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안타까운 나레이션이 들리는 것 같던 그때, 당신의 발치에 나뭇잎이 몇 장 떨어집니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요.
나뭇잎이 떨어지듯, '어떤 것'이 사뿐히 땅바닥에 내려앉습니다.
일순 당신을 둘러싼 세계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머리카락이나 옷깃이 무척이나 느리게 흔들려서, 마치 억지로 녹화된 테이프를 잡아 늘인 듯한 것 처럼요.
그 덕분에 당신은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과 닮았음에도 인간과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요괴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기묘하게도 당신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존재. 그것은 요괴와 당신 사이를 가로막고 요괴들에게 시선을 던집니다.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산들바람이 붑니다.
방금, 방울 소리가 울렸던가요?
피에트로:다들 철칙을 잊은 거니? 난 여태 신목 위에서 문을 지키고 있었다고. 문을 넘어온 인간 손님은 건들지 않기로 선생님과 약속했잖니
요괴1:(그가 말을 하자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더니) 그래, 피에트로 마음대로 해.
요괴2:쳇, 인간이 별미래서 기대했는데...
요괴들은 처음 등장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미호라고 불린 붉은 여우 역시 벌벌 떨면서 다른 요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납니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았던 상황이 순식간에, 어쩌면 허무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그제야 피에트로라고 불린 요괴가 당신을 향해 돌아봅니다.
녹빛의 긴 머리카락. 늑대와 같은 회색 눈동자. 인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던 안경을 쓰고 있으며, 큰 키. 그것은 인간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군데군데 식물을 연상 시키는 푸르스름한 피부와 머리 위의 뿔, 아니 나뭇가지라고 할까요.. 그 모습이 인간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분장은 아니겠죠?
피에트로:이곳은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란다. 문이 열릴 때가 아니라서 당장 돌려 보내줄 수도 없구나..
홍장미:...(눈을 깜빡거리며 제 앞에 등장한 당신을 바라보다가 요괴들이 흩어진 쪽과 당신을 연달아 가리켰다) ..같은? (비슷한 무리라고 묻는 듯했다. 가볍게 시선을 훑으면 그나마 그 둘중에서 제일 사람모양을 하고 있죠. 열내던 머리가 차차 차분해지고) ..여기가 어디에요?
..나, 학교 가야하는데?(멀뚱히 문이라는 칭할만한 것을 찾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피에트로:여기는 이계라는 곳이란다. 음... 다음 문이 열리는 시기는 축제가 끝나는 날이구나. 내일 시작이니, 오래 기다려야겠네.
홍장미:...하아..(찌든 고등학생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그렇다 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꿈이겠지.. 꿈이다.. 속으로 새기듯 읊었다) ..그럼 나는 어떡해요? 여기서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하나요?
피에트로:... ...우선은 우리집에서 당분간 지내는게 좋겠네. 너무 걱정은 마렴. 이제 조금 진정은 되니?
홍장미:..뭐-...(시선을 굴려 회피하듯 대답했다. 편견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 장미) 그럼 얼른가요, .. ... ..(몇 초간 정적) 선생님?
그와의 대화에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당신의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탁 트인 주변은 숲속이 아닌, 어떤 건물 앞입니다.
건물의 건축 양식은 동양의 것과 유사하지만, 어느 한 나라의 것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요괴 몇몇이 드나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에트로는 이곳이 요괴들의 교육 기관인 ‘영월호’임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이곳 학생이라는 것까지요.
피에트로:(선생님이라는 말에 미묘한 표정을 보이곤) ...영월호 학생들과 달리 축제에 오는 요괴들 중에는 난폭한 녀석들이 많거든.
그 녀석들한테 인간인 게 들키면 곤란하니까, 너는 당분간 쓰레기통 요괴 흉내를 내는 건 어떨까?
홍장미:.......................
(그걸 지금 말이라고... 어쩌면 눈빛으로 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진심으로?
피에트로: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줄 수 있지만..
1일차 《후》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피에트로가 향하는 곳은 민가가 아닌 으슥하고 외진 뒷산입니다. 벌레나 올빼미가 우는 소리만 음산하게 울려 퍼지는 것 같네요.
홍장미:....(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잡아먹으려는 고도의 작전이 아니었을까 문득 의구심을 품어요...)
영월호의 뒷산은 잡풀이나 나무가 무성해, 걷기 무척 힘듭니다.
피에트로는 개의치 않고 그곳을 가로질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해는 완전히 지고, 종종 날아오르는 반딧불이 빛만이 앞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제법 어두워 올라가기 쉽지 않지만, 피에트로는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나아갑니다.
《왠지 당신도 빠르게 걸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민첩 판정》
홍장미: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같이 가면 안돼요? 여기 조금.. 올라가기 힘든,(저만치 멀리서 겨우 따라가고있어요)
못 따라갈 정도의 빠르기는 아닐……. 쿠당탕, 그대로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장미, HP-1
홍장미:(아! 짧게 소리치며 넘어졌다. 괜히 놓칠까 엄살없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니 무슨 이런데가 다있어? 좀.좀! 천천히 가면 누가 잡아먹냐고-!) ....같이 가자니까요?(쪼꼼 성질 올라온 장미)
피에트로:(장미의 말에 잠깐 기다려 주는듯 멈추곤) 어머, 넘어졌었니? 조심하렴. 이곳은 조금 가파르니까 넘어질 수도 있단다. (장미가 다시 가까워지자 앞서 걸었다.)
홍장미:(으.. 저릿한 무릎을 문질렀다) 넘어질 것 같으면 천천히 가면 되잖아요? 응? 아니... 요즘 고등학생들이 등산하는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요ㅡ?
피에트로:(아랑곳하지 않고 조금 앞서 걸으며) 곧 다와가니 조금만 힘내주렴.
피에트로가 당신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면부지의 남을, 그것도 인간을 도와준다는 게 다른 요괴들의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독특한 일이라는 건 짐작 가능합니다.
당신은 그런 생각을 하며 피에트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가파른 산지가 밟기 좋을 정도로 평평해질 무렵, 피에트로는 멈춰 섭니다. 머뭇거리던 그는 당신을 향해 돌아봅니다.
피에트로:혹시, 여길 알고 있니?
피에트로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이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비켜줍니다.
교실 안에서 본 반딧불이를 기억하고 있나요? 단지 몇 마리에 불과했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풀과 나무들은 바람에 산들산들 몸을 흔들고, 새까만 도화지 위에 한 방울씩 떨어진 물감 방울처럼 반딧불이 빛은 번져나갑니다.
어두운 밤하늘, 별처럼 푸른 빛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들이 조화롭고, 넋이 나갈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그 배경을 등지고, 피에트로는 무언가 기대하는 것처럼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분명 여기를 알고 있냐고 했죠, 하지만 이런 풍경은 책에서도 본 적 없습니다.
홍장미:...여긴 이계라면서요? (내가 여길 알 수 있을리가 있나-.. 기대하는 눈치에도 퉁명스레 중얼거리다 발을 절며 천천히 네 쪽으로 걸어가다 문득 주변을 둘러봤다.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본 적이 있을리가) ..알고 있었으면 매일 내가 찾아왔겠죠?
피에트로:.... ...역시, 그렇지? (네 대답을 알았다는듯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심리학 판정》
홍장미: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애써 숨기는 것 같지만,피에트로는 어딘가 섭섭해 보입니다.
호수 앞에는 조각배가 놓여있습니다. 이 앞에는 길이 없으니, 아마 호수를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거겠죠.
피에트로는 조각배의 끝에 앉아 노를 잡습니다.
당신이 피에트로를 따라 조각배에 타자, 이어지는 것은 꿈결 같은 순간입니다.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헤치며 두 사람을 태운 조각배는 앞을 나아갑니다.
일그러졌다 수복하기를 반복하는 수면 위로 조각배와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입니다.
반딧불이는 주변을 배회하며 조각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줍니다.
피에트로:(느릿하게 노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반딧불이의 전설의 대해서 알고있니?
홍장미:...(주변을 밝히는 반딧불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눈을 굴려 너를 바라봤다. 곱게 정리하고 앉은 치마를 정리하듯 만지더니) 글쎄요-, 무슨 얘긴데요?
피에트로:이곳에서 반딧불이는 운명과 길조의 상징..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는 반딧불이가 함께한단다.
그 반딧불이는 어두운 밤 길잡이가 되어 여행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망자가 다른 길로 새지 않도록 하기도 한단다.
또한, 연인은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기도 하고.. 이때 함께한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연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홍장미:..(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시선을 굴려 호수에 비치는 파동을 바라봤다) ... 좋은 얘기네요. 나도 반딧불이를 따라 여기 온건데.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고) 그럼 나도 여기에 인연을 찾으러 왔게요? 근데 나는 여기 처음 와보는데.
(아니면 내가 망자라서 길을 안내받고 있다던가~ 현실감이 없어 가볍게 얘기하며 다시 네 얼굴을 바라봤다)
피에트로:... 그저 전설일 뿐이니까.
이야기가 끝날 무렵, 조각배는 호수의 끝에 도달합니다.
지면 한가득 활짝 핀 달맞이꽃이 시선을 끕니다. 새하얗게, 혹은 노랗게 핀 꽃밭은 간간이 바람에 일렁입니다
피에트로는 익숙하게 꽃을 피해 밭 너머의 오두막집으로 향합니다.
문득 피에트로는 당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피에트로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하늘거리고, 낯익은 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능 판정》
홍장미: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정말 아름다운 꽃밭이네요. 찜찜한 구석이 있지만요.
피에트로의 집
오두막의 내부는 조촐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집은 아주 오래된 전통 가옥 같기도 합니다.
내부에는 침실로 쓰이는 작은 방 하나와 숙식 해결이 가능한 주방 겸 거실이 전부입니다.
거실 벽면은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며, 침실에는 두툼한 비단 이불과 베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욕실은.. 보이지 않네요.
홍장미:(집을 둘러보며 책이 빼곡하게 채워진 곳으로 다가갔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듯이) ... 매번 여길 왔다갔다하는거예요?
피에트로:응, 몇백년은 이곳에 살았으니 내겐 익숙하지만.. 아, 슬 배가 고프지 않니? 먹을 것을 준비 해올테니 집을 둘러봐도 좋단다. 뭣하면... 여기 있는 책을 읽어 보는건 어떠니? (그렇게 말하곤 주방으로 사라졌다.)
홍장미:아..(눈을 멀건히 깜빡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데서..? 장미는 이런 이계에서 살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아까와 같은 일이 한두번 일어나고 말 것 같지 않거든요. 다시 고개를 돌려 꽃혀 있는 책들을 의미없이 펼쳐보며)
《자료조사 판정》
홍장미: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읽을 수 있는 문자들입니다. 교과서나 소설, 철학서나 역사서들이 대부분이며, 소설 중에는 당신이 익히 아는 책도 있습니다. 개중에서 당신은 <이계탐험록>이라는 두툼한 책을 발견합니다.
이계탐험록에서는 <요괴 5 철칙>,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신목의 규칙>, <어떤 기록> 을 볼 수 있습니다.
홍장미:(새삼 본인이 쓰는 언어들에 신기해했다. 선생님, 선생님 하더니.. 어쩜 선생님같은 책이라고 감상을 남기고 <요괴 5 철칙>을 살폈다)
당신은 요괴 5 철칙을 먼저 살폈습니다.
요괴 5 철칙
옳은 요괴가 되기 위한 수칙 5가지
1. 자신을 소중히 여기되 남을 인정하여라. 다름은 죄가 되지 않는다.
2. 싸움과 전쟁은 양측을 갉아먹을 뿐이다. 평화를 지키며 양보를 소양 으로 삼아라.
3. 배움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라. 지식이야말로 가장 날카로운 창과 방패가 되므로.
4.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마라. 이는 반드시 되돌아오게 된다.
5. 신목을 수호하라. 정해진 때가 되면, 신목을 넘어 인간 손님이 찾아온다.
이웃 된 자로서 책임을 다하여라.
홍장미:..(해를 끼치지 말아라.. 손님에게 예의를 갖춰라.. 온통 아까 전의 요괴들이 하지 않은 것들로만 잔뜩 갖춰진 내용이네요. 그 요괴들은 떠올리며.. 같잖은 듯 피식 웃었습니다. 페이지를 뒤로하고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문득 당신을 먹으려 한 요괴들을 생각해냅니다. 철칙치곤 너무 쉽게 무시하려 했는데 말이지요…….
홍장미:(아무렴.. 인간인 장미는 이해할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요. 물론 마음에는 안듭니다만...)
영월호의 역사
영월호(映月湖)는 무영국(無影國) 국경 부근에 존재하는 고등 교육 기관이었다. 500살~ 800살 사이의 요괴들을 가르치는 곳으로, 학년 구분이 없으며 100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을 통과하면 누구나 졸업할 수 있다. 영월호의 뜰에는 신목(神木)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나무가 있었다. 시험이 끝나면 기나긴 축제를 즐겼다고 한다.
요괴들 사이에서 있었던 거대한 전쟁으로, 수많은 요괴가 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고 이계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몸살을 앓았다. 이에 나는 무너진 영월호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졸업 시험이 끝나면 마을을 빌려 즐거운 축제를 열도록 하겠다.
당신은 저자가 한 번 쓰러졌던 영월호를 재건하고, 가르침에 힘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홍장미:(어딜가나 훌륭한 교육자들은 있네요. 문득 그것의 생김새도 함께 궁금해 질 때 쯤, 페이지를 넘겨 <신목의 규칙>을 읽어내렸다)
신목의 규칙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로, 100년에 딱 두 번 문을 연다. 영월호의 축제가 시작될 때와 끝날 때.
그러나 내가 넘어왔을 때는 전쟁이 끝날 무렵으로, 축제후야제가 아니었다.
이에 나는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신목은 요괴들의 요력을 먹고 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
많은 요괴가 근처에 모였을 때 한 번, 이들이 일제히 사라질 때 한 번.
그렇다면 전쟁이 끝난 뒤에 문이 열린 것도 설명할 수 있다.
이 근방은 수많은 요괴가 목숨을 잃은 곳이므로…….
《관찰(어려움) 판정》
홍장미: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전설이나 신화의 일부처럼 가볍게 읽어내었다. 그런것 치곤 이계로 넘어온 인간이 쓴 것 같은 내용이었지만.. 별 생각 없이 목차를 넘겨 <어떤 기록>을 읽었다)
《모국어 판정》
홍장미:
언어(모국어)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떤 기록
이 부분은 나의 모국어로 적어둔다. 읽을 수 있다면 당신 역시 인계에서 이계로 온 인간이겠지. 어느덧 내가 이곳에 온 지 10년이 흘렀다. 요괴들은 생김새보다 사악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과 아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요괴들에겐 보살핌이 필요하다.
나는 이들이 사랑스럽다. 이계를 재건하는 데 한평생을 바치고 싶다. 그러나 내겐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그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게 한탄스럽다. 이곳에 온 당신 역시 그들을 사랑해주길 바란다.
믿을만한 요괴에게 이 책을 맡기며, X월 X일. ■■■
어라, 그러고 보니 앞선 글은 당신의 모국어가 아님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기이한 기분에 이성 판정 (0/1)》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지막에는 저자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만, 책이 너무 오래되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관찰 판정》
홍장미: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책의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당신이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이니까요. 단순히, 이런 소재의 소설책을 종종 읽었기 때문일까요?
책을 다 읽을 무렵 피에트로가 쟁반을 당신 앞에 내려놓습니다.
새하얀 사기그릇 위에는 잘 구워진 도마뱀이 예쁘게 담겨 있습니다.
다른 그릇 역시 풍뎅이, 개구리, 잠자리 등의, 먹기엔 조금 생소한 생물로 가득합니다
홍장미:...~..(새삼스럽던 부분에서 기시감을 느끼며 책을 덮었다. 인기척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지고) ....(널 한번 바라봤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다시 그릇위에 놓여진 것들을 바라봤다) ...
좋아하는 장식품?
피에트로:오늘의 식사란다. 마음껏 들으렴.
홍장미:아하.... (간만에 머리를 굴리는 장미)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 식사생각이 없어서요.(시선을 내려 그릇위의 것들을 보고 시선을 멀리했다) ... ..먼저 식사하셔도 돼요?
피에트로:... 선생님은 이게 제일 먹을만 하다고 하셨는데, 혹시 싫니?
홍장미:................
피에트로:(시무룩..)
홍장미:딱히.. 그런건 아니지만...(여전히 시선을 회피했다) ....아, 이 책은 누가 쓴거예요?(덮어둔 책을 네게 보였)
.........
(........) ... ...
아... 안돼!(눈 안마주치고 나쁜생각함.. 아까 괴롭힌 요괴들 생각...)
피에트로:괜찮아. 먹기 싫으면 내일은 다른걸로 찾아다 줄테니까. 그 책은 말이지. ...(조금 말을 흐리는듯 하다가) 선생님께서 쓰셨단다. 요괴 5 철칙은 선생님이 세운 철칙이거든. 교과서도 전부 직접 집필 하시면서 앞장에 붙여뒀어. 반드시 새겨두라면서.
홍장미:...(나쁜사람이 된 것 같아요. 평소에도 행실이 나빴지만 선량한 사람에게 나쁘게 굴다니. 하지만 저건 인간이 먹는게 아니잖아요? 문득 네가 먹는 모습이 궁금해.. 멀리 둔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봤다)
피에트로:.... ...(선생님의 대해 계속 되는 질문에 적당히 얼버무리곤) 으음.. 그나저나 오늘 힘들게 움직여서 피곤하지 않니? 슬슬 잘 시간이 된 것도 같고.. (두리번 거리다) 그러고보니 이불과 베개가 하나뿐이구나. 방에서 자겠니? 거실도 괜찮단다. ...뭣하면 함께 자도 괜찮고.
홍장미:그걸 묻기는 이제 물어요?(회피하는 주제를 굳이 묻지 않고, 제법 당신이 익숙해진 듯 까탈스레 굴었다) 방에 들어가서 잘래요ㅡ.(책을 한번 바라봤다가 다시 꽃혀있던 자리에 넣어두었다)
피에트로:그래, 그럼 방에 베개와 이불이 있으니 편하게 쓰렴. 나는 거실에서 자면 되니까. 그럼.. 오늘은 잘 자렴? (장미를 방으로 보내주었다.)
홍장미:(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왔지만.. 막상 다른 곳에서 잠드려니 묘한 불편감에 멍하니 방을 둘러봤다. 아직 잠이 안오는 장미.)
방은 별다른 것 없이 침구 뿐입니다.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할 수 밖에 없겠네요.
누군가는 싸늘한 나무판자 바닥에 몸을 눕히고, 누군가는 부드럽고 푹신한 이불에서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바람이 작은 오두막 안에 감돌고, 장미가 이계에서 보내는 첫날 밤은 깊어져 갑니다.
.
.
.
당신은 어떤 꿈을 꿉니다.
자상하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꿈입니다. 반딧불이가 가득한 곳에서 당신은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당신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렴, 장미야.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딸랑,
딸랑…….
2일차
방울 소리와 함께 당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좁은 오두막 안에서 피에트로가 바쁘게 움직이고,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딸랑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
홍장미: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또랑또랑..)
9개 정도일까요? 어제는 정신없어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피에트로의 오른쪽 발목에는 방울이 잔뜩 달린 발찌가 있습니다.
피에트로:아, 일어났니? 오늘은 축제가 시작 되는 날이란다. 괜찮다면 함께 가자꾸나.
홍장미:(잠을 푹 잤음에도 여전히 졸린지 느릿하게 하품했다. 마른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리려 멍하니 방울에 시선을 고정했다가) ...응? 하지만 어제는 요괴들이 나를 괴롭힐거라면서요?
...쓰레기통분장은 안해요!
피에트로:(네 뒷말이 재미있는지 처음으로 소릴내어 웃었다.) 후후.. 물론 지금 할거란다.
《1d6 다이스 판정》
홍장미:4
피에트로:... ...(무언가 주술을 사용하더니 장미에게 여우 귀와 꼬리를 달아 주었다.)(펑!)
응, 이제 조금 요괴 같구나. 그 모습도 잘 어울리는걸?
홍장미:(펑? 펑????) ? (본인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하고 멀뚱멀뚱 당신을 바라보다가 기묘한 기분에 제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꼬리며) ....? (이질적인 귀를 만질거리며 벙져 있었다) ... 세상에..
피에트로:마음에 드니?
홍장미:이걸..(여전히 귀만 만질만질..) 마음에 드냐고 물어도... (시선을 내려 꼬리 만질만질..) ... ..(묘하게 마음에 드는 감촉에... 말없이 귀만 쫑긋거려요...)
피에트로:자, 어서 축제에 가자꾸나. 나도 이 축제를 오랫동안 기다려와서 기대가 되거든. (재촉하듯 장미를 데리고 오두막을 나오며)
화창하게 밝은 하늘에는 구름은커녕 태양도 보이지 않고, 달맞이꽃은 활짝 핀 꽃잎을 움츠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밤이 아니므로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피에트로는 어제와 다른 길로 마을에 내려갑니다.
반대편 방향의 길을 따라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면, 당신이 어제 이계에서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희미하게 들었던 북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어제부터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게 분명합니다.
피에트로:(붉은 실을 한가닥 꺼내 장미의 손목에 묶어 준다.)
홍장미:(서둘러 산을 내려가다 정신을 차릴 때 쯤 불현듯 손목에 감기는 감촉에 제 손목을 바라봤다) 이건 뭐예요?
피에트로:음, 뭐라고 해야할까. 미아방지책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반대편 실의 끝은 자신의 손목에 묶어 매듭지으며) 단순해 보이지만 거의 끊어지지 않고 거리가 멀어질 때 끈의 길이도 자동으로 조절이 된단다. ...주로 어린 요괴와 산책할때 쓰이지만..(장미봄..)
홍장미:(구구절절 당신의 말을 듣다가) .............
.........
솔직히 이거 노린거죠.(꼬리팍팍흔들며....)
피에트로:...생소한 꼬리일텐데 벌써 적응한 모양이구나. (회피하듯 헛기침 하곤 다시 장미와 축제 장소로 향했다.)
축제
축제 거리 곳곳에 등이 걸려 있으나, 아직 낮이므로 불이 붙어있진 않습니다.
민가는 축제를 맞이해 다양한 노점상으로 개조되어 있습니다.
손님과 점원의 모습은 각양각색입니다. 인간과 무척 흡사한 점원도, 동물의 모습을 가진 손님도 개의치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저녁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당신과 피에트로는 <노점상>, <사격장>, <식당가>, <점집>, <간이 낚시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홍장미:..(잊고 있었네요. 선생님은 그나마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는걸.. 축제 거리로 내려와 각양각색의 모습에 낯선듯 주춤거렸다)
... 이거 잘 안 끊어진다고 했죠? 믿고 있을거예요? (얼떨결에 학교에서 나와 이런 곳에 있지만.. 무작정 걸어가 노점상으로 향했다)
늘어선 가판대 위에는 군것질거리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피에트로는 어떤 가게 앞에서 멈춰섭니다. 요괴나 인간 얼굴 모양을 본뜬 가면, 요요, 부채, 비녀, 가락지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온통 아름답고 진귀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인계의 돈은 당연히 쓸 수 없겠죠.
까마귀 요괴 점원 :(장미에게 다가가) 이봐, 돈이 없다면 목에 걸린 그걸로 교환해줄 수도 있어.
뾰족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장미의 목에 걸린 방울 목걸이입니다.
홍장미:...? (신기한 생김새나 널린 물건들에서 눈을 못떼는가 싶으면 자연스럽게 제 목에 걸린 방울을 만지작거렸다. 곧 옆에 온 널 바라보며 묻더니) ...이거를 줘도 괜찮을까요?
피에트로:(점원과 너를 번갈아 보더니) 물건.. 사고 싶니?
홍장미:(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이런데 오는 일이 흔한건 아니잖아요? 기념 삼아-? (가만히 널린 것들을 바라보다가) .. 아니야, 됐어요. 이건 별로 안 주고 싶어서. (방울 목걸이를 제 옷안쪽에 꼭꼭 넣어두었다)
피에트로:그래도 사고 싶은게 있으면 말하렴. 돈은 내가 내 줄 수 있으니까.
문득 당신은 목걸이 끝에 달린 방울에 신경이 쏠립니다.
정말 이 목걸이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잃어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지만, 특별히 예쁘거나 쓸모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피에트로:그러고보니.. 어제 저녁부터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배고프지 않니? 노점상에서 뭐라도 사 먹자.
홍장미:(뭐, 인간이야 별거 아닌거에 정을 잘 붙이는 타입이니까요. 내어줄 생각이 없는지 다시 방울을 꺼내지는 않았다) .... ... ..그래봤자 내가 못 먹지 않을까요?(어제의 그것들을 괜시리 떠올리곤) ..(표정이 안좋아졌다)
때마침 아가미가 달린 노인이 파들거리는 손으로 당신과 피에트로에게 손짓합니다.
아가미가 달린 노인:회오리 도롱뇽, 명랑 개구리, 겁나 매운 지네까지 없는 게 없어~ 와서 한 입들 잡솨봐~
피에트로는 노인 앞 가판대에서 주섬주섬 무언가 집어 담아옵니다.
……설마 정말 당신에게 회오리 도롱뇽을 먹일 생각일까요? 언뜻 보기에도 지구의 생물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크기 자체가 약 3~4배 정도 거대합니다.
《 이성 판정(0/1) 》
홍장미:(귀에 꽃히는 멘트에 안색이 파리해지고 말리겠다 생각하기도전에 가버린 당신을 조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보려던 찰나에 눈이 마주친 도롱뇽에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생물-어쨋거나 음식이라고는 하지만요-을 마주하고 당신을 바라봤다) ... 당신은 그거 먹을 수 있어요?
피에트로:(계산을 마치고 장미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내밀었다.) 자, 이번엔 먹을 수 있을거야. 도마뱀은.. 싫어 했던 거 같았으니까.
다행히도 동그란 약과입니다. 정갈한 문양이 새겨진 약과는 당신이 먹기 좋게 포장이 벗겨져 있습니다.
홍장미:(괜히 아찔한 기분에 당신이 쥐어주는것을 어떻게 받아야할지 고민하다 시야에 들어찬 아주 평범한 약과에 의외라는 듯 바라봤다) 이런게-.. 있었네요? (포장이 잘 벗겨진 약과를 입에 물고는 묘한 원망의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인간은 도마뱀같은거 안 먹어요. (또 어느 사람 들여서 그런거 주지 말고! 괜히 잔소리도 늘어놓았다)
피에트로:....그러니? (뭔갈 생각하는듯 하다가) 잘 새겨 들어야겠구나.
당신이 한 입 베어문다면 약과에서는 달짝지근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약과 가운데에는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어, 씹을 때마다 기분 좋은 식감이 뒤따라옵니다.
피에트로는 비슷한 모양의 약과를 연달아 내밀고, 이어서 시원한 물까지 가져다줍니다.
피에트로:어때, 약과는 마음에 드니?
홍장미:(오물오물 약과를 잘 씹어삼키고는 조금이나마 달랜 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훨씬 낫네요ㅡ, 여기서 지내는 동안 내내 굶는가 싶었더니.(당신을 힐끔 바라보더니) 당신은 안 먹어도 돼요?
피에트로:응, 나는 괜찮단다. (약과를 먹는 모습을 빤-히보곤) 선생님도 좋아 했는데.. 약과. (중얼거리듯 답하다가) 이제 다른곳도 가볼까? 어디에 가고싶니.
홍장미:..?(나즈막히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기울이다가) 그렇겠죠, 선생님도 인간이었던거 아니에요? 아마 여기선 약과말고 먹을 수 있는게 없었을걸요-.(꽤 쉽게 단정하고 사격장으로 향했다.)
피에트로:(장미의 대답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곤 사격장으로 데려갔다.)
당신의 시선을 끄는 곳은, 다양한 경품들이 진열된 사격장입니다.
낯선 것들뿐인 이계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자 꽤 반가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격장은 인간계의 놀이공원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격장에 놓인 것은 총이 아닌, 활입니다. 당신과 피에트로를 본 사격장 주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사격장 주인:어서 옵쇼! 두 분 맞으십니까!! 자, 참가비는 이쪽으로 내시면 됩니다. 화살은 인당 5개고, 활은 신장에 맞는 거로 잡으십쇼!!
피에트로:사격.. 해볼래?
홍장미:(생각보다 익숙한 환경에 작은 안도감이 몰려오던 와중에 생소한 활을 바라봤다. 당연하게 당신을 바라보고) 하게 해줄거예요? 선생님은 활 잘 쏠 것 같은데-.(묘하게 들뜬 표정!)
피에트로:응, 네가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돈을 내줄게. 나는 네가 하는걸 구경만해도 괜찮으니까. 자, 어서 활을 잡아보렴.
홍장미:~(자기한테 맞는 활을 고르라고 해도.. 현직 고등학생이 한번이라도 알아봤을리가 없어요. 괜히 승부욕이 타올라서는 무턱대고 조금 커보이는 활을 잡았다. 이거면 되지 않을까요?) 어디로 쏘면 되나요?(자신만만!)
피에트로:저 과녁을 향해 쏘면 된단다. (장미의 먼곳에 마주하는 과녁을 가리켰다.) 그리고 자세는 이렇게.. (활 쏘는 자세를 교정 해주곤) 거기서 힘껏 쏘면 된단다.
참가한다면, 당신은 정신력과 근력 판정입니다. 최대 5번 시도할 수 있습니다.
홍장미:(당신이 받쳐준대로 자세를 고쳐잡았지만 뻣뻣함이 가시질 않는듯 작게 비틀었다. 적당히 풀릴 때쯤 과녁을 향해 조준하고 활시위를 놓았다)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력 & 근력 둘 다 성공 : 멋지게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명중시켰습니다. 죽어라 이누ㅇ... 앗! 이 이상은 안 돼! 피에트로와 무척 닮은 인형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피에트로:어머, 처음인데 제법 잘하잖니.
인형은 마음에 드니?
홍장미:(뭇 현직 고등학생이라면 모의고사 답을 찍어내듯 과녁을 맞춰야 하는 법이지요. 훌륭하게 명중하고 인형을 끌어안은채 기고만장해져서는) 큼흠.. 뭐.. 이정도야..~
(인형의 머리를 봉실봉실 쓰다듬다 네 얼굴 쪽으로 들어보이더니) 선생님이랑 닮았지 않아요? 선생님이 모델인가봐~
피에트로:...음,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구나. (뺨을 긁적이곤) 한번 더 해보겠니? 아니면 이제 다른걸 보러갈까?
홍장미:(인형을 잠시 옆에 내려두고 다시 화살을 집어들었다) 음? 아, 한번만 더 할까요? 선생님 것도 하나 가져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여전히 미숙하지만, 이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활 시위를 당기곤 과녁을 조준한 채 줄을 놓았다)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주 주몽의 후손다워요)
피에트로:어머...(놀란듯 눈이 휘둥그레지곤)
아까보다 더 잘한 것 같은데?
정신력 & 근력 둘 다 성공: 멋지게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명중시켰습니다. 죽어라 이누ㅇ... 앗! 이 이상은 안 돼! 장미와 무척 닮은 인형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홍장미:~물론이죠..? 내가 한번 잘하면 얼마나 잘하는데~?(아주 만족스러운 미소! 학교를 나와서 스트레스는 다 풀고 가는기분이에요. 본인이랑 닮아 보이는 인형을 받아들고는 당신에게 건네며) 이거는 선물로 드리는거예요? 나하나, 선생님 하나.(선생님으로 호칭이 굳어진 기분)
피에트로:(계속해서 선생님이라 부르는 장미를 보며 어색한듯) ...나 주는거니? 확실히 이 인형은 너를 닮은 것 같구나. 준다면 감사히 받겠지만... ...고맙구나. (다정하게 웃으며 장미가 주는 인형을 받았다.) 이제 어디로 가볼까?
홍장미:(달리 이름을 물어볼 기회를 놓쳤네요. 여지간 선생님이니까요) 방에 두고두고 내 생각 하시라구-.(인형을 매만지며 뻔뻔하게 대답하더니 거리를 둘러봤다.) ㅡ저기로 갈까요?(저 멀리 점집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피에트로:그래, 의외로 미신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점집에 관심 있을줄은 몰랐는데. (가볍게 말하며 장미를 점집으로 데려간다.)
두꺼운 비단 커튼이 드리운 곳 앞에서, 피에트로가 멈춰섭니다.
피에트로:아는 사람이 하는 곳이라, 점괘 자체는 믿을 만 하지만……. 뭐, 크게 신용하지 않는 편이 좋긴 하겠구나. 점괘는 어디까지나 점괘일 뿐이니까. 그렇지?
홍장미:(먼저 앞서 들어가려다 당신의 말에 커튼을 거두려던 손을 멈췄다) 응? 믿을 만 하지만 믿지 않는편이 좋은건 뭐예요?(크게 신경쓰지 않는듯 대답을 듣기 전에 손을 설레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건 다 재미잖아요?
피에트로: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행이지만..
점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갓을 쓴 사람은 들고 있던 부채를 내리칩니다.
쿠라마 할멈 :쓰였네! 아주 단단히 쓰였어!!
네?! 뭐가요?! 언뜻 뒤로 비치는 그림자에는, 꼬리가 9개 달려 있습니다.
쿠라마 할멈 :미안, 해보고 싶었거든. 인간이 여긴 어쩐 일이래? (가볍게 웃으며 갓을 벗었다.)
피에트로:미안.. 놀랐지? 쿠라마 할멈은 늘 이렇단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렴.
홍장미:(내려치는 소리에 멍하니 깜짝 놀라 굳어있다 할멈의 농담에 표정을 굳혔다) 완전 재미없어요.(네게만 들릴만큼 작게 말했다. 어쩐지, 벌써 신용이 깎여버린 것만 같은 느낌...)
..잠깐, 내가 인간인 줄 아는거예요?(이게 어떻게 된거냐는 눈으로 피에트로를 바라봤다)
쿠라마 할멈 :암! 한눈에봐도 네가 인간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어. 걱정하지 마라, 난 인간이라고 잡아먹으려 하진 않거든! 자자, 점이라도 봐주마.
점집 안에는 대충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망원경이나, 샛노랗게 색이 바랜 고서들,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구들…….
쿠라마 할멈에게 운세, 미래 예지, 피에트로와의 궁합을 볼 수 있습니다.
홍장미:(눈을 가늘게 뜨고는.. 눈만 굴려 내부를 살피다 할멈에게 다가갔다) 그럼 운세부터 알려줘봐요.(신용이 떨어진 탓에 왠지 거만하게 굴었습니다)
쿠라마 할멈 :(천칭으로 보이는 것을 이리저리 조정하며) 이름, 생년월일, 태어난 곳.
홍장미:(할멈이 움직이는대로 시선이 따라가다가) 홍장미예요, 03년 7월 23일 생인데..(힐긋 피에트로를 바라보다가) ..(과연, 장미는 여기서 서울이라 칭했다가 이상한 사람취급을 받지 않을까요?)
홍장미:...음?(묘할 것 까지야? 그렇게 생각하며 당신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 학교 졸업을 안했다구요? (어쩐지. 선생님이라고 완전히 착각 ...하고 있습니다. 얼굴에서 숨김없이 의문스러운 표정을 드러내)
타타:모르셨나요? 피에트로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거든요. 기왕이면 학교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홍장미:아하...(당신의 대답에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난지 이틀밖에 안됐거든요. (눈을 느리게 깜빡이고) 그렇게, 잘 알려주시는 편도 아니고...
타타:뭐, 피에트로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녀석이긴 하죠. 피에트로는 말이죠.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무척 좋은 분이셨어요.
인간이셨는데 놀랄 만큼 저희를 잘 이해해주셨거든요.
홍장미:(그런 얘기를 이방인에게 함부로 해줘도 되는거야? 묘한 경계감에 훑어보다가 무난하게 편을 들었다) 선생님이라면 학교에서 기다리는게 가장 좋겠네요. 좋은 분을 기다리는거 같기도 하고.. (한참을 다른 대답없이 민망한 정적을 지키며 피에트로를 기다리다) ㅡ뭐하는 분이셨는데요?
타타:전쟁 직후 홀몸으로 어린 요괴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영월호를 다시 세우셨어요. 특히 피에트로만큼 선생님을 잘 따르던 학생도 없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셨어요. 피에트로가 선물을 하나 했다고 들었는데…….
피에트로가 국수 그릇이 담긴 쟁반을 들고 당신의 방향으로 오자, 타타는 재빠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갑니다.
홍장미:....? ..(동문이라며??? 이야기를 하다 말고 도망가다싶이 사라지는 요괴를 어처구니없이 바라보고는, 다시 네게로 관심을 옮겼다) 왜이렇게 늦었어요?(투덜투덜)
피에트로:(타타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 저 아이..
아, 늦었니? 국수 주문을 기다리느라 그런 모양이야. 그나저나 타타가 왔다 간 모양이구나.
홍장미:...응?(투덜대다말고 멀뚱히 바라봤다)아. 자기가 아는 사람이랑 닮았다면서요. 선생님, ...(힐끔) 동문이라면서요?
피에트로:(아는 사람과 닮았다는 말에 침묵을 잇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타타가 쓸데 없는 소리를. .. 응, 동문이란다. 다들 나를 무시해서 동문과 대화하지 않게 된 지 꽤 지났거든.
홍장미:(머쓱한 분위기에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눈치를 살폈다. 무안함에 수저라도 놓으며 시선을 돌리다가) 왜요? 보통은 동문이랑 자주 만나고 그러지 않나?
...애초에 선생님도 아니라면서요?(혼자 오해해놓고 억울한 목소리.)
피에트로:후후, 나를 선생님으로 착각 했었던 모양이구나. 내 외모가 조금 그런 이미지라고 듣기는 한단다. 네가 그러는 것도 이해 해.
(그러다 다시 말을 잇고) .... 처음에는 졸업이 늦어지니까 놀리는 정도 였는데, 재촉이 심해졌거든.
아예 무시하는 녀석들도 있었고...... 나는 신경 안 쓰지만.
홍장미:(이름으로 바꿔 부르기에도, 이미 선생님이라는 이미지가 확연하게 굳어졌어요. 입에 붙어버린 호칭을 굳이 바꾸지 않고) 뭐, 선생님 사정도 있을텐데 말이에요. 별로 신경 쓸 필요도 없네요.
(테이블에 내려진 음식을 바라보다가 상체를 네게 가까이하고 괜히 소리를 죽이더니) 동문이면 은사님도 같겠네요? (빤히 바라봤다) 많이 닮았어요?
피에트로:... 내가 없으면 신목 관리가 느슨해질 테니까. 대충 그런 사정이란다. (은사님 이야기엔 답을 하지 않았다.) 국수, 맛있구나. 네 입맛에는 맞니? ... ....이제와서 얘기하는 것도 미안하지만 내 이름은 피에트로 란다. 이곳에 와서 한번도 알려주지 않았네.
홍장미:중요한 역할이네요. (음식에 크게 관심없는 모양이다. 여전히 내 대답을 재촉하듯 기울인 상체를 내빼지 않고 집요하게 바라보더니) ㅡ그래요, 피에트로. .... ..(입꾹) ... ..선생님.
피에트로:별로 배가 고프지 않는 모양이구나. 어제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오늘은 약과 밖에 먹지 못했을텐데... (조금 안타까운 얼굴로 너를 봤다.)
홍장미:(눈을 가늘게 뜨고 숨김없이 답을 요구하는 얼굴이었지만) .... (다시 상체를 들어 거리를 멀리했다) 그런건 아니지만.(미묘한 기분에 수저를 드는둥 마는둥 했다) .. 혹시 몰라서 그랬죠-? 여기다가 무슨 육수를 쓴 줄 알고?
피에트로:너무 의심 할 필요는 없단다. 인간이 먹어도 충분히 맛이 좋은 음식일테니까. (남은 국수를 계속 먹어갔다.)
시간이 꽤 지나고 둘은 식당가를 나오자,
저녁에 가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주변은 무척 어둡습니다. 길을 걷는 요괴들은 점점 늘어나고, 거리에는 조명이 없어 당신은 걷기 불편할지도 모르겠어요.
인파에 밀려 점점 피에트로가 멀어집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을 연결한 끈은 점점 늘어납니다.
피에트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졌을 무렵, 갑자기 당신의 손목에 묶여 있던 결속의 끈이 풀려버립니다.
《아무리 피에트로를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민첩 판정》
홍장미:.. 잠,깐. 선생님? ..선생님!(걸음을 빨리 했지만 점점 멀어지다 이어 툭 풀려버리는 붉은 끈을 바라봤다. 처음 이계에 왔을 때 느꼈던 공포감이 기어오르는 느낌에 걸음을 멈췄다.)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평범한 고등학생에게 이런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도 당신을 모르는 세계, 돌아가는 방법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지금쯤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당신의 실종을 걱정하며, 울고 계시진 않을까요…….
혼자 남겨지자, 당신의 생각은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그런 당신의 손을 누군가가 잡습니다.
당신의 손이 잡힘과 동시에 축제 거리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켜집니다. 가게 주인은 붉은 등에 불을 붙이고, 늘어선 빛의 행렬은 시야를 밝혀줍니다.
악기와 북소리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일렁이는 새빨간 빛을 받으며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피에트로입니다.
인파를 헤치고 당신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는지, 머리카락은 젖어 있으며, 옷차림은 다소 흐트러져있습니다.
언제 구했는지 길에 있는 것과 같은 붉은 등불을 들고 있습니다.
피에트로:이런 인파에는 손을 잡고 가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풀었어. 표정이 왜 그래?
홍장미:... ..(생각이 꼬리를 한창 물 때 쯤, 확 잡히는 손목에 기겁하며 돌아보자 보이는 네 얼굴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괜히 성을 내었다.)
(씨이.. 불티나게 노려보다가) 손을 잡는 쪽이 괜찮으면, 먼저 가까이 온다음에 먼저 풀면 되잖아요? (내가 진짜.. 얼마나 놀랐는데.. 돌봐준다면서.. 네게 다 들리게 투덜투덜거리고) 내가, 어? 다른 요괴한테 잡혀가면 책임질거예요?
피에트로:그래도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괜찮을텐데.. 화가 났다면 미안하구나.
……그렇네요. 아무도 당신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피에트로, 이 사람만은 지금 당신을 알고 있잖아요?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있을 곳을 마련해줬으며, 당신이 돌아갈 때까지 보호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비록 화가 났지만 꼭 잡은 손은 무척 따스합니다.
피에트로의 온기를 느끼자, 조금은 안심됩니다.
《1d3 다이스 판정》
홍장미:그런거 치고는 지나가는 사람마다 다 내가 인간인 줄 알았잖아요? 사실 요력같은거 엄청 못 쓰는거 아니야?(쓸데없이 말을 늘어놓으며 손을 꽉 붙잡았다. 식식 거리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기를 몇 초) 걸음은 천천히, 손은 절대 놓으면 안돼요.(알겠죠? 그렇게 말할 것처럼 손에 힘을 주었다)
2
《2+ 산치 회복》
피에트로:그래, 절대 놓지 않을게. 곧 불꽃놀이가 시작 한단다. 명당자리를 알고 있으니까 올라가서 보는게 좋겠구나.
홍장미:... ...(따뜻한 네 손을 붙잡고 완전히 진정되기 까지 우뚝 서서 가만히 있다가) ... ..(나서자는 듯 손을 이끌었다) 그래요, 자리 잡으려면 얼른 가는게 좋겠어요.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끈보다 강하고 따뜻한 손이 당신을 밝은 곳으로 이끕니다.
관람 명당으로 올라가던 도중 불꽃놀이가 시작 하고 말았네요. 악기 소리와 함께 터져 올라가는 불꽃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길을 걷던 요괴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새빨간 불꽃은 지네 모양이 되기도, 개구리 모양으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불꽃 하나가 사라질 무렵 또 다른 불꽃이 올라가고,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홍장미:...(너흰 인간 감성이라는 걸 좀 배워야 해)
노점상을 장식하는, 눈이 멀어 버릴 것처럼 붉은 등과 색색의 아름다운 불꽃놀이.
분명 이계는 당신에게 무섭고, 낯설지도 모릅니다.
요괴들의 이빨이나 발톱을 보면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두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우연히라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생애 동안 잊지 못할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었죠.
고개를 돌리면 피에트로 역시 넋을 잃고 불꽃놀이를 보고 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혹여나 당신을 잃어버릴까, 손을 꽉 잡은 채로요.
피에트로:정말 예쁘지? 아쉽게도 벌써 시작해버린 탓에 명당 자리까진 가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홍장미:너희는 정말.. (지네모양으로 팡 터지는 불꽃에 어떤 감상을 남겨야 할지 망설이다가 입을 다물기로 했다) 선생님이 신목 관리만 안했어도 사람들이 터트리는 불꽃도 보여줄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그거 보면 이것보다 훨씬 예뻐서 나중엔 이걸로 만족도 못할걸? (꽉 잡은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가만히 잡았다가 하면서) 여기서 본 것 중에 제일 예뻐요.
피에트로:그쪽세계에도 불꽃놀이가 있는 모양이네. 그것도 궁금한걸. 이곳 못지 않게 분명 멋있을거야.
한참 두 사람이 불꽃놀이를 지켜보던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세계가 신음하는 것 같기도 한 소리.
크지 않은 소리지만, 대지의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집니다.
몇 분간 이어지는 소리는 모두에게 들리는지 모든 요괴가 웅성거립니다. 피에트로까지도 인상을 쓸 무렵,
땅에 진동이 울리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홍장미:.. ..?(불현듯 할멈의 얘기가 떠오르다가 불안한 듯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도,망가야하는거 아닌가? (그리고 곧 손을 힘주어 잡으며) 놓으면 안돼요, 안 놓겠다고 했어요?
금은 벌어지며 틈을 만들고, 흙이나 모래가 떨어지던 틈은 큼직하게 아가리를 벌려 요괴들을 집어삼킵니다.
축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는 중지되고, 가판대는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부모로 보이는 요괴들은 어린 요괴를 안아 들고 달립니다.
크고 작은 균열에 반사적으로 피에트로는 당신을 돌아봅니다.
부서진 평화가 거짓말처럼 흩어지고, 절망이 잠식합니다.
당신이 밟은 땅 역시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굵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어딘가에서부터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모든 것을 찢을 듯 날카로운 무언가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피에트로는 조금 무너질듯 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뭅니다. 의견이 충돌하고,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감돕니다.
피에트로:돌아가자. 우리 집으로.
홍장미:.. (네 표정을 바라보며 뻣뻣하게 굳어선 네 시선을 둥글게 피했다. 안되나? 안되려나? 싶다 내뱉는 네 말에 고개를 팍 들어 너를 바라봤다) ... ..진짜로?
피에트로:그래, 지금 마을쪽은 위험하고.. 우리집은 안전하니까 돌아가자꾸나.
피에트로는 당신을 집으로 데려다줍니다. 처음 집을 나설 때와 달리, 당신과 피에트로 사이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반딧불이 호수를 지나, 달맞이꽃밭을 건너, 작은 오두막으로.
피에트로:(장미가 무사히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구조 작업을 도와주고 올테니, 너는 먼저 들어가서 자고 있으렴. 오늘 많이 혼란스러웠을 테니까.
홍장미:...(한창 소란스러운 와중에 둘 사이에만 적막감이 있는 것 같아 투덜거리지 않고 얌전히 따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잠이 들겠냐만 네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빨리 와야 해요?
피에트로는 당신을 지그시 바라보곤 자리를 떠납니다. 늦은 밤, 작은 오두막 안에 살아 숨 쉬는 존재는 당신뿐입니다.
분명히 즐겁고 아름다운 축제에 있었는데, 이계의 많은 요괴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던 게 조금 전인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문득 오늘 스쳐 지나간 요괴 중 몇이나 목숨을 부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 혼자 있는 것은 분명 안전하겠지만,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피로해집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였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나 서늘하고 쓸쓸한 것일까요.
홍장미:..(도망치며 들었던 소리가 귓가에 웅웅 거리는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쓸데없이 집 안을 서성거렸다)
당신은 집 안을 서성 거리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불안함만 감돌 뿐입니다. 역시 일찍 잠드는게 좋겠어요.
홍장미:...(한참을 집 안을 활보하다 겨우 어제 잠들었던 방에 들어왔다. 괜히 남겠다고 말했나 싶어 후회도 되지만, 이미 남아있기로 했으니까. 잠자리에 누워 눈을 꾹 감은 채 잠이 오기를 기다렸다)
완전한 늦은 밤, 당신은 피곤한 몸을 추스르며 잠에 빠져듭니다.
그 날 밤, 피에트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
.
.
3일차
이른 아침, 누군가의 목소리에 당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을 깨운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피에트로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충돌은 잊어버렸는지, 꽤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피에트로:잘잤니? 다행이게도 구조 작업이 잘 끝났단다. 복구가 빨리 이루어져서 축제가 계속된다는구나. 보러 갈까?
홍장미:(동트기 전에 겨우 잠든 채, 비몽사몽 눈을 떴다. 대충 몇 시간 잤다고 짐작하고는 마른세수를 했다) 으음.. 하지만 선생님은 안자지 않았어요?
피에트로:괜찮아. 나는 애초에 깊게 잠드는 편이 아니니까. 자, 어서 축제를 다시 보러 가자꾸나.
조금 이상할 정도로 빠르긴 하지만, 구조 작업이 잘 끝났다니 다행이네요.
어제의 무시무시한 생명체도 사라진 걸까요?
홍장미:..(이렇게 빨리? 그런 사고가 있었는데 축제를 한다는게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더이상 묻지 않고 순순히 수긍했다) 오늘은 어제같은 일이 안 일어나겠죠?
피에트로:응, 그런일은 더 없을거야. 어제 나타난 녀석은 사냥개의 일종인데 바로 사라져서 인명 피해도 크지 않았단다. 자, 준비가 됐다면 오두막을 나오렴.
홍장미:..무슨 사냥개가 그리 커요? 한번 더 나타났다간 정말 쑥대밭이 될 것 같은데.(의미없는 투덜거림을 늘어놓고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오두막을 나왔다)
오두막을 나서자, 피에트로는 당신을 이끌고 조금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어제의 처참했던 상황을 잊을 만큼,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맑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파고 들어가는 숲은 나무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 있어, 내리쬐는 빛이 점점 사라집니다.
《지능 판정》
홍장미:..여기 축제로 내려가는 길이 맞아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피에트로가 어제와는 다른 길로 걷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피에트로:평지는 무너진 곳이 많아서, 산 위로 노점상을 옮겨 진행하기로 했단다.
홍장미:...아하.. -(이렇다 할 사족을 붙일만큼 이계에 아는 게 없지만) .. 그래도 이렇게 깊은 숲에서..?
피에트로:(그저 별다른 말 없이 묵묵히 더 깊은곳으로 향한다.)
당신과 피에트로는 산 속,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렇게 마침내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피에트로:(걸음을 멈추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살아남은 요괴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균열 안으로 추락했겠지.
밤새 몇 번이고 지진이 더 발생하고, 사냥개가 날뛰었어. 이렇게 우리의 세계는 멸망하는 걸까..
홍장미:... ..(예고없이 훅 들어온 사실에 몸을 굳히고 너를 바라봤다. 저를 깨울 때까지만 해도 밝은 표정이었던 것 같은데, 경직된 채 표정을 살폈다) 그, (입을 꾹 다물더니)
..(문득 점괴가 떠올랐다) .. 나, 때문이에요? 내가 여기 있어서? 나한테 큰 이변이 있을 거라고 했으니까ㅡ, 내가 일찍 돌아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피할 수 없는 묘한 책임감에 목소리가 작아졌다)
노점상은 커녕 쓰레기통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그저 조금 더 으슥한 산속일 뿐입니다.
단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금색 새끼줄로 격리된, '거대한 나무'입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뻗은 채, 굵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이것은…….
피에트로:그랬다면 일찍 보내지 않고 너와 축제를 가려 했던 내 잘못이 크겠지. ...축제는 이제 끝이야. 그래도... 후야제는 너한테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네.
아, 시일 고등학교 뒷산에 있던 거대한 나무, 영월호 앞에 있던 신목과 아주 닮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피에트로:사실 이계의 신목은 두 그루란다.
피에트로는 새끼줄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 덤덤한 표정으로 나무의 몸통을 짚습니다.
당신의 주변으로 기이하고 불길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분명 피에트로는 어젯밤의 인명 피해가 거의 없고, 오늘은 다시 시작될 축제에 간다고 했는데…….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피에트로:두 그루를 동시에 관리 할 수 없어서, 통제에 두는 건 한 그루로 두고... ...
나머지 한 그루의 존재는 비밀에 부쳤으니까. 모르는게 당연하단다.
아, 그렇습니다. 피에트로의 집이 이렇게 외진 곳에 있었던 이유는, 또 하나의 신목을 지키기 위해서…….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납득하면서, 이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어요. 혹은 계속된 거짓말에 화가 났을 수도 있겠죠.
이런저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당신의 몸이 붕 뜹니다.
왜?
어째서 피에트로는 당신을 밀어버렸나요?
피에트로:거짓말해서 미안해... ...
....건강하렴.
그럼 안녕.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당신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 순간부터 다시, 이계의 멸망이 시작됩니다. 흔들리는 대지 위를 딛고 선 피에트로는 당신과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습니다.
두고 가면 안 되는데, 이번에야말로 정말 위험할 텐데…….
당신이 피에트로를 향해 뻗은 손은 닿지 않습니다.
그저 허공을 가르고, 빈 곳을 움켜쥐다, 맥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문득, 어젯밤에 들었던 짐승의 울음소리가 바로 앞에서 울려 퍼집니다.
피에트로는, 공포에 질리지 않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입니다. 마치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는 억지로 늘린 듯한 풍경의 연속입니다.
이대로라면 피에트로 역시 어제의 그 사람들처럼,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한데….
그럼에도 그는 당신을 배웅하듯,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넣으려는 것처럼요.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여는 피에트로 입니다.
《듣기 판정》
홍장미: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기뻤으니까. 피에트로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던 것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감각입니다. 이전에는 당신이 무언가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억지로 틈을 내어 벌린 생살 안으로 집어 넣어진 기분입니다.
이물질을 주입 당한 신목이 당신의 귓가에 비명을 지릅니다. 눈앞에 수많은 점들이 점멸하며, 당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입니다.
《이성 판정 (1/1d6)》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검은색, 보라색, 초록색…….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색상의 보이지 않는 촉수, 혹은 다리 같은 것이 당신을 감싼다고 느꼈을 때,
타의에 의해 강제로 비틀린 공간과 시간은 제 아가리를 벌려 당신에게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자, 지금의 이야기이며, 언젠가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본다'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야기의 일부가 됩니다.
.
.
.
어른들 몰래 창고 문을 여는 어린 아이가 보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아이는 문득 두툼하고 먼지가 잔뜩 쌓인 책을 집어 듭니다.
'이계탐험록'이라고 또렷하게 적힌 표지를 잡고 여는 순간…….
딸랑, 소리와 함께 방울 목걸이가 굴러떨어집니다.
아이는 오밀조밀 작은 손으로 방울 목걸이를 들어, 제 목에 겁니다. 대대로 물려졌다거나, 중요한 물건이라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이 방울만은 목에 걸었을 때 무척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는 다시 책 속의 내용에 푹 빠져듭니다.
이계탐험록은 할머니의 할머니, 그리고 또 할머니의 할머니가 여행을 끝내고 와서 쓴 책이라고 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먼 선조는 여행에서 얻은 방울 목걸이 덕분에 말끔하게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언젠가 자신의 후대가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고 이 책을 썼다는 글과 함께 책은 마무리됩니다.
한참 책에 집중하던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딸랑, 아이가 움직이자 방울 소리가 낭랑하게 울립니다. 언뜻 보인 아이의 얼굴은, 분명히 당신도 아는 사람입니다.
어린아이는, 홍장미. 본인이니까요.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요?
이계에 대한 모든 것은 당신이 어린 시절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또한, 피에트로가 기다리던 선생님은 당신의 혈연으로 느껴집니다.
《이성 판정(0/1)》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놀랄 틈도 없이 장소는 바뀝니다.
신목 앞을 지키고 선 작은 요괴가 있습니다.
"피에트로, 돌아가야지."
조금 더 큰 요괴가 말하면, 작은 요괴는 주먹을 꾹 쥐고 고개를 저을 뿐입니다.
" 선생님을 기다려야 해요. 많이 아파 보이셨는데, 제가 부축해드려야 하거든요. "
아, 작은 요괴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피에트로 입니다.
피에트로는 눈이 내리는 날에도 굴하지 않고 신목 앞을 지킵니다. 때로는 낮잠을 자고, 때로는 신목과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피에트로는 문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거립니다. 혹시나 선생님이 돌아왔는데, 피에트로가 듣지 못했을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걱정에도 불구하고 100년, 100년, 그리고 또 100년이 흐릅니다.
축제가 시작해,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건 늘 피에트로의 몫이었지만,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분명 그 인간은 공간의 주인님께 저주받은 거야. 기다려봤자 다시는 올 수 없는 몸이 된 게 분명하다고!"
"맞아, 인간은 나약하니까 벌써 죽어버렸을걸."
다른 요괴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피에트로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간절한 바람은 신념으로 자라났습니다. 선생님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 믿고, 언제나 신목을 지켜왔습니다.
다시 장소가 바뀌고,
이계도 인계도 아닌 무한한 어둠의 공간, 작은 유리 돔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기이한 형상의 그림자들은 유리 돔을 관리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중 절반 가까운 유리 돔들이 엉망으로 박살 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늠할 수 없게 거대한, 무수한 다리를 가진 그림자들이 그것을 두고 말다툼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림자를 보고, 멀리서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정체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이성 판정 (0/1D6)》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2
"한 번에 제거하면 쉬운데, 왜 일을 귀찮게 처리하는 거지?"
"그러면 잔여물이 남잖아. 가급적이면 틀을 유지한 채 청소하는 편이 좋으니까."
"그분께서는?"
"천천히 처분하라고 하셨다."
"깨끗하게, 빨리하면 되는 일이잖아."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미호나 피에트로가 말한 대로 이계는 거대한 유리 돔 안에 있으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처분'은 이계에 관한 것이라는 걸요.
《이성 판정(1/1d4)》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2
수많은 필름들이 재빠르게 흐르며 당신의 사고에 주입됩니다.
강제로 머릿속에 흘러들어온 이야기들에 대해 곱씹어볼 틈도 없이, 의식이 차츰차츰 아득해집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은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와 지독한 침묵, 당신이 아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익숙한 당신의 세상, 숲과 나무로 가득 차 있지만, 이계의 산과는 확연하게 틀린 이곳은…….
귀신이 나온다는 학교 뒷산, 신목이라고 불리는 나무 앞입니다. 옷을 털고 일어나 주변을 돌아본다면, 가까운 곳에 당신의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고요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평화롭습니다.
당신은, 꿈에 그리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인계
당신이 아무리 신목을 두드려도, 발로 걷어차거나 소리를 질러도, 한 번 닫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완전한 단절과 상실감이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정말 이렇게 이별이며, 이렇게 끝인 걸까요. 문을 넘어오며 본 기이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킵니다.
어렴풋하게 지금이 매우 늦은 시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진 않습니다.
나무 너머로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의 불빛, 창백한 달, 간간이 자동차의 경적이 들리고…….
아, 이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여기는 완전한 인계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모든 것이 멸망하는 세계에, 피에트로를 남겨둔 채 귀환했습니다.
《이성 판정(0/2)》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지능 판정》
홍장미: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끙... 여전히 현실감 없이 붕뜬 기분에 멍하니 서있었다)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잔상처럼 남아, 당신을 괴롭힙니다. 조급한 마음에 생각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무너지는 이계와 피에트로가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되돌아갈 그 어떤 뾰족한 방법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는 피에트로처럼 강제로 문을 여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당신은 집으로 돌아 갈까요. 아니면... 신목 앞에 남을까요?
홍장미:(의식할 필요도 없이 뇌리에 주입된 어떤 기억들 덕분에 한참을 그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신목을 바라보기도 하고, 눈만 굴려 주변을 둘러보기를 한참. 당장에 기다리겠다,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사고 회로가 끊긴 채 신목 앞에서 시간이 흘렀다)
평소라면 무섭다고 느꼈을 학교 뒷산이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을 만큼, 피에트로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위험에 처했던 당신을 유일하게 구해주고, 따스하게 대해준 사람.
비록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대체품으로 여겼다고 하더라도…….아직 당신은 피에트로에게 할 말이 있지 않나요.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깜빡, 깜빡. 반딧불이 한 마리가 당신의 앞을 지나갑니다.
반딧불이는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당신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돕니다. 곧 사라질 것처럼 희미한 빛을 내뿜으면서요.
홍장미:(터무니없는 기억들을 곱씹어보며 어두운 풍경에 시야가 익숙해질 때 쯤, 유독 혼자서 빛나는 반딧불이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졌다) ...(느릿하게 시선을 굴리며 반딧불이를 쫓다 작게 눈썹을 꿈틀거렸다) ..ㅡ따라오라고?
반딧불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당신이 유심히 살펴보면, 반딧불이의 날개가 반쯤 찢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반딧불이는 날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추락할 듯 위태롭게 내려앉다가도 금세 날아올라 앞으로 향합니다.
당신 역시 그런 반딧불이를 따라갑니다. 추락할 때의 여파인지,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린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건강 판정》
홍장미:(반딧불이에게 의미없는 연민을 느낄 때쯤, 욱신거리는 발목에 인상을 찌푸렸다)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민첩 판정에 패널티 다이스가 부여됩니다. -10》
당신은 아픈 발목을 질질 끌고, 무작정 쫓아갑니다.
반딧불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산을 내려오다 보면, 잔가지에 볼이 긁히고 나무뿌리에 몇 번이고 걸려 넘어질 뻔합니다.
밀려오는 멸망에 휩쓸려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요? 약한 생각들이 자꾸만 밀려와, 당신의 시야를 미묘하게 가립니다.
《정신력 판정》
홍장미: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그런 생각이 들자, 발이 무척이나 무거워집니다. 균열 속으로 추락하는 피에트로의 모습을 생각하자 비틀비틀 뛰어가던 다리는 점점 느려지고, 반딧불이의 빛은 작아져 갑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피에트로 역시 지금 혼자일 테니까요.
당신이 학교 뒷산을 완전히 내려오면, 반딧불이는 잠시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가 펜스를 넘어 교내로 향합니다. 그 빛은 수명을 다해가는지 차츰차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지능 판정》
홍장미:.... (눈가에 손을 가져다대고 반딧불이에 시선을 맞추려 힘을 주었다. 진짜.. 저 반딧불이고 피에트로고, 마주치기만 하면 가만 안둘거야. 머리로 고집을 피우다가 불현듯 마주했던 사실이 떠오르고 조용한 길에서 소리를 질렀다) 아악ㅡ! 가만 안 둬, 가만안둘거라니까?!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학교와 반딧불이를 보자 스치듯 무언가가 생각납니다. 인계에는, 아직 열렸는지 닫혔는지 확인해보지 않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이 이계로 넘어가는 데 사용한 사물함이죠.
1 - B 교실은 4층에 있습니다. 경비아저씨의 눈을 피해 이동하는 것이 좋겠어요.
홍장미:(으으으-, 나를 밀어? 손 안놓기로 해놓고!!!!!!한번 소리치고 나니 터지는 억울함에 계속 큰 소리를 내었다. 씩씩거리기를 몇 초, 치미는 열을 억지로 참아 낸 뒤 아픈 발목을 무시한 채 빠르게 교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왜, 또! 1학년 반은 4층에 있어서! 사소한 것에 열이 납니다)
계단이 오늘따라 무척 높게 느껴집니다. 아픈 발목을 끌고 올라가는 것도 당신에게는 무척 고역일 테죠.
반딧불이는 어느새 당신의 바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당신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교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교실 문과 창문은 마찬가지로 잠겨있어, 잠긴 자물쇠를 처리해야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열쇠공, 혹은 근력 판정 무한 가능》
홍장미:...(불안한 마음에 창문 너머로 반 내부를 살피다가 자물쇠를 쥐고 덜컹거려본다. 왜 잠궈둔거야!)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누가 이렇게 열심히 잠궈둔건데! (빼액 소리를 지르고 훽 주변을 둘러봅니다. 경비아저씨한테 책을 못가져왔다고 열어달라고 할 수 있을까?)
(침착하자. 반장이 이렇게 열심히 문을 잠궈두는 애가 아니였는데. 흥분해서 실수한걸 수도 있으니까요)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고 다시 자물쇠를 억지로 돌려본다)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달빛과 야경이 내리쬐는 교실, 당신의 사물함 안에 익숙한 검은 소용돌이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여태 당신을 안내한 반딧불이는, 당신이 교실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빛을 다해 스러집니다.
처음 문이 열렸을 때와는 달리, 반짝이는 인도자조차 없는……완전한 어둠입니다.
홍장미:...(흐릿한 빛을 내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반딧불이를 제 손으로 받아내고 황급히 사물함으로 다가갔다. 마지막으로 본 세상의 모습에 발걸음을 망설이는가 싶으면)
... ..(눈을 꼭 감고 완전한 어둠으로 손을 뻗었다)
당신은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고, 사물함 너머로 손을 밀어 넣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내던질 만큼…….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어지러움이 당신을 집어 삼킵니다.
딸랑, 딸랑. 목에 내걸린 방울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당신은 또다시 정신을 잃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신목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요? 거대한 짐승이 짓밟고 지나간 것처럼, 주위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 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피에트로:......선생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피에트로의 목소리입니다. 아, 끔찍한 지진과 정체 모를 괴물들 속에서, 부디 그가 살아있기만을 얼마나 바랐던가요.
피에트로에게 전할 말이 많습니다. 당신을 속인 사실에 화를 낼 수도, 간신히 만났다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려버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당신이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피에트로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피에트로는,
짐승에게 뜯긴 것처럼, 왼쪽 팔이 없습니다.
《이성 판정 (0/1D3)》
홍장미: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끝도 없이 흐르는 붉은 피 속에서, 피에트로가 잠길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피로 그려진 원 안에서, 피에트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봅니다.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응급처치도, 아니…… 당신이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피에트로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는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밟히는 것이 누군가의 시신인지, 폐허 더미의 일부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황량하고 끔찍한 이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라곤 피에트로와 당신뿐입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피에트로는 당신을 보고……. 그저 웃어버립니다.
피에트로:...아, 장미였구나.
홍장미:... ...(예상했던 상황에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으로 시선에 닿는 네 모습을 보고 입이 열릴 줄 모르고 닫혀있었다)
(서둘러 네게 가까이 가서는 왼쪽 어깨부근에 손을 가져다 대려다가 눈을 마주하고 되는대로 인상을 찡그렸다) 너, 너! ...(화난 눈빛으로 쏘아보듯 째려보다 축 어깨를 늘어뜨렸다) 밀었으면 다치지나 말고, 이 꼴이 되지나 말지!(안좋은 소리만 나오는 입을 괜히 원망했다)
피에트로:..제대로 잘 도망쳤는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 이렇게 돌아올줄은 몰랐구나. 조금 놀랐어. (원망하는 네 말에 작게 미소를 짓다가 다시 굳은 표정으로) 어서 돌아가렴. 지금 열린 문이 닫히면, 다시는 문이 열리지 않을거란다.
이 문은.. 이계 사람들의 요력으로 열리던 문이야. 다친 자들을 어떻게든 구해보려고 돌아다녔는데,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 꼴이구나.
홍장미:..내가.. 이대로 돌아가면 찝찝해서 공부도 안될거라고 했잖아,(요. 작은 목소리로 어색하게 존댓말을 붙이고, 기운빠진 몸으로 옆에 주저 앉아선 여전히 노려보던 시선을 거뒀다. 그런다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요. 다 들리게끔 중얼거리곤) ... ..자기 하나 몸 건사 못하는 사람한테 아무도 감사안할걸요.(눈치주듯이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지능 판정》
홍장미: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문득, 목가의 방울 목걸이가 미끄러집니다. 이 방울은…….
피에트로:(미끄러지는 목걸이에 시선이 향했다)
홍장미:..(진짜.. 이게 뭐냐고..- 바닥에 낭자한 피며 허전해진 왼쪽 어깨며. 살면서 볼 일이 없을 법한 생경한 장면에 충격 받은 듯 눈을 떼지 못했다) 내가, 쓰레기통을 뒤집어 쓰긴 했어도, 이 꼴을 보고. (대놓고 너를 가리키고) 응. 그러게, 가봐야겠어. 하면서 홀라당 갈 것 같아요? 네가 기다리던 선생님이 그런 사람이야?(그런취급 당한 줄 알면 무덤에서 뛰쳐나올걸. 내가 알아요. 의미없는 허세를 부렸다)
(정신없이 말을 내뱉으며 너를 바라보다 네 시선이 닿는 곳에 시선이 향하고, 불과 아까 전의 일이 떠올랐다) 이거 그 선생님한테 드린거죠. (할머니의 할머니의.. 그 긴 족보를 되짚어보다가 너를 바라봤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 방울을 가지고 있으면 건강해진다, 행복해진다, 행운이 따른다.. 뭐 그런 이야기가 있대요.(조금 과장된 설명을 덧붙였다. 눈을 빠르게 깜빡이며 바라보다가) 이제 돌려주는게 낫겠네요. (나보다 더 필요해보이고.. 제 목에 손을 대어 풀어내리고, 네게 다가가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쳐주었다)
피에트로:미안하구나. 네 걱정을 많이 끼쳐서. 내 과거 때문에 너를 너무 오래 붙잡아 뒀나봐. 너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거든. 사실.. 이렇게 와준게.. 걱정스러우면서도 조금은 기뻤을지도 모르겠네. (고개를 조금 떨구곤 웃었다. 그리고 네가 걸어준 목걸이를 벗어내고 고개를 저었다.) 방울을 받게 된다면 두번 다시는 너와 만날 수 없게 될거란다.
지금 죽는다면, 난 언젠가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 날거야. 하지만 네가 방울을 잃는다면, 두번 다시 만날 수 없겠지. 장미야.. 나는 너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부디 나를 기다려 주렴. 내가 선생님을 기다렸던 것 처럼.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피에트로는 죽어가면서도,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신목 근처에 몸을 뉘었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피에트로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홍장미'와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오랜 인연 위로 새로운 인연이 덧쓰입니다.
붉은 끈의 인연은, 올곧고 똑바르게 당신과 피에트로를 잇습니다.
홍장미:... ...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여서 정체를 알기 위해 한참을 멈춰서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럼 이거 나 준거예요.(걸치려 두었던 손을 거두고 방울을 바라보다 다시 시선을 옮기고) 선생님한테 준 거 내가 물려 받은게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준 거야.(네 말에 안심하기 위해서라도 억지를 부렸다) .. ..기다릴테니까, 얼른 와요. ... ..
나 오래기다리는거 못하니까!
피에트로:(마지막으로 듣는 네 대답이 기쁜지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는 지금까지의 미소보다도 진심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마워. 장미야.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널 찾아갈게.
.....
피에트로의 몸은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되어 흩어집니다.
새로 태어난 반딧불이는 당신을 둘러싸고, 너울너울 갖가지 색을 흘리며 춤을 춥니다.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은 무척이나 따스해, 꼭 피에트로가 당신의 곁에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신목이 제 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함께, 당신은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지나온 시간을 잊지 못해, 길을 잃게 되더라도…….
잊지 말고, 이 빛을 따라가자.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 있어.
분명 다음에도 만날 수 있을 거야.
당신이 피에트로를 기다리는 시간은 10년이 될 수도, 100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에게는 기다린다는 목적이 있어서,
평화로운 나날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겁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기대에 찬 하루를 보낼 겁니다.
로즈가 언젠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긴다면, 방울과 함께 그 만남을 맡길 수도 있겠죠.
인연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몇백 년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마음을 소중히 하며…….
다시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합시다.
안녕, 피에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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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장미
and. 피에트로
ED4 . 반딧불이의 길은 어둡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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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답게 창문 틈새로는 쌀쌀한 밤바람이 들이치기에, 당신은 무릎 위의 담요를 고쳐 덮습니다.
낡고 보드라운 담요를 움켜쥐는 손등 위로 세월의 흐름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당신의 아름답던 순간은, 가족은, 친구는, 사랑하는 사람은 세월의 흐름이 앗아 갔습니다.
10월의 그 날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세월은 당신의 소중한 기억마저 걷어가려 합니다.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종종, 당신은 제 이름조차 잊을 때도 있습니다.
잊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당신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말투를 지니고, 어떤 성격이었으며,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세상은 전부 낡고 스러져가지만, 당신이 지닌 방울만큼은 언제나 새것처럼 반짝입니다.
드디어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당신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을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기억에 의지해 찾아온 옛모교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허탈하고 그리운 마음만이 가득해, 숙소에 들어온 지금까지도 창문 밖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문득, 어두운 밤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눈은 하나하나 창틀 위로 쌓입니다.
내려앉은 눈은 아주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니, 당신의 흐릿한 시야로는 ‘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뿐인가요?
아무것도 알 수 없음에도, 앞이 뿌옇게 번져갑니다. 묵직하게 눈가에 고여오는 것은 낯선 감정입니다.
당신은 이 빛을 너무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약속해주는 빛이 소중해서, 이제는 그 광경을 쫓아갈 수 없는데도,
그리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당신은....... 당신은 창문을 밀어젖힙니다.
매큼한 매연에 기침이 차오릅니다. 창문 밖은 도심이며, 회색 세상 위로 분명하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경적, 행인의 말소리, 익숙한 소음을 비롯한 잡음이 일제히 소거됩니다.
당신을 둘러싼 세상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입니다.
무릎을 덮고 있던 담요가 흘러내리고, 짚은 창틀이 위태롭게 흔들려도 당신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것처럼 몸이 가볍습니다.
곧게 뻗은 마른 손바닥 위로 차가운 것이 흩어집니다.
창문 밖으로 몸을 빼고 정신없이 누군가를 찾노라면, 반짝이는 반딧불이 하나가 당신의 시야를 가로지릅니다.
당신은 그 빛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내릴 것이고, 분명히 듣겠죠.
익숙한 방울 소리를, 그리고 보겠죠. 모든 것이 잿빛인 풍경 속에서, 오롯이 붉은 우산을.
우산의 주인은 낯익은 뒷모습을 한 채, 눈 내리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인연은 이어지고, 대물림되고, 마침내 마주하는 것. 흩날리는 눈발은 그날의 나뭇잎과도 같습니다.
찬바람은 날카로운 면도날처럼 얇은 피부를 내리긋고, 목구멍에서는 금속의 마찰음 같은 쇳소리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그 사람의 이름 외에는.
우산을 쓴 사람은 당신을 향해 천천히 돌아봅니다.
너무나도 길었던 10월이 끝나고, 드디어 찾아오는 것은 11월의 첫날.
아, 바야흐로 겨울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이 눈감는 계절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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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1, 11시 59분
눈 내리는 어느 11월, 그리고 두 사람.
End 4 Epilogue, 11월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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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내내 장미의 피에트로 호칭은 선생님.인데...사실 이게 제가 착각한거더라구요? 아무도 피에트로보고 선생님이라고 안했는데 저는 어디서 착각한건지 계속 선생님이라 불렀다구요? 하지만 첫만남부터 양아치요괴를 잡는게 누가봐도 선생님상이잖아요?????????? 젠장.. 그걸 세션 중간이 한참 넘어서야 알게 되는 바람에..(사실 그거때문에 존댓말을 쓰고 있었는데..) ... .... ...사실 언젠가 어떤 탐사자가 모르는 비밀이 밝혀지고 피에트로라고 부르는 일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사실 내가 착각했던거임... ...(ㅠㅠ) ㅠㅠ ㅠㅠ그래도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그냥 그렇게 부르고 싶은걸..
그나저나 불꽃놀이를 보다가 갑자기? 지진이? 멸망이? 로즈둥절?? 사실 로즈라면 아묻따 담에 인연이 되면 다시 봅시다! 하고 도망갈 것 같지만.. 역시..그건 너무 탐사자로서의 도리가 아니지 않나요. 탐사자라면.. 세션을 모두 즐기고야 말겠다는 열망이 있다구요. 사실 갑자기 돌아가라고 해서 여기서 엔딩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럼 나한테 말해주실텐데(?) 설마 내가 못본게 있나 하는.. 탐사자의 불언헌 머음,,,그런 와중에 둘의 의견이 충돌하고 적막이 가라앉았대요..뭐야 이 싸늘한 분위기...(뭐야..왜좋은데..) 아 ㅋ 왜..지?ㅋ ㅋ ㅋㅋ...ㅋ 아니..왜.. 보통..항상.. 대부분..? 로즈가 씅내고 뛰쳐나가거나 어떤 상황이라도.. 어지간하면.. 피에트로가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저는 왜 스크립트가 좋은지(ㅋ ㅋ ㅋㅋ) ㅠㅠ ㅠ(얼마 안되는 로즈가 눈치보는 순간이 되지 않을지)
...........................................................................................................................................................................................................조심해라.... 나 심장 늙어서 충격받으면 죽어버린다...............................................................아 ㅋ ㅋ 아 ㅋ 아.....참.나 ..ㅋ 아...............너덜너덜한 걸레짝이에요 축축하게 젖었어요 저는.....눈물에 절여진 바다맛 탐사자.................제 눈물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온몸이 반딧불이되어서 산화되는중)너무..슬퍼서 제정신의 후기를 못쓰겟어요.......................................진정하고 다음에 후기쓰러옴..................................................................................
와중에.. 세션 로그를 수정하면서 묘하게 느꼈지만.. 초반에 피에트로가 우리집에서 당분간 지내는게 좋겠네. 할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후반에 우리집으로 가자. 할때는 묘하게.. 우리(with)라고 느껴서 조금 좋았어요. 물론 나의 케피씨는 선생님 러버라 우리(me)집 이였겠지만요. 그리고 오두막 근처에 피어있던 달맞이꽃이..아아~ 꽃말이 기다림이라길래~~
축제거리에서 점집에 갔을때도 처음 쿠라마 할멈이 말하는 곁에 찾는 상대가 있음에도, 찾아야 하는 상대는 아니로구나. 가 무슨 말인지 몰랐었는데.. 그러네요...곁에 장미가 있지만 찾아야 하는 상대가 아닌 장미였어요.. 그런 와중에 축제를 즐기는 둘이 보이는데.. 갑자기 개가 나오니까 마음이 너무 안좋아졌어요.. 너.. 너때문에... 갑자기 이후 피폐해진 이계가 오버랩대면서 너무,,마음이.. 하...
쿠라마 할멈 :(즐거운듯 천칭에 수정 구슬을 올려 놓고) 정말이지, 젊은것들이란 귀엽다니까.
자아~ 점을 봤으면 복채를 내야지
(장미의 목에 걸린 교복 리본을 가리키며) 어디보자.. 그래! 그게 좋을 것 같구나!
홍장미:(어처구니가 없는 표정!! 뭔가 해명해보라는 듯이 피에트로를 바라봤다. 어서 나는 선생이고 얘는 학생이에요를,)
...? 이걸요? (제 목에 걸린 넥타이를 만지다가) ...이걸.. 어디다 쓰시려고...ㅡ?
피에트로:어서, 줄거야 말거야!
쿠라마 할멈 :어서, 줄거야 말거야!
죄송해요 후기에 할멈피에트로를 남기고싶어서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있을 곳을 마련해줬으며, 당신이 돌아갈 때까지 보호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비록 화가 났지만 꼭 잡은 손은 무척 따스합니다.
피에트로의 온기를 느끼자, 조금은 안심됩니다.
《1d3 다이스 판정》
홍장미:그런거 치고는 지나가는 사람마다 다 내가 인간인 줄 알았잖아요? 사실 요력같은거 엄청 못 쓰는거 아니야?(쓸데없이 말을 늘어놓으며 손을 꽉 붙잡았다. 식식 거리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기를 몇 초) 걸음은 천천히, 손은 절대 놓으면 안돼요.(알겠죠? 그렇게 말할 것처럼 손에 힘을 주었다)
2
《2+ 산치 회복》
피에트로:그래, 절대 놓지 않을게. 곧 불꽃놀이가 시작 한단다. 명당자리를 알고 있으니까 올라가서 보는게 좋겠구나.
홍장미:... ...(따뜻한 네 손을 붙잡고 완전히 진정되기 까지 우뚝 서서 가만히 있다가) ... ..(나서자는 듯 손을 이끌었다) 그래요, 자리 잡으려면 얼른 가는게 좋겠어요.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끈보다 강하고 따뜻한 손이 당신을 밝은 곳으로 이끕니다.
안놓겟다며(근데 이담에 갑자기 안 일상이라 일단 넘어가겟어요)
개가 나타나고 장미가 돌아가지 않겠다 선언하고 피에트로의 오두막에서 밤을 보낸 다음날 피에트로가 사냥개는 금방 사라져거 인명 피해도 크지 않았다고 밝게 말하는데.... 사실은 아니었으니까.. ㅁㅊ 그렇게 말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겠어요 저는 진짜
못.산다............ 우리 애 세계의 멸망까지 걱정하는 앤데 얘 하나 보내겠다고 그런 거짓말을 하게 만들어!!!!!!!!!!!!!!!!!!!(갑자기 온몸에 분노를 끌어모음)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피에트로랑 떨어지고나서 계속 주사위가 안되가지구!!! 진짜 제일 중요한 때에!! 얼마나 속상했는데!! 과녁 명중하고 금붕어 낚기까지 분명 지문을 치고 좀 쉰 다음에 판정을 하면 성공을 하는 저만의 미신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말.. 혼자 남겨지고 나서는 그것도 잘 안되니까.. 속상해가지고...... ㅜㅜ...ㅜㅜㅜㅜ(그와중에 계속 브금 들으며 처돌이 되고 있음..)
ㅋ ㅋ ㅋ아.. 아~ ~~ ~~ 피에트로가 선생님 찾을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파죽겠어요 젠장 또 주책맞게 눈물이 왼쪽 팔도 뜯겨나가고 없다구요 진짜 어떡할거야...엉엉 젠장 선생님 찾을때마다 슬프다고 하자마자 장미를 보고싶다고 해서 또 눈물 나서 죄송해요 나는 진짜 줏대가 없어 이이잉ㅜㅜㅜㅜㅜㅜㅜㅜ 이잉 ㅠㅠㅠㅠㅠ환장하겠네 매운 정도가 아니라 제 혈관에 캡사이신 흐르는거같아요 누가 기다리란 말 했어 누가 기다린다고 했냐구 그래서 누가 기다리겠다고 대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