앉아서 가방을 뒤적거리며 물건들을 꺼낸다.) 우리가 예전에 살던 집에서 네 물건을 몇가지 가져왔어. 보고 기억나는게 있으면 뭐라도 얘기 해주렴.
라비앙 로즈:(커다란 가방에서 하나둘씩 꺼내지는 물건들을 보며) ... ..이게, 다... 우리가 살던 집에서 가져온거라고?
하,하지만... 이렇게 가만히 보기만 한다고 해서...(물건들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 ..내가 기억할 수 있는건 없어.
피에트로 구스타브:(액자를 먼저 보여주며) ...로지, 기억나니? 우리가 처음으로 갔던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야. 나.. 겨울 바다를 좋아했잖아. 그래서 너랑 같이 겨울바다가 있는 곳으로 여행 갔었는데... ...
라비앙 로즈:...(손을 들어 액자를 집어들면 사진 위로 덮힌 유리를 만지작거린다. 다정하게 웃고 있는 모습. 분명히 평범한 사이는 아니었겠지) ...넌 겨울바다를 좋아했구나.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끄집어내려는듯 잠시만 말이 없어) ....
... 사진은 누가 찍은거야?(진짜 못 찍었어.. 괜히 중얼거리고는)
피에트로 구스타브:응? 아마 지나가던 사람에게 찍어달라 했을걸? 응.. 나, 어렸을땐 거의 집안에서만 지내서 바깥의 대한 호기심이 많았어. ...그래서 성인이 되어선 너랑 같이 겨울바다로 놀러간거야. .... (다음은 가디건을 꺼내 네게 보여줬다.) 그럼, 이 옷은? 네가 아끼는 옷이야. 너는 향수를 만들 수 있어서 옷에는 언제나 진한 향기가 가득했어. 내겐 그리운 향기지만..
라비앙 로즈:...그래.. 어렴풋하지만.. 그래도 알 것 같아. (너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네가 엄청...(가물가물한듯 입을 달싹거렸다가) ..꼬질꼬질했던거.(지금은 별로 그러진 않는 것 같은데. 중얼거리며 가디건을 바라보면 소매끝을 잡아 제 코로 가져간다)
..그리운 향이 되었구나. 지금의 나한텐 약냄새 밖에 나지 않을테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지금 입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가볍게 말하며 웃다가 다음은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보여줬다.) 이건, 내가 네 생일때 선물했던 물건들이야. 넌 화려한 악세사리나 향수등을 좋아했잖아. 물론 너는 네가 만든 향수를 제일 좋아했겠지만.
라비앙 로즈:...지,지금은...(망설이는듯 손을 뗀다) ...아직은 모를 일이잖아. 나는 여전히.. 좀비였었던 시절의 환각을 보거든.(작게 중얼거린다. 100시간 후 바로 완치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들었고..)
(그러다 다시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내가 만든 향수라.. 나는 너한테 선물도 해줬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 같은데.(반짝이는 악세서리를 들어본다. 여전히 변함없는 제 취향인듯 빤히...)
...(그러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피에트로. 이런 말은 조금, 그렇지만... 나는 너한테 도움이 되지 못할거야. 분명 기억은 어렴풋이 나지만... 내게 기억은 좀비었을때가 가장 선명한 걸.
피에트로 구스타브:좀비였던 시절의 환각... ...아냐, 분명... 괜찮아질거야. 그래도 우린 지금까지 잘해왔는걸. 이제 해방으로부터 얼마 남지 않은거야... (악세사리를 빤히보는 너를 보며) 마음에 들어? 안그래도 네가 그런 스타일을 좋아 했거든.. 난 포기 하고 싶지 않아.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널 반드시 만나러 가겠다고 약속 했는걸. ....로지, 그럼 이 앨범은 어때? 네가 정리 해둔 것 같은데... 우리들의 추억을 담은 앨범이야. (앨범을 펼쳐 네게 보여준다.)
라비앙 로즈:...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고 선물해준거네.(마냥 너를 빤히 바라본다. 떠오르는 기억들이 더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뻔히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어서) 미안. 떨쳐내려고해도 또렷한 기억은 그것 밖에 없더라고. (네 말에 시선은 앨범으로 향하다가 문득) ... ..날, 만나러 오겠다고?
피에트로 구스타브:응,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난 반드시 널 구하고 다시 만나러 갈거라고 약속했어. 너도 그걸 받아 들였고... 그것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포기 할 수 없는 이유야. 기억... 안나...?
라비앙 로즈:.... ...그래서 너만이 나를 찾으러 와준거구나. ...(윽, 불현듯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짧은 신음을 토한다. 불투명한 기억 속에 마주 바라보고, 오늘처럼 끌어안던 날들의 기억들이 부분부분 떠오르며 혼란스러운 얼굴로) 나, 나는... (모든것이 다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처음부터 익숙하다 느낀 것들이 하나하나 기억들로 들춰내자 파편 같은 기억들이 맞춰져간다) 내가.. 너를 어떻게 잊을 수가 있었을까...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지, 뭔가... 기억나...? (마지막으로 가져온 네 다이어리를 건네준다.) 네가 그동안 써왔던 기록들이야... 나도.. 다이어리에 쓰여진 말 처럼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함께 나아가자. 로지... 기억해줘...
라비앙 로즈:...미,미안..(확실하지 못한 기억들로 함부로 네가 기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제 기억이 돌아온다고 한들, 검사에서 제대로된 결과를 받지 못하면 다시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할테니까. 괜히 더한 실망감을 안겨주고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천천히 펼쳐가던 다이어리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나면 제 고개를 다이어리에 묻은 채 웅얼거려) ..피에트로.. ....넌.. 나를 얼만큼 좋아해?
피에트로 구스타브:얼만큼 좋아하냐니... 그런건 셀 수 없어.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셀 수 있는 무언가의 단위론 표현 할 수 없으니까. ... ....있지 로지,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거야. 넌... 나를 세상 밖에 꺼내준 특별한 사람인걸. 우리는... 서로 의지 했어.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온거야.
소중한 사람과 같이 보내는 시간은 왜 이리도 빠르게 흘러갈까요.
어느새 시계를 보니 남은 시간은 1시간 남짓.
찰나의 침묵을 알아챘는지 로즈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라비앙 로즈:4
5+4+3-3
9+3+3
.... (제게로 쏟아지는 달콤한 언사들이 되려 괴로울만큼 벅찬 말들이었다. 과거에 자신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많은 것들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어떤 믿음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나는 분명, 당신과 함께 살아가기를 꿈꾼다고.) 피에트로. 알다시피, 내가 이 곳에서 나가게 된다고 해도 우리가 예전처럼 살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나를 사람으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거고.. 예전처럼 행복하지 못할 수 있어. .... ...(겨우 다이어리에 묻어둔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면)
..너는, 나를 인간으로.. 예전의 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거지?
피에트로 구스타브:.....괜찮아 로지. 앞으로도 내가 계속 지켜줄게. 이 선택이.. 네가 힘들어지는 길이 아니게 되도록 노력 할테니까. 다시 한번.. 나랑 같이 살자. 너는, 사람이야.. 이미 사람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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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삑, 삑—….
그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자,
책상의 전자 시계에서 100시간의 종료를 고하는 알람이 울립니다.
겉보기에 로즈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지 않아 보여요.
얼마 후 병실로 레나 리센이 들어와 당신에게 말합니다.
레나:...시간이 됐군요. 몇가지 검사를 할 테니 잠깐 나가 계시겠습니까?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즈쪽을 한번 돌아보다 레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병실을 나갔다)
피에트로가 문을 나서면, 그 뒤로 몇 명의 의사들이 병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문 앞에 선 로즈가 당신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라비앙 로즈:...(어색하게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너를 또렷하게 바라본다) ... 피에트로, 나.. 아까보다 네가 좀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 (가만히 네 얼굴을 끌어당기려는듯 손을 뻗어)
피에트로 구스타브:로지... 내가 제대로 보여? (네 가까이 다가가 너를 마주 끌어 안았다.)
라비앙 로즈:(가까이에 다가온 네 시선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면 끌어안는 품을 따라 뻗은 손으로 너를 감싼다. 숨을 참듯 힘주어 꽉 끌어안기를 몇 초, 품에서 살짝 멀어져 가까이에서 너를 바라보면) ... 응. 속으로 얼마나 답답했는지..(네 눈가를 가볍게 쓸어보고) 네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있는지 궁금했거든.
피에트로 구스타브:(어리둥절한 얼굴로) 그게, 무슨 말이야...? 혹시, 이미 기억하고 있었어?
라비앙 로즈:.. 그럴리가 있겠어. 그냥, 모든게.. 네 덕이었다고 말하고 싶은거야. 우리는 이제.. 같이 돌아갈 수 있게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