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rengnamu.postype.com/post/3657129
에일린과 릴마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7시간 10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일주일 째 이어진 궂은 날씨보다 더 충격적이었죠.
히든 경, 실족으로 사망.
히든 경이라면...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루어져, 피가 섞이진 않았다지만.. 분명 가족이지요.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에일린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는 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로 말합니다.
장례를 치러야겠네요. 그렇죠, 릴마?
♥
♥
‘죄의 기원은 사과를 삼킨 순간부터.’
이브의 비망록
♥♥♥
W. 나무
♥
♥
그 주에는 어째서인지 비가 끝없이 내렸습니다.
저택 근처의 작은 동산마저 희미하게 보일 만큼 날은 흐렸고,
계속되는 폭우에 온 저택이 곰팡이가 슨 것처럼 눅눅했습니다.
응접실에 앉아 무료히 시간을 보내며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저 그런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그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죠.
히든 경, 실족으로 사망.
실족? 사망?
히든 경이라면...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히든 경이, 실족으로 사망.
입속으로 다시 되뇌어봅니다.
허망함과 혼란스러움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곁에서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굳은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에일린이 보입니다.
그는 아비를 잃은 자치고는 너무나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리곤 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로 말합니다.
에일린 히든:.. 장례를 치러야겠네. 그렇지, 릴마?
.
.
...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수선한 사용인들을 정리하고,
앓아누운 어머니를 간호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저녁입니다.
정리한다곤 했지만, 아직 온 저택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당신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붉은 벽지와 짙은 고동색의 책장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서재입니다.
두 자매의 증조부가 도서 수집에 취미가 있으셨다던가요.
3층까지 뚫어놓아 다른 방보다 훨씬 높은 천장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는 금빛 촛대가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온 방을 휘감은거로도 모자라 천장까지 닿은 책장에는 다홍빛,
암녹빛으로 반질거리는 금박 양장 도서들이 한가득 꽂혀있군요.
책장 사이사이 집안사람들의 초상화가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나
왜인지 아버지와 에일린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잘 출입하지 않았죠.
마침 에일린도 아버지의 일로 바쁠 터이니 당신이 이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늘어트리면, 어디선가 달콤하기 그지없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이왕 서재까지 온 김에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탁자]와 [책장], [액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릴마 히든:(매일 집에서 나던 향기인가? 아니면, 다른 사용인이 배려로 피워놓은 향인가...)
집에서 풍기던 향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향입니다.
서재와 어울리지 않게 단내가 풍기네요.
근원을 찾아볼까요?
릴마 히든:(소파에서 시간을 한참 뭉개다가 일어나 향이 짙게 느껴지는 쪽으로 가본다.)
조사:짙은 붉은빛이 도는 사과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금속질감이 도는 것이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입니다.
달짝지근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은 향기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네요.
탐스러운 붉은빛에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것이 마치 성서 속의 선악과처럼 보입니다.
DICE:릴마는 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DICE:이후 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DICE:왜애
향이 좋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보이진 않습니다.
릴마 히든:(손가락 끝으로 맨질한 겉을 만져본다. 먼지같은게 쌓여있나?)
사과의 생김새를 가만히 쓸어보면, 요철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향을 피우려면 향을 넣을 공간이 있어야 할 텐데요.
부친이 관리라도 한 듯 먼지는 한 톨 없이 깨끗합니다.
릴마 히든:.. 자주.. 쓰시던건가 (크게 애착이 있거나 부녀관계가 좋아 추억할 것이 있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버지였고 에일린의 친부였다. ... 푸석한 눈꺼풀을 닫아내린채 허공에 한숨만 늘어놨다.)
그런거라면 같이 넣어드려도 좋을텐데..... (언니가 알고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넣을게 한두개가 아니겠지만..
(탁자에 오랜 사용감이 느껴지지만 깨끗한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본다.)
조사: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달리 이질적이게 깨끗한 것들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릴마 히든:(무슨 꽃? 힐금 쳐다봤다가 서랍 열어봅니다.)
조사:조화를 살펴보면 무난하게 새하얀 백합이네요.
1번째 서랍을 열자,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릴마 히든:(담배 피우셨던가.. 라이터를 챙깁니다.) ........유품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지않네요, 아버지. (다음 칸도 열어봅니다)
문득 부친에 대한 것을 떠올리자면, 뚜렷한 기억이 없습니다.
담배를.. 피웠던가요.
조사:2번째 서랍 안에는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릴마 히든:(달콤함에 상태가 좋아질정도의 상황이 아니라서 그냥 넘김..)(마지막 칸 열어봅니다.)
조사:3번째 서랍에서는 파기된 이면지들 아래로 갈색 서류봉투 하나가 보입니다.
[서류봉투]를 꺼내보면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릴마 히든:서류를 왜 이면지 아래에.. (발신인 같은 것이 써져있는지 확인합니다.)
조사:구김없이 놓여있던 봉투 밖에는 아무런 글씨가 쓰여있지 않습니다.
릴마 히든:(처리해야할 서류일지도 모르니까 서랍에 있던 레터나이프와 함께 들고가 소파에서 뜯어봅니다.)
조사:탁자의 서류 봉투를 레터 나이프로 열어보면,
새하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에일린 히든:아. 여기에 있었구나, 릴마. 보이질 않아서 찾아다녔는데... 방에도 보이질 않아서 걱정했잖아.
릴마 히든:......(읽어보려다가 금방 시선을 돌려 에일린을 바라봤다.) 무슨 용건이길래 찾아다니기까지 했어.
에일린 히든:그냥..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혼자 있는 것보단 같이 있는게 낫지 않을까 해서..(네가 들고 있는 서류를 대신 가져가 펼쳐둔 종이를 탁탁, 책상에 정리한다) 이렇게 아버지의 서재까지 왔으면서..
릴마 히든:(부고 소식에 이상하리만치 멀쩡하던 언니가 신경쓰인다. 그 뒤로도 방에서 우는 소리같은건 듣지 못했다. 잠깐 미친건가.. 아니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건가.. 싶었지만 어느 쪽도 아닌 것 같아서 더 혼란스럽다. 그래도 같이 있는게 낫겠단 말을 하는걸 봐선 분명 에일린 히든이었다.) 다른데에 있어봤자 어차피 아버지 생각이 떠나질 않으니까, 그냥 여기 있다보면 정리라도 되겠지 싶어서. 언니는.. 괜찮아?
에일린 히든:...(태연하게 보일만큼 느릿하게 봉투를 정리하곤 다시 서랍의 마지막 칸에 넣어두었다. 그닥 제 생각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보이면서 네 눈을 바라보면 묘하게 호감이 가득한 눈으로 너를 마주한다. 이내 몇 초 대답이 늦어지면) ..아, 미안.. 아무래도 부고소식에 바쁘게 해야할게 많아서,(제 얼굴을 가만히 쓴다) 생각하지 못했네. 아무래도 일찍 장례를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그닥 감흥 없는 말을 내뱉으려) 실족이라니, 안타까운 죽음이지..
릴마 히든:... 의사를 불러줄까.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한 상태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함..)
에일린 히든:..? 갑자기? (네 의중을 모르고 고개가 기운다) ..많이 피곤하면 자러가도 좋아. 남은 일은 내가 대신 할테니까..(너를 방 밖으로 이끄려는 듯 군다)
릴마 히든:(아니... 피곤한건 너인것 같아서..) 아니면 말고.. (다가가서 품에 가볍게 들어오는 에일린을 끌어안았다. 마음에 안정을 가져오는 향은 다른게 아니니까.) ....그러고보니 일정을 묻는 연락이 여러통 와있는데, 언니가 답신 좀 보내주면 좋겠어.
에일린 히든:(너를 이끌다 저를 안으려는 모양새에 품 안에서 기분좋게 부빈다. 낮게 웃는 소리가 들리면 천천히 숨을 들이키고, 가만히 네 등을 쓸어내린다) ..빠른대로 답장을 하는게 좋겠네. (근데 지금 이러고 있는게 좋아. 묘하게 솔직한 말을 내뱉어)
릴마 히든:(나사가 빠졌군..)(의학 공부는 하지도 않았지만 진단을 내린다. 아마 극심한 충격으로 인한 회피성.. 그런거겠지.) ....원래 이럴땐 단순 노동이 나아. 주소 리스트를 작성한다든가, 그런거. (네 머리 위에 턱을 올린채 걱정이 묻어나지 않을만큼 적당한 울림으로 말했다.)
에일린 히든:(나사가 빠진 것처럼 보이나.. 네 속을 알 리는 없지만, 적당히 서재안에 울리는 목소리를 경청한다) ..그래, 그래. 바삐 일이라도 해야 아버지 일을 금방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너를 대신해 슬픈 소리를 낸다) .. 그러니 우선 방으로 갈까? 나는 마저 일을 해야하니까.
시간이 늦기도 했으니, 내일 장례를 치루려면 지금 자두는게 좋을거야.
릴마 히든:(언제부터 일을 좋아했는데..) ... 알았어. (혹여 여기서 혼자 아버지를 추억하고싶다든가.. 그럴 수도 있겠지.) 무리하지말고, 늦지도 마.
에일린 히든:(가만히 토닥거리며 너를 보내준다. 애써 짓는 웃음보단 너를 보고 기분 좋게 웃으며, 묘한 충동을 누르는듯 보인다) 응, 잠이 안오면 나를 불러도 좋고.
.
.
...
연이은 폭우로 다소 느긋하게 진행될 거란 예상과 달리,
에일린은 빠른 속도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사인은 실족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으니 빈 관 하나를 짜 맞춰 묻으면 그만이라고요.
어젯밤 당신이 간 이후 일을 진행한 모양입니다.
주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저택의 모든 이들은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모든 커튼을 검은 것으로 교체하고,
홀을 장식하던 태피스트리를 때어냅니다.
검은 칠을 한 향나무 관이 마련되었고
그 안은 시신을 대신해 아버지의 물품들과 꽃들로 가득 채웁니다.
집안은 늘 피우던 상쾌한 향 대신 무겁고 매캐한 향이 가득합니다.
사용인들은 짙은 흑색 제복을 입었고
당신도 옷장 속의 검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실신했던 어머니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검은 공단 드레스에 작은 진주목걸이만을 하나 거셨지요.
장례를 치를 모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자 폭우를 뚫고 조문객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아버지의 마지막을 추모하러 꽤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들은 검은 우산 아래로 슬픈 눈을 하며 관속에 하얀 국화를 한 송이씩 던져줍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면 엄숙한 얼굴의 사제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피로함을 느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를 옮깁니다.
숨 막히는 정적에 질식할 것 같던 기분이 나아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관이 이동할 자리, 후원의 가족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멀리서 검은 형체가 하나 보입니다.
우산도 없이 거세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에일린입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가 그의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저 물 자국 사이에 어쩌면 그의 눈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선을 조금 내리면...
묘하게 비틀려 웃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옵니다.
...웃다뇨?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역시..............)
도덕성 -2 결여
릴마는 평범한 인간의 도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당신은 세간의 평가를 두려워하며 양심에 결백하도록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의 도덕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눈앞의 사람은 형제일 뿐입니다.
조금 어색하고 낯설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합니다.
...
의연한 척을 했다지만 에일린도 속으론 더할 나위 없이 슬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봐서는 안 될 그의 치부를 본 것만 같아
왜인지 귓가가 달아오르는 것 같아요.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도덕성 -2 결여. 2단계 상태에 빠집니다.
도덕이 마모됨을 느낍니다.
당신의 이성이 조금 닳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당신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두려워할 지도요.
그럼에도 시선을 피해 머릿속으로 욕망이 아스라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은근히, 눈앞의 사람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것 같습니다.
...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어째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그를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이 정신을 지배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가 버석대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생기 없이 탁해진 에일린의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면,
그는 그제야 자신이 비를 맞고 있었음을 자각한 듯 몸을 움찔거립니다.
추위에 파랗게 질린 입술이 묘하게 색정적입니다.
그는 의지할 곳이 필요한 듯 당신에게로 거리를 좁힙니다.
DICE:듣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5/32/13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무어라 달싹이지만
거친 빗소리에 묻혀 아무것도 들리질 않습니다.
릴마 히든:....감기걸려. 다시는 이런짓 하지마. (겉옷 벗어서 네 어깨에 걸쳐준다.)
에일린 히든:(제 어깨에 옷이 걸쳐지고 잘게 떨던 몸이 움츠러든다. 눈물이라도 닦아내는양 얼굴에 흐르는 빗물을 닦아내고) 끝까지 안 지켜보고 나온거야?
릴마 히든:어차피.. 이건 그냥 정신적인 의례일뿐이잖아. (시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종교를 믿는 것도 아니니..)
에일린 히든:(생각보다 의연한 네 행동에 의외라는 눈길을 보내다 이내 잦아든다. 어쩌면 그런 네 행동이나 이 상황이 마음에 드는 듯) 그래.. 시신이라도 수습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 말이야.(형식적인 말을 내놓다가) ..춥다. 여기 계속 있으면 감기 걸리겠다, 그치.
릴마 히든:그..(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이렇게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됐잖아. 라고 차오르는 말을 하는건 지금 네게 너무 잔인하겠다싶어 억눌렀다.) 그렇지. 어서 옷 갈아입으러 가자. (우산을 살짝 흔들며 신호를 보냈다.)
에일린 히든:응?(네 말이 채 끝나지 못해 무구한 눈으로 너를 살피다가) ..(걸쳐진 네 옷을 정리하듯 고쳐 걸친다) 그래, 장례도 그리 길지 않을테니까.(그런 마음이 든 것 치고 개운한 발걸음으로 자리를 옮겨)
에일린은 당신을 잠시 쳐다보다,
곧 몸을 바로 하고는 당신과 함께 저택으로 걸어갑니다.
멀리서 종소리가 두어 번 들려옵니다.
...장례가 곧 끝날 모양이네요.
.
.
장례를 마치고 손님들을 배웅하자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저택은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장례 내내 퍼붓던 비는 여전합니다.
장례를 일찍 치른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내일 아침이면 저택으로 오는 길이 침수될 것입니다.
당신은 겨우 옷을 갈아입고 응접실 소파에 기대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릴마 히든:(모든게 처지는 눅눅함에도 분위기 모른채 말려올라가는 머리카락을 쥐어당기며 집안의 빈자리를 곱씹었다.) ....
한 사람 분량의 고요함을 곱씹으면,
방 한구석의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시계 소리가 똑똑 들려옵니다.
적막 속에 잠이 들려던 찰나,
문이 열리며 [에일린]이 응접실로 들어섭니다.
그는 편하게 풀어헤친 차림에 양손 가득 크고 작은 [상자]를 가득 들고 있군요.
에일린 히든:아, 릴마... 아직 방으로 안 올라간거야?
그는 가져온 상자들을 탁자 위에 쌓아둔 채 맞은편 소파에 앉습니다.
릴마 히든:..좀 답답한 것 같아서. (에일린이 뭐하다 온건지 알 수 있나?)
에일린 히든:(네 말에 별달리 부정하지 않고 곱게 수긍한다. 조용히 바라보던 시선을 겨우 거두고 가득 들고온 상자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그럼 나라도 찾아오지 그랬어. 여기에만 있으면 무료하잖아.
조사:그는 상자를 하나씩 열어 천천히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버릴 것과 필요한 것인 모양이에요.
그 행위를 지켜보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면, 에일린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릴마 히든:.. 그냥 집에 원래 있던 먼지같은 느낌으로 혼자 놔둬지고싶었거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던 이유를 적당히 설명함) 비맞고나서 또 그렇게 허술하게 입는걸보면.. 아프고싶은거같네.. (테이블 아래에 구비해둔 담요를 밀어준다.)
에일린 히든:(네 말에 느릿하게 웃는다) 그럼 내가 릴마의 시간을 방해했으려나..(그닥 물러나고 싶은 낌새는 없었지만) 감기걸리면 간호라도 해줄거야?(상황과 달리 농조가득한 말투로 묻는다)
릴마 히든:먼지는 사람이 있든 없든 그자리에 있으니까 그다지.. .. 안걸릴 생각을 해. (잠깐 째려봄..) ...특제 감기약이라도 만들어야겠지. (일부러 밝은척한다고 느끼곤 곧 기세를 죽여 안쓰러운 눈으로 변한다.)
에일린 히든:(그건 그러네. 짧게 대답하고 상자를 분류한다) 아버지 유품을 정리해야해서 들른거니까.. 너무 오래 있지는 않을게.(제게 향하는 시선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마주보고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인다) 나를 위한 거라니까, 궁금한 걸 어떡해?
릴마 히든:....언니 좀 이상해. 알지? (전혀 마주 웃을 수 없는 기분에 입 속의 혀만 몇번 굴렸다가 고갤 돌렸다. 이런 상황에도 마음이 다른의미로 생경한 것이 꼭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최소한의 도의도 없는 짐승같아서.)
에일린 히든:..(직설적인 물음에 빤히 바라본다. 그런가.. 헛된 소리를 중얼거리다가) 집안일이, 일이다보니까. 곧 괜찮아질거야.(너와 다르게 여상한 낯으로 말한다) 그래서 싫어?
릴마 히든:걱정이 되는거지. 그리고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거라면, 싫은거고. (푸석해진 제 뺨을 대충 문질러보다가 차라리 도와주면 빨리 끝내고 쉬겠지 싶어 소파에서 일어난다.) 이거 끝내면 자러가는걸로 해.
에일린 히든:싫다니..(싫을 거란 네 말에 눈매가 유순하게 휘어 슬픈 얼굴을 보인다. 다가오는 너를 보면서도 묘하게 열기를 띈 듯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래, 오늘은 이것만 하고 할 일이 끝나거든.
그의 출입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잠시, 응접실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가 릴마, 하고 당신을 부릅니다.
릴마 히든:-?
에일린을 바라보면 그는 상자 더미 속에서 얄팍한 검은 종이상자 하나를 당신에게 내밉니다.
에일린 히든:아버지가 당신에게 선물하려던 것 같아서.
릴마 히든:..? (상자보단 호칭에 이상함을 느끼고 한번 쳐다본다.)
에일린 히든:...(실수했네... 모르는양 쳐다본다) 왜 안받고?
릴마 히든:같이 고르기라도 했어? (갈라지는 목소리를 가다듬어가며 말을 끝내곤 받아들었다.)
에일린 히든:(고개를 가로저어) 아니.. 그냥 나한테 따로 말씀해주신거야. 나도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거든.
상자를 받아 열어보자,
...이게 대체...?
애완견에게나 채울 개목걸이 하나가 붉은 벨벳에 감싸져 있습니다.
투박한 검은 가죽에 쇠로 된 버클까지...
절대 아버지가 자식에게 선물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개를 키우지도 않는걸요.
혼란함에 에일린을 쳐다보면,
그는 무구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는 어쩐지 당신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같습니다.
눈빛 깊숙한 곳에는 어쩐지
당신이 그것에 만족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담긴 것도 같습니다.
..그럴리가. 당신은 제 생각에 경악합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그는 당신의 혼란함을 알아챈 듯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제 미간을 긁적입니다.
에일린 히든:(머쓱한 모양새로 제 얼굴을 쓴다) 아.. 미안, 실수했네. 다른 상자를 줬나봐.
.. (그리곤 너를 살피면) 화난건 아니지, 릴마?
릴마 히든:실수하나 눈감아주지 못할만큼 각박한 사이도 아니니. (찜찜한 기분이지만 네 말에 조금도 의심을 품고싶지않아서 상자를 덮었다.) 강아지라도 키우고싶으셨나보네.. 집에 좀 자주 있어드릴걸 그랬나. (지나간 시간에 후회를 해봤자지만.)
에일린 히든:(덮어둔 상자를 대신 가져간다. 다시 분류하던 상자에 넣어두고는, 네 말에 민망한 표정을 거둔다) 헷갈렸나 봐.(무감각한 말을 내뱉으며 네게 다시 다른 상자를 건네준다) ..뭐, 아쉬울 일이지.. 릴마는 어때?(강아지 키우고 싶으려나. 네 의견을 살피려는듯 바라봐)
그는 당신에게서 상자를 회수하고는 비슷한 검은 상자를 다시 건네줍니다.
조금 미심쩍은 기분으로 열어보면...
화려한 목걸이 하나가 보입니다.
푸른 벨벳 위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는 목걸이는 꼭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네요.
릴마 히든:난 줄 수 있는 사랑이 한정적이라서 동물까지 챙길 여유 없어. (내가 가진건 모두 네 몫이니) ....이런거 목에 걸고 마법약 냄비 저어도.. 멋있지 않다고 몇번이나 말씀 드렸는데.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각도를 바꿔 몇번 빛에 대보았다.)
에일린 히든:(눈을 여럿 깜빡이며 네 반응을 살핀다) 그래도 예쁜 것 같은데...(빛에 대어 반짝이는 목걸이를 따라 시선이 오간다) ..그럼 릴마의 사랑은 어디에 쏟아붓고 있는데?(목걸이도 걸어줄까? 나즈막히 얘기한다)
릴마 히든:적절한.. 곳. (어정쩡한 대답을 내놓곤 잠시 망설이다가 지금이 아니면 정말 이것과 국자를 매치시키게 될 것 같아 마지못해 목걸이를 내밀었다.) 한번만, 부탁해.
에일린 히든:적절한 데라니..(제게 비밀이라도 있는걸까 네 의도를 캐내려는 듯 마주보고) 아니면 다음에 다른 장신구라도 맞출까?(자리에 일어나 목걸이를 받아들고 네 뒤로 향했다. 길지 않은 단발에도 머리를 걷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릴마 히든:뭐든 냄비랑 국자 앞에선 멋있지 않다는게 요지야. (툭 치고는 아주 오랜만에 미세하게나마 입꼬릴 올렸다. 곧 네가 불편하지 않게 목 아래쪽부터 머리카락을 그러쥐어 목선을 드러냈다.)
에일린 히든:(올라간 입꼬리를 놓치지 않고 마주 웃는다. 행동은 여전히 태연한 듯 보이면) 꼭 냄비랑 국자 앞이 아니라도, 종종 외출할 때가 있잖아.(목걸이를 쥔 손을 네 앞으로 내밀어 목에 가볍게 두른다) 나는.. 릴마랑 반지같은 걸 맞춰도 좋을 것 같은데.
릴마 히든:(서늘한 무게감에 일순 소름이 끼쳤다.) ..., 읏, 차가워. (익숙해질때까지 입을 닫았다가) 이제와서 가족반지를 맞춘들, 빈자리만 크게 느껴질 뿐이야.
에일린의 시선이 당신의 뒷목에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목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낍니다.
등에 힘이 들어가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만치 뻣뻣이 세워집니다.
에일린 히든:(움찔 떠는 모양새에 잠시 적응할 시간을 주듯 가만히 멈춰있다가) 꽤 아버지를 좋아했나 봐. (그리고 쇳덩이를 달각 거리며 체인을 걸려는 듯 네 뒷 목 언저리에서 손이 스친다) 나는, 둘이서만 맞추고 싶었는데. (단 둘이 말이야. 뒤에서 나즈막히 속삭여)
작은 걸쇠가 잘 걸리지 않는지 목걸이 줄이 요동칩니다.
그의 손가락이 목덜미를 은근히 스치는 것 같습니다.
스친 곳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요.
릴마 히든:그건 내가 아니라..,? (소름돋는 한기가 다행이라고 느껴지는데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금방 머리카락을 내려버리곤 목걸이를 잡아끌었다.) 무슨 말이.. 하고싶은거야.
에일린 히든:네가 아니라..? (네 말을 모르는 체하며 잘 걸린 목걸이를 그제서야 손에서 내려둔다) ..왜, 다들 그런걸 하나씩 맞추잖아? 나는 손가락이 비었으니까.
억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그가 됐다며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떨어트립니다.
볼이 붉어지진 않았겠죠?
형제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다니.
묘한 수치심이 당신을 자극합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면,
에일린은 예의 탁해진 눈동자로 릴마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릴마 히든:(문득 아까 보았던 개목걸이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이 화려한 보석 목걸이가 그것과 같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그런거라면 다른 친구들이랑 우정반지를 맞춰보는게 더 나을거야. 나는 할일때문에 자주 빼야하니까.. (나는 네 행동에 자주 오해하니까, 자주 다른 마음이 생기니까 싫어.)
에일린 히든:(여전히 네 뒤에서 어깨를 붙잡은 채 바라보면 목걸이에 걸린 채 반짝이는 보석에 느릿하게 손을 댄다) .. 자주 빼더라도, 같이 맞추는 거에 의미가 있잖아. (가는 눈으로 너를 살핀다) 다른 친구들 말고 너랑 맞추고 싶은데.(목걸이에 대던 손을 끌어 내 턱을 당겨 올린 채 시선을 마주보도록 한다) 언니의 부탁인데.. 들어주지 않을거야?
릴마 히든:.... 어차피 한동안은 나가지도 못할거야. 지금 그런 얘기 해봤자라는 말이지. 나중에 얘기해. 날이 지나고, 날씨가 좋아지면 그 때. (자꾸 이상한 해석을 내놓는 제 머리에 온갖 멸시를 보내며 그대로 자리를 뜬다.)
릴마가 응접실을 나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면,
갑작스럽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릴마의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모친: 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방에 가도 없길래, 걱정되어서...
눈물로 퉁퉁 붓고 안색이 썩 좋지 않은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녀는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자라며, 너희 둘마저 몸이 축난다면
저는 제 명에 살지 못할 거라며 말을 늘어놓다 응접실 밖으로 사라집니다.
...
방안에 가득 찼던 뜨거운 열기는 문밖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씻겨나간 지 오래입니다.
에일린을 쳐다보면 그는 무심한 눈으로 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도는 내려갔지만 릴마는 아직 열기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응접실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상자를 정리하던 에일린이 당신을 붙잡습니다.
에일린 히든:... (네가 자리를 뜨자 무릇 조급한 듯 너를 쫓아와 옷자락 끄트머리를 잡는다) ... 릴마, 그게..
... 응, 그래. 나중에 얘기하자. 우선, 시간도 늦었고, 밖에도,(빗소리가 은은하게 방 안을 울린다) 당분간은 나가지 못할테니까. 그러니까, 그런데..
.. (뒤에서 시선을 느리게 굴린다) .. 오늘 밤에는 같이 있어주면 안 돼?
(아버지 장례식도 있었고, 괜찮은 척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 자는 건 그래서. 찰나에 변명을 둘러댄다)
릴마 히든:(여태껏 그런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으면서.?)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심리학 굴려볼 수 있나요)
DICE:ㅠㅠ 네
릴마 히든:
기준치: | 45/22/9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언니를 의심하다니, 나빴어요.
그는 더없이 처연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에일린 히든:(젖은 눈으로 바라본다..) 응?
릴마 히든:..................( 또 비맞았냐구... 왜 젖어있냐구..)
에일린 히든:(비맞고 버려진 강아지 눈으로.. 올려다본다... 같이 있어주지 않을거야..?)
릴마 히든:내가 지는거 알면서 이러지. (못내 끄덕인다. 에일린은 가끔 자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니까..)
에일린 히든:(속내를 알 수 없게 여전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릴마는 상냥하니까.. (함께 해줄 것처럼 구는 너를 보며 기쁜 듯이 군다) ..허튼 짓 안할게.(괜히 변명.)
릴마 히든:원랜 할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 멘트. (콕 집어 알려줌..)
에일린 히든:..(부끄러운 얼굴..) .. ..릴마가, 원한다면(발그레..)
릴마 히든:(날 밝으면 의사를 불러야지)
에일린 히든:(..힝)
릴마가 그를 허락하면 그는 기쁜 기색이 만연한 얼굴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부탁합니다.
상자를 마저 정리하고 올라온다고요.
당신은 천천히 그의 방으로 올라갑니다.
가족이 되고서도 잘 가지 않은 공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두근거림이 당신을 감쌉니다.
그의 방에 들어서면, 에일린을 닮아 정갈한 따뜻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주변을 둘러보자 [책장]과 [침대], [탁자]가 보입니다.
릴마 히든:(책장을 둘러봅니다. 책이라도 읽어주면 잘 자겠지.)
조사: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득 꽂혀있습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전체적으로 깔끔한 책장 한편,
최근에 읽던 것들인지 이리저리 두서없이 쌓아진 책들이 보입니다.
윤리와 도덕에 관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네요.
오컬트에 관련된 서적도 한두 권 보입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실수실수 ㅇ_<
릴마 도덕성 -2 결여
릴마 히든:(애들을 상대하려면 중요한 덕목이지..)(제목이나 표시된 페이지 같은 것들을 확인해봅니다.)
'인간의 교육', '아동 교육 이론' 등…, 펼쳐보아도 지식을 목적으로 한 책들 뿐이네요.
애들을 상대하려면 중요한 덕목이니까요. 공부를 빼놓지는 않는가 봅니다.
릴마 히든:(의사는.. 보류해야하는건가.. 멀쩡해보이는데.. 오컬트 책은 무슨 윤리가 적혀있길래 보는거지)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라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뭐.. 알수없는 녀석의 의중은 모르겠습니다...
릴마 히든:(난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DICE:..
릴마 히든:(탁자 살펴봅니다.)
이번 기회에... 새로 알아가는 것도.
조사:[2단] 서랍이 눈에 들어오는 탁자입니다.
꽃 없이 물만 들어있는 화병이 보입니다.
릴마 히든:(그럼 물병..)
조사:.. 물병이 보입니다.
릴마 히든:(서랍 열어봅니다.)
조사:첫 번째 서랍은 깔끔하게 비어있습니다.
릴마 히든:(다른 서랍도 열어봅니다.) 동화책도 하나쯤 구비해뒀을 법 한데..
조사:두 번째 서랍을 열자, 뒤집힌 액자 하나가 보입니다.
릴마 히든:(확인해봅니다.)(괜찮은거면 물병대신 놔둬도..)
조사:꺼내보면, 릴마의 초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괜찮으니 물병대신 둘까요?
릴마 히든:(나를 왜 엎어둔거지..?)(언제의 어떤 모습이 그려져있는지 확인해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어라?
이거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어머니의 초상화는 분명 아버지의 서재에 있었는데..
에일린의 방을 구경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상자 정리를 다 한 모양인지 에일린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는 웃다가, 곧 묘한 표정을 지으며 릴마에게 다가섭니다.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입이 바싹 마르는 것 같습니다.
열이 나는 것 같아요.
에일린과 그의 방, 단둘, 그의 입술... 숨이 닿았나요?
시야가 어지러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DICE:관찰력 판정.
..(정신력)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 결여. 3단계 진입.
당신은 선 위,
도덕과 비도덕의 사이에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욕망을 표현하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곤 합니다.
자신의 이성에 의심이 피어납니다.
가까운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이나 그 외의 시선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눈앞의 사람에게 뜻 모를 감정이 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가만히 그의 입술이 신경 쓰입니다.
에일린 히든:(가만히 네게 다가가 너를 올려다본 채 입술이 닿을듯 가까이에서 시선을 마주한다) .. 이제 방해하는 사람이 없겠네.(나즈막히 속삭이고)
릴마 히든:(..... 방해되는 것들이 문제가 아니란말이야..) 언니, .. 언니는 아니잖아. (말로는 회유하려들지만 몸은 물러나지도 않고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있기를 유지할 뿐이었다.) 아버지가 없으면 지금은 언니가 히든 그 자체야. 어떤걸로도 언니를 흠집낼 수 없게,..해야한.다고.., 그러니까....(위쪽으로 솟구치는 혈류 덕분에 시야가 아찔하게 점멸한다.)
언니라서 싫다거나, 그런게 아니야. ...... (사실 다 알잖아. 그렇게 구는건 다 알아서잖아.) 네가 엄한 곳에서 도마에 올려지는게 싫어.
에일린 히든:(내리깐 눈을 하곤 시야 안에서 너를 훑어낸다. 시선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아래에선 네 손을 맞잡는다. 네가 유지한 딱 이 거리. 제가 다가가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는 입술을 바라본다) 확신하고 싶은거야, 아니면 부정하는거야? ..릴마는 눈치가 좋잖아. 모를 리가 없는데.(한 손으로 네 뺨을 감싼 채 네 얼굴을 제게 끌어당긴다. 화끈거리는 입술이 닿은 채) 응. 네가 있으니까 내게 흠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너 밖에 없어.
(한껏 내려간 눈매로 눈을 마주한다) 우린 같은 마음일텐데. 너를 흠내고 싶지 않은건 나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끼리 비밀을 만든다고 생각할까?(아무도 모르는. 바라보는 시선이 올곧다)
릴마 히든:(아까까지만해도 칙칙하고 거칠던 얼굴에 과할만치 붉은기가 돌았다. 뜨끈한 귀, 목, 손끝.. 만져보지 않아도 알만큼 확실한 감각이었다.) 아니, 그렇지않아. .......새어나가면 히든은 고사하고 에일린이라는 사람까지도 땅 끝까지 떨어질거야. (마음을 단단히 하려는 노력과 관계없이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네가 아무리 안듣고 안본다한들 넌... 다른 사람이 필요하잖아. 친구, 이웃, 파트너.. 넌 그런거 없이 못살아. (속으로는 몇번이고 해본 말이었지만 막상 내뱉으니 얼굴 볼 자신이 없어 다시 뜬 눈은 잡힌 손에만 내리꽂았다.)
에일린 히든:그래도 네가 안그러게 해줄 거잖아. 이런 방식이 아니라도 말이야.(제 낯까지 전해질만큼 선명한 열기에 들키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움을 드러낸다. 닿았던 입술이 멀어져도 여전히 가까운 거리에서, 네 시선이 꽂힌 손을 들어 네 손등에 입을 맞춘다. 나를 거절할 거야? 속으로 네게 물으며 여상하게 웃어) .. 친구나 이웃, 파트너를 두고 사는 것보다 너와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은데.(이미 오래전에 윤리의식이라도 잃은 듯 제법 저돌적으로 군다. 뺨에 닿았던 손이 턱 끝과 목선 목걸이의 보석까지 차례로 손이 닿는다) 릴마는, 안 그래? 나랑 더한 것도 하고 싶잖아. 둘이서만 속삭일 수 있는 말이 많아.
릴마 히든:(기어이 시야에 걸리도록 입맞추는 너를 보게하는 심보가 못됐다고 생각한다. 아스라히 남아있던 이성마저 끓어오르는 기분에 결국 제게 닿아오는 유일한 한사람을 끌어당겨 입술을 포갰다. 다른 수십의 사람보다 저를 중요하다 얘기하는 그 모습이 꿈이 아니라면, 그 얇은 피부 아래의 네 맥박마저 순간으로 새기고싶었으니까. 숨, 맥박, 온도 네가 살아있다고 여기게하는 그 모든 것들을 이순간에 박아넣고 싶었다. 순간으로 영원을 살 수 있다면 지금보다 전율을 안겨다주는 순간은 두번은 없을거란 직감이 들었다. 너와 내가 혀를 얽고 숨을 섞는 이 순간부터 다시는 전과 같을 수 없을테지, 알면서, 알면서 너는..)
(아, 히든은 이런 비밀까지 숨기기 위해서 히든이었나. 대답해주세요, 대답하세요, 아버지.)
에일린 히든:(결국에는 저를 바라보며 입술을 맞물리는 너를 만족스럽게 여긴다. 넌 나를 이길 수 없잖아. 적막한 집안에서 비밀스럽게 나눈 입맞춤에 볼이 상기된다. 모두가 일찍이 잠들었을 시간에 오로지 둘만. 뭇 상상으로 여러번 돌려봤을 상황에도 긴장되어 심장이 크게 울린다. 말캉한 살덩이가 제 심장을 간질이는 기분에 몸이 움츠러들고 천천히 훑어내던 손으로 네 허리를 끌어안았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단숨에 우리의 관계가 새로 정의되는 것은 가장 자극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여러번 곱씹고 되내여 기억의 한 켠이 될 것이다. 들켜선 안될 비밀을 가진 소감이 어때. 네 입술을 가볍게 문 입이 웃는 모양새를 그린다)
..(여전히 얼굴은 가까이 한 채 끌어안은 너를 당겨 느릿한 뒷걸음질로 침대로 향하면 그자리에 풀썩 누워 너를 제 위에 앉힌다.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입술이 여러번 물리다 떼며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면) ..내가 제일 좋다고 말해 줘.
릴마 히든:너를 가장 좋아한다, 그런 말보다도 더 와닿는 이야길 해줄게. 너란 존재 하나를 위해 인륜도 천륜도 져버리고 눈 멀기를 자초한 나를 네가 책임질 수 밖에 없어. (달콤한 말보다 살갗에 짓눌리는 말을 뱉으며 그걸로라도 우리의 죄악을 명명하고, 그 무게만큼의 죄를 용서받길 바랐다.)
..무서워? 아니, 그럴리가 없겠지.. 너도 똑같은.... (공범이니까, 이미 너도 알고있을 마지막 말은 혀로 네 입안에 새겨넣었다. 그 철자가 공범이라는 철자가 아니었던가? 아, 어쩌면 연인이라고 썼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같은 말이니까)
에일린 히든:(무섭게 다가오는 네 말들 조차 달갑게 느껴진다. 그렇듯 입가에 웃음기가 서려 너를 마주해) 응, 나 때문이야. 그러니 네 죄책감도 내가 다 가져갈게. 릴마는.. 그저 나를 아껴 줘. 나를 좋아하고 예뻐해주는 것만으로 나는 모든 죄를 껴안고 갈 수 있으니까. (손 끝으로 너를 쓸어내리면 화상이라도 입듯 열이 오른다. 짓눌린 죄악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무서워하면 조금 슬펐을 것 같은데.. (아니라니 다행이네. 사랑하는 사이에 오갈 말이 아님에도 네 말에 적잖이 수긍한다. 공범이라니, 연인이라는 말보다도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분명히 오늘 밤 달의 색은 붉었을 겁니다.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꿈 없는 밤이 릴마와 에일린을 기꺼이 끌어안습니다.
.
.
...
몽롱한 의식 사이로 릴마는 실눈을 뜹니다.
차가운 공기가 아직 새벽임을 알려줍니다.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으면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에일린이 없습니다. 그는 이 한밤중에 어딜 간 걸까요?
DICE:듣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5/32/13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득 방문 너머에서 쿠당탕,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지? ...눈꺼풀이 다시 감겨옵니다.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수마를 뿌리칠 수 없습니다.
다시 수면 아래로 빠져들어 갑니다.
.
.
여전히 태양은 보이질 않고 우울감만 가중하는 빗소리가 당신의 아침을 반깁니다.
적막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 저택이 소란스럽기 그지없네요.
무슨 일이라도 난 걸까요?
불안감이 몸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릅니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적당히 따듯한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에일린 히든:(잠이 완전히 깬 듯 너를 끌어안은 채 멀거니 바라본다) ..일어났어?
귓가에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가 낯익습니다.
어젯밤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에일린, 아, 그래, 에일린과 함께 잠을...
고개를 들어보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가 있습니다.
릴마 히든:.........음..으음.. (............. 현실 도피하고 실험실에 처박히고 싶은 마음이..)
에일린 히든:안 돼.. 일어나야지, 릴마...(그치만 같이 누워서 가만히...)
릴마 히든:(밖에서 소란스러운건 어제 들은 소리랑 관련이 있는건가......산발적으로 뻗어나가는 생각이 번잡스러워 잠이 간절했다.)
.................. (왜 그랬냐고 릴마 히든....) 아...... 일어나야지. 갈게. (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음..)
에일린 히든:(토닥토닥, 이불 위로 가볍게 두드린다)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럽더라. 릴마가 곤히 자고 있어서 깨우질 못했지만... (아무것도 몰라요 표정)
릴마와 에일린의 아침 안부 인사가 끝나면,
에일린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기 시작합니다.
에일린 히든:..그래도 아침식사는 해야하니까, 나가야겠지..
릴마 히든:..........?????? (그럼 그럼 그럼 그 전에는? 옷을 챙겨 입기 전에는?... 뭘...............어쩌고있었던건데......)(천장 어디쯤으로 초점 붙박인채로) 먼저 가, 나는 방에 들러서.. 뭘 좀 챙기고.. (핑계임) 갈테니까.
에일린 히든:(그 전에는....................................)
(.............................)
같이 안 나가고...? (시무룩...) 그럼 같이 가자. (너를 일으키고) 방까지 가는건 어렵지도 않잖아.
릴마 히든:.......................... 화장실 갔다가 갈거니까.. 먼저 가. (비밀이라고 말했으면, 비밀 유지에 대한 성의를 보여..에일린..)
에일린 히든:(흠흠흠... 성의고 나발이고 자랑하고싶은거 꼭꼭 참고 있음...) 알았어...(자매끼리 한 방에서 좀 잘 수도 있지... 축 처져서 먼저 나갈 걸음을 한다) .. 늦장부리지 말구.
릴마 히든:제발....... (얼굴에 드러나는 무성의에 벌써 예언자 일보 한쪽에 실린 스캔들이 그려진다...)
에일린 히든:알아.. 알고 있어~(싀무룩해져서 먼저 나간다...)(하지만 사랑의 도피는 멋있지않아아알겠어)
에일린 히든:(방에서 나올 릴마 기다리는중 . . .)
릴마 히든:(심신 모두 복잡미묘해서 쪼금 퀭함...)
(얼마나 있다가 나가야 각자 내려온 것 같아보이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10분만에 나온다.)
채비한 후 그를 따라 방 밖으로 나서면...
하얗게 질린 사용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택을 누비며 온종일 바쁘게 보내야 할 이들이 고장 난 것처럼 중앙 홀을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그들을 따라 중앙 홀,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 괴기스럽게 사지가 뒤틀린 채로,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그녀의 머리에서부터 붉은 피가 흥건합니다.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 알들이 피바다 속에 점점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장미 다발 같다고...
당신은 멍하니 생각합니다. SAN 1/1D4+1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4+1
()
+14
5
릴마 이성 -5 감소
릴마 히든:.... 왜..? 왜 갑자기.. 왜?
DICE:일시적 광기 롤 굴려주세요(ㅠ)
릴마 히든:... 뭐해. 당장 .. 의사를 불러야할거아니야?
폭력: |
분노에 휩싸여 자제심을 완전히 잃고 1D10 라운드 동안 주변의 적과 아군 모두에게 폭력과 파괴를 가합니다. |
For 10 rounds. |
...
당신보다 먼저 앞서나온 에일린이 손을 뻗어 당신의 시야를 가립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사용인을 닦달하는 목소리가 퍽 흔들립니다.
에일린 히든:.. 릴마, ..괜, 괜찮아? (당황하는 목소리가 묻어나고 가린 시야너머로 목소리가 울린다)
릴마 히든:손 치워. 이럴 시간이 있으면 당장 의사를 부르라고!!! 이걸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어!? 다 미친거야?
상황 판단이 안돼? 이게 ... 이게......... 이렇게 될 때까지 다들 뭐했지? (사용인들을 향해 비난의 눈초릴 보내며 소리친다.)
에일린의 손을 뿌리치고 어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시야에 담습니다.
충격이 다소 가시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머니는 계단에서 구른 모양입니다.
누군가 밀치기라도 한 걸까요?
그녀 주변에 퍼진 붉은 피 중 몇 방울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듯 길게 퍼져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자 속에서 왈칵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던 에일린은 억지로 당신을 돌려세워 방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합니다.
그의 손길을 반항하면서도 이끌리던 그때, 무언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의 신발 앞창에 거뭇한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액체가 튄 것마냥... 그리고 그것을 밟은 것마냥...
에일린 히든:..릴마, 우선 의사를 부를테니까. 사용인들에겐 내가 잘 말해볼게.(너를 이끌라는 듯 사용인에게 눈치를 준다) 조금, 진정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릴마 히든:뭘 어떻게 잘 말할건데... 지금.... 뭘.....! (턱턱 막히는 숨에 문장 하나 조차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에일린 히든:(흥분한 듯한 모습에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무겁게 사용인에게 명령을 내린다)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게 도우세요.
사용인에게 이끌려 당신의 방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머릿속에서 붉은 것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검은 커튼과 검은 사용인의 제복...
사방이 우중충한 가운데 뇌 속의 것만 온 세상의 붉음을 가진 듯 더 빨갛게 일렁입니다.
근처의 무엇이라도 붙잡고 속을 비워내고 싶어요.
사용인은 당신에게 괜찮으냐 물으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냅니다.
DICE:지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당신은 어젯밤 들었던 큰 소리를 떠올립니다.
혹시, 어머니가 계단에서 구르던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그 순간에 자신은 에일린와...
...그러고보니, 에일린이 그때 당신의 곁에 있었던가요?
당신은 충동적으로 서재에 가기로 합니다.
사용인은 침실로 돌아가 한숨 푹 자는 것을 권하지만,
당신의 강건한 자세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서재까지 안내해줍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 이후,
이번에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고 당신은 서재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
무겁고 눅진한 향이 온 저택을 휘감는 와중에
서재만은 예의 아릴 듯이 달짝지근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재의 붉은 벽지를 쳐다보자
향기에 진정되었던 토기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아 당신은 황급히 시선을 돌립니다.
높은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금 촛대도, 위압적으로 방을 채운 책장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자 그제야 온몸을 경직시키던 긴장감이 옅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릴마가 조금 진정하면, 그의 시야에 붉은 사과 조형물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어제보다 더 위협적으로 붉게 반짝입니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이브처럼,
저것을 본 후로 당신 속의 무언가가 망가지기 시작했단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도덕성 -2결여. 3단계 진입.
당신은 선 위,
도덕과 비도덕의 사이에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욕망을 표현하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곤 합니다.
자신의 이성에 의심이 피어납니다.
가까운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이나 그 외의 시선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눈앞에 있던 사람에게 뜻 모를 감정이 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그의 입술이 괜시리 신경 쓰입니다.
DICE:..
당신은 선을 넘었습니다.
아직은 죄책감이 당신의 양심을 콕콕 찌르고 있지만요.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합니다.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해집니다.
1할의 이성과 9할의 욕망이 당신이란 인간을 구성하는 것 같아요.
비도덕에 점점 무감각해지고,
당신의 그 이에게 명백한 성애적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예민해진 당신의 주위엔 [탁자]와 [책장], [액자]가 존재합니다.
릴마 히든:....(사과 조형물을 들어다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연달아서 생길 수가 있는거지.?
조형물의 사과는 쓰레기통에 처박혔음에도,
티끌 하나 없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향을 내뿜습니다.
릴마 히든:불행을 주려거든 한 사람이 감당할 몫을 주고, 그게 아니라면 하다못해.. 하다못해 기간이라도 두었어야지. 이게 무슨 짓이냐고....... (조형물을 던져넣은 쓰레기통도 발로 차버리곤 되는대로 몸을 움직였다.) 거지같아. 거지같아......
차라리 사용인의 말대로 침실로 돌아갈 걸 그랬습니다.
잠시라도 휴식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릴마 히든:.... 언니도 이상해.. .... 집안의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야. ... 왜 이렇게 된거지? 왜..? (자신을 포함하는 말을 하곤 한참을 우중충한 날씨에 감각을 묻어버린 채 시간을 보낸다.)
....... 이상할 정도로 재앙이 겹치는건.. 이유가 있어서... ... 하... (또 쿠션 하나를 조져놓고는 겨우 일어나 책장을 살핀다.) 이유가 있을거야. 이유가.... 이유.... 이유.
어쩌면 이유를 찾으러 아버지의 서재로 돌아왔는지도 몰라요.
터져버린 쿠션이 소파 위에서 나뒹굽니다.
조사:문학부터 과학, 예술, 경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습니다.
금박, 은박,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이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책등이 노랗게 삭은 고서들도 보입니다.
DICE:관찰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70/35/14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누가 읽고 다시 꽂지 않은 건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칸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윤리와 도덕에 관련된 도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결여.
릴마 히든:...... 무슨 말이 하고싶은데요.. (얼굴을 한번 쓸어내리고는 가는 눈으로 책 제목을 훑다가 하나를 꺼내든다.) 하고싶으신 말이 있으면, 누구라도 살아서.. 들리는 말로 해주시면 안되는거였나요.
책을 펼치자, 평범한 도덕서적 입니다.
진정하며 한 문장 한 문장씩 읽어내려가면 마모된 도덕성에 가책을 느낍니다.
DICE:정신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60/30/1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 결여. 5단계 진입.
이성은 이미 욕망에 잠식당한 지 오래입니다.
세간의 시선 따위 알 바 없습니다.
욕을 하고 돌을 던져도 당신이 만족하면 그만 아닐까요?
한 번뿐인 인생, 본능에 충실하면 그만이겠죠.
머릿속을 휘젓는 그 이와 지금 당장에라도 입을 맞추고 몸을 섞고 싶습니다.
이 감정이 사랑일까요?
아뇨. 사랑보다 깊은 것, 존재에 대한 욕망입니다.
릴마 히든:더러워... (매번 생각하던 인간 미만, 사회성 결여와 뭐가 다르지? 하지만... 하지만.. )(이성이 감정을 따라잡지 못하고 억누르지 못하는 것이 낯설었다. 이 자리에 에일린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를 원하는 것 이상으로 이 엉망진창의 감정으로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으니까.)
(다시 소파로 되돌아가 치미는 구토감을 참아냈다. 빗소리가 거세졌다 잦아들기를 두어번 반복하고나서야 겨우,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겨 또 다른 상실감이 찾아오기 전에 서재를 모두 눈에 담기로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내게 부끄럽지 않은 자신일 때, 이 때 모든걸 납득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만 했다.)
(천천히, 느리지만 중간에 멈추지 않을거란 생각으로 탁자에서 단서를 찾아본다. 그럼에도.. 분명히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마음에 손은 떨려왔다.)
조사: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릴마 히든:(이전에 서류가 있던 마지막 칸을 열어본다.)
조사:3번째 서랍에서는 파기된 이면지들 아래로 갈색 [서류봉투] 하나가 보입니다.
서류봉투를 꺼내보면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릴마 히든:... (서재 문 잠그고 돌아와서 서류봉투 꺼내본다.)
조사:밀랍으로 봉인되에 손으로는 봉투구를 뜯을 수가 없습니다.
어딘가에 레터 나이프가 있었는데 말이죠.
릴마 히든:(찢으면 그만 아닌가? 서류도 반 찢기면 그런대로 맞춰서 보면 된다. 룬문자도 읽는데 그정도는.)
OK.
조사:이전에도 읽을 기회가 있었으나 에일린의 난입으로 읽지 못했던 것이죠.
그가 영영 치워버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속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면, 그 위에는 에일린의 필체로 짤막한 한마디가 적혀있습니다.
문서:아버지를 좀 치워줘야겠어. 이왕이면... 사고사, 시신도 남지 않는 쪽으로. 비용은 아끼지 않겠다.
조사:그 아래에 간결한 답신이 보입니다. 심부름은 잘 끝냈습니다. SAN 0/1D2
릴마 히든:
기준치: | 55/27/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1
1
릴마 이성 -1 감소
릴마 히든:...미쳤구나..
미친거지.. 그래.. 너도, 나도.
(확인이 끝난 문서를 읽지 못하게 갈기갈기 찢어 사과 조형물 위에 흩뿌려놓는다.)
파쇄된 문서가 쓰레기통 안의 사과 조형물 위로 흩뿌려집니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대체 에일린은 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당신에게 다정하던 그를 생각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듭니다.
서재를 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
.
아버지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밤을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방은 집무실 대용으로 쓰이기 일쑤라며 사용인들이 소곤대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 저택에 온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보단 불안감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의 방은 아버지의 성정을 닮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용인들도 부고 이후 들어오지 않은 듯 아직 방안에는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보니 에일린이 이 방의 물품을 정리한다며 상자를 가득 가져갔었죠.
방 한편의 책장 사이사이 공간이 보이는군요.
탁자 위로는 쌓아진 상자 더미도 보입니다.
일전 응접실의 것보다 그 양이 적어보는 것이,
아마 필요한 것들만 이쪽으로 옮겨둔 것 같아요.
상자 더미 속에 유독 눈에 띄는 [하얀 상자]와 [붉은 상자], 그리고 [검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책상 옆의 자그마한 [금고]도 보이네요.
릴마 히든:그냥 이대로.. 이대로 평생 놔둬도...... (부질없는 말을 읊조려보다가 상자들을 발견하곤 별 의미없이 하얀 상자를 열어본다. 뻔하겠지, 생전 쓰던 물건. 선물받았는데 그대로 방치된 것들. 그런 것..)
조사:광택이 도는 하얀 상자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후원 명세서, 라고 적힌 서류뭉치가 보입니다.
문서:친애하는 히든각하, 귀하의 후원으로 성 멜튼 고아원 아이들의 삶이 더욱 윤택해졌음을 알려드립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후원하던 고아원에서 온 후원금 사용 보고서인 모양입니다.
그가 평소에도 선행을 자주 함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퍽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릴마가 다른 서류를 찾아보면 그 사이로 짤막한 [편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릴마 히든:(발치로 떨어진 편지를 주워 살펴본다.)
문서:아, 그리고 이번에 일손이 부족하단 소식 들었습니다. 필요한 아이는 몇 명입니까?
일전에 보낸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공사다망하신 와중에 죄송하지만, 아이들의 안부 소식을 한 줄이나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저택의 일손이 부족하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자면 분명 한두 명 데려간 것이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이 저택에서 아이의 흔적이라곤 머리칼 한 올도 보지 못했습니다.
릴마 히든:(편지 또한 아버지 이름 앞으로 온게 맞는지 확인해본다.)
조사:친애하는 히든 각하. 누가봐도 아버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릴마 히든:... 에일린이 아니잖아. (이쯤되니 에일린이 모든 짓을 꾸몄다고 확신하고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건..)
(옆에 있는 붉은 상자도 열어본다.)
조사:짙은 적색의 종이상자입니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이 단조로운 흑백 그림이 그려진 엽서로군요.
릴마가 엽서를 주워 읽어보면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서:친애하는 사제님. 선물해주신 조형물은 잘 받았습니다.
그 귀한 것을 제가 받아도 될지… 향이 아주 좋더군요.
서재에 둘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문서:친애하는 사제님, 그러고 보니 신도 중 @#$ 백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그자는 교단을 이용하기만 할 천하의 후레자식입니다. 차라리 제가 더...
문서:사제님, 제 이성이 이리도 얄팍하던가요.
하루빨리 그분의 은총을 얻고 싶습니다.
부디, 제발, 사제님... 제게 구원을 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저는....
문서: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형제님. 교주께서 당신의 신심을 인정하셨습니다.
마지막 제물만 있다면 이제 당신도 영원의 소유자가 되는 겁니다.
걱정 말고 공물을 준비해주십시오. 세 명이면 충분합니다.
제 자식들과 아내면 충분하겠군요.
문서:제 자식들과 아내면 충분하겠군요.
이게 무슨 말이죠?
직접 눈으로 읽었음에도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질 않습니다. SAN 1/1D2
릴마 히든:
기준치: | 54/27/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릴마 이성 -1 감소
릴마 히든:제물. 하, 기가 차는군... 개판이잖아........
(뭐하는데서 온건진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내가 슬퍼할 이유는 없다는거겠지. 에일린은 이걸 알았나?)
알았을까요?
릴마 히든:(충격으로 무뎌지는 감각에 주먹을 쥐었다펴보곤 검은 상자에도 손을 댔다. 더이상 모르는게 있는 것도.. 웃기지.)
조사:흑단으로 짜인 상자입니다.
별다른 장식이 없던 다른 상자들과 달리 이것은 유달리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되어 있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뜻밖에도 에일린과 아버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초상화가 들어있습니다.
초상화 아래로는 부자간의 격식 없는 편지 여러 장도 발견됩니다.
추억이 가득 담긴 물품들 사이로 한껏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문서:이 자는 더는 내 아버지가 아니다. 사교와 결탁이라니. 가족이 아닌 죄인은 죽음만이 답이다.
릴마 히든:(초상화를 들어 잠시 두사람을 바라보다가 엎어둔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건 오로지 내 착각이었구나.
.... 그래, 이 촌극에 희생 당하는건 히든으로 끝내면 족하지.. (들이닥치는 혼란과 충격에 정리하길 포기하고 그저 사실을 알아두기만 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었고 어떤 얘기가 오가다가 이런 결말이 되었는지는 생각치않기로했다.) 애들 얘긴.. (금고를 살펴봅니다.)
조사:무릎 조금 아래까지 오는 작은 금고입니다.
금고는 단단히 잠겨져 있습니다.
DICE:근력 판정.
릴마 히든:
기준치: | 50/25/10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변의 의자를 들어 금고를 힘껏 내리쳤습니다.
이거, 불량품이었던 걸까요?
거짓말처럼 금고의 문이 미끄러지듯 열립니다.
릴마 히든:(기분같아선 좀 더 패도 좋을 것 같지만 소란스러워지면 누가 올지 모르므로 내려두고 금고 안을 살핀다.)
문은 잠궜던가요?
열린 금고 속에는 가죽 핸드가 인상적인 리볼버 한 정이 들어있습니다.
총알은 딱 하나, 장전되어 있군요.
릴마가 총을 꺼내 손에 쥐면,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에일린 히든:...내가 들어가 있으라고 한 방이 아버지의 방이었던가?
온 몸의 털이 바짝 서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에일린이 무감한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릴마 히든:..난 언니가 가르치는 애가 아닌걸.
에일린 히든:...(느릿한 시선으로 구겨진 금고, 네 손에 들린 걸 바라보다가) 그거는?
릴마 히든:(미간을 조금 구긴채 너를 내려다봤다.) 너무 구속하려고 들지마. 유품정돈 내가 만져볼 수 있는거잖아.
에일린 히든:...(다시끔 눈매가 유순해지면 문지방을 넘어 안으로 들어와 가까이 다가간다) .. 어머니 일로 정신 없을텐데, 쉬지않고 왜 여기있나 싶어서 그랬지.(자신이 알던 방과 좀 더 흐트러진 내부를 둘러보면) 그냥 만지기만 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릴마 히든:그렇게 만든게 누군데 이렇게 날 배려하는 가식을 떨어. 숨기려면 더 철저했어야지. 그딴 서류 남기지도 말았어야지. (손에 잡히는 차가운 금속질감의 무게감이 온 몸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이걸로 무얼 하시려고 남겼나요. 그리고 왜 내 손에 들어오게 만들었나요.)
에일린 히든:(둘러보던 시선이 다시 네게 닿아 미미하게 흔들리다 곧게 마주한다. 리볼버를 쥔 손을 맞잡고는) 방해되잖아.. 너랑 같이 있는 시간에.(전 날 열기를 머금은 채 나눈 말마디사이로 제 부모가 들어와 씻겨내린 기억을 떠올리고 표정이 굳는다) 릴마도.. 같은 생각 아니었어..?
릴마 히든:너랑 내가 나가면 그만인 일이었어. 이렇게 거지같은 꼴로 만신창이가 될 필요는 없었어!! 네가 생각하는 최선은 이런거였나? 내가 사랑한 너는.... 이정도의 사람이었나..? (무게중심을 잃고 잠시 휘청이면서도 손에 쥔 리볼버에는 조금도 힘을 빼지 않았다.)
에일린 히든:(총을 내려놓으려 마주잡은 손에 힘을 준다. 아버지가 가족을 해치려 마련해두었을 물건을 네 손에 쥐어주기 싫어서) .. 그런 아버지는 우리를 팔아넘기려고 했어. 그것도 제 영생을 위해서. 고아원의 아이를 사교에 희생시킨 것도 모잘라 자기 가족을 희생하려 했어.그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정말 우리가 나가면 그만이야?(반듯한 얼굴에 금이 간다) 어떻게 그래..(쥐고 있던 손에 힘이 받쳐 파르르 떨린다)
릴마 히든:이제와서 제정신인척 하지마, 역겨우니까. 이유는 그런게 아니잖아. 아까 네가 말한게 전부잖아. 이제와서 알량한 도덕심을 내세우려고 하지마. 나에게 이해받고 싶어하지마. 어차피 우리 둘 다, 아니 히든이라는 이름 아래 있는 모두가 절망에 속해있어. (..아직까지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 나오지 않고, 너를 이해하고싶어하는 이 마음은 재앙이겠고.)
에일린 히든:믿어 줘, 릴마.. 어머니는 몰라도 아버지는 분명,(이제와서는 무너진 도덕심에 어떻게든 상관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너와 이러려던게 아니었는데. 머리가 지끈거린다. 쥐지 않은 손으로 눈가를 부비고) 절망해도 좋아, 내 곁에 있어 줄거라고 믿어.(손을 뻗어 네 뺨을 감싸 제게로 끌어온다) 한 번만 이해해줘, .. ..나를 사랑하잖아.
당신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눈앞의 사람은 당신의 형제이기 이전에 부모의 살인자.
하지만 살인자 이전에 당신의 형제.
당신이 선택할 길은 많습니다.
릴마 히든:그래, 널 사랑해. 그러니까.. 이제 우리 떨어지자. (저를 감싸오는 손을 쳐내고 천천히, 네가 달려들지 않을만큼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이 욕망이 우릴 더이상 망치지 않게. 내가 사랑하는 네가, 네가 사랑하는 내가 더 조악해지지 않게.
내가 가는 길을 따라오지 말아줘. 내가 없는 이 곳에서, 네가 없는 그 곳에서 우리 만나지 말자.
그렇게.. 우리 속죄하자.
(리볼버의 총구를 제게로 겨눠 너에게 이별같은 사랑을 말했다. 우리 그렇게 멀리서 사랑하자고.)
♥
♥
♥♥♥
그에게 죄를 물을 용기도 그를 포용할 용기도 당신에겐 없습니다.
당신이 선택할 길은 무엇이 있을까요?
잡은 총을 내려다보다 관자놀이에 겨눕니다.
평화롭던 들판에 불이 붙고 양 떼는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이 온몸을 지배합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감쌉니다.
에일린 히든:...지금 뭐하는...
그 행동을 지켜보던 에일린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집니다.
그는 분노한 것 같다가도-
어딘가 처량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
그가 손을 뻗어 당신에게서 총을 강탈합니다.
그 배려라곤 없는 거친 움직임에 얼굴을 찌푸렸다가도,
그의 울음이 섞인 음성에 무의식적으로 당신은 그의 표정을 살핍니다.
에일린 히든:...날, 버리려고... 나만 두고 가버리려고?
그는 음성과 달리 건조한 안색으로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속절없이 그의 품에 안깁니다.
에일린 히든:... 미안하지만 내가 릴마에게 준 선택지에 도망친다는 건 없어.
(현명하지 못한 릴마. 그리 속으로 생각하다) 준 기회도 알아서 걷어찼으니, 남은 건 내 곁에 있는 것밖에 없겠네.
빼앗은 총을 든 채 문 밖을 나서 사용인에게 이릅니다.
저택의 문을 닫고, 밖으로 통하는 입구를 모두 봉하라고.
그리고는 당신을 모습을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훑어보고 당신을 다시 품에 끌어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요?
치죄도 용서도 없는 곳에는 죄만이 가득합니다.
이 죄의 기원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당신은 질식할 것 같은 공기 속에서 결국 눈을 감습니다.
END 03. 기원에게 묻습니다.
에일린 생존, 릴마 생존
릴마는 2개월 간 저택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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