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에 추를 매단 듯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며 혼몽하여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눈을 뜬 당의 시선 끝에 하늘하늘한 휘장이 보입니다. 하얀색의 불투명한 휘장에는 금사로 회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12자 자개장, 승천하는 용이 그려진 청화백자, 은은하게 풍겨오는 용연향까지. 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없는 이곳은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초련과는 분명히 연이 없는 곳일 터인데.
아니, 그 모든 것들이 귀하지 않더라도 탐사자의 세계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들입니다. 분명히 초련은 죽었으니까요.
무거운 머리로 이곳이 사후세계인가 더듬어보고 있자니 휘장 너머 자그마한 인기척들이 느껴집니다. 고요한 방 안에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울리는 당당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초련을 향해옵니다. 금사와 은사로 섬세한 수가 놓인 소매 끝의 손이 휘장을 걷고, 초련을 내려다보는 이는.
“드디어, 돌아왔구나.”
당신의 기억 속 모습보다 훌쩍 자라버린, 황궁의 모두에게서 잊혀졌던 황자가 황제의 관을 쓰고 서 있습니다.
DICE:시작하기 전에 : 화양은 갓 즉위한 황제이나 강력한 황권을 지닌 폭군으로 초련을 향한 진하게 병든 사랑, 집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련은 과거에 적어도 한 번 어렸던 황태자 화양을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황궁에서 화양을 다시 한 번 마주합니다.
백모란 (GM):제가 안내하려던게 이부분이라.. 소꿉친구가 무난하면 그렇게 가두 되구욧!
-:어렸을떄 소꿉친구였다가 모종의 이유로 죽어서 눈떴더니 성장한 화양을 다시 만난걸로 괜찬을까요
초련:아니, 그리 두려워 할 것은 없단다. 고개를 들렴. 아무짓도 안할테니. (그러고는 쪽지를 받고) 이건?
시녀:(벌벌 떨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송,송구합니다, 귀인..(이내 고개를 꾸벅 숙인 채 허겁지겁 침상을 정리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침소를 나간다)
시녀에게 추궁해서 받아낸 쪽지에는 우아하고 고상한 필체로 글자가 적혀있습니다.
길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으니 궁에도 봄이 왔음을 알았소.
서천궁에 귀인이 들어 황상의 마음을 어루만지니 어찌 큰 복이 아니겠소.
자안궁 옆 산책로에는 햇빛이 들지 않아 꽃이 피지 않았으니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오.
자안궁이라 함은 태황태후가 머무르는 궁을 이르는 말입니다.
초련은 태황태후가 자신에게 은밀히 만남을 요청할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이것을 황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궁 자체는 철통같이 지키지 않더라도 초련만은 한눈팔 틈 없이 호위하는 통에
궁을 몰래 빠져나가기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화양에게 직접 외출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화양:..(이내 굳게 닫힌 문을 열고 침전으로 들어온다) ? 아직까지 잠들지 않았구나.(가까이 다가와 이부자리에 걸터앉는다)
초련:... (쪽지를 품안에 숨기고는) 마침 자려고 했던 참이란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 와주었네.
화양:(눈썹이 가볍게 들썩이면) 당연하지, 그대는 이 서천궁의 귀인이니, 궁의 주인인 내가 귀인을 맞이하지 않으면 어느 누가 그대를 맞이할 수 있지?(기묘한 눈빛으로 너를 바라보며 가볍게 머리를 쓸어내린다)
초련:... ...어찌 나에게 이리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는거니? 물론 그저 황송 할 따름이지만 내겐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단다.
화양:(쓸어내리던 손이 이불자락에 닿는다. 가만히 너를 바라보고있으면) 그대는.. (머뭇거리길 입이 달싹이고) 나의 귀인이니까.(너를 끌어 침상에 앉히고 마주하면 굳은 시선이 닿는다) ..혹시 불편한 점이 있었다거나.
초련:(고개를 젓고)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이 모든게 갑작스러워서 의문이 들었을 뿐이란다. 절대 불편 하거나 그런건 아니니.. (슬쩍 이불 속으로 들어가선) 이제 잠을 청해도 괜찮을까?
화양:..(조용히 입을 다문 채 덮은 이불을 바르게 정리한다) 없다면 다행이니라. 꼭 몸이 아프면 태감에게 말하고, 가까이에 있는 시녀라도 좋으니.. 절대 숨겨서는 아니된다.(손을 들어 네 앞머리를 쓸어 가볍게 입을 맞춘다) 그리고 감히 내가 보고싶으면 기꺼이 찾아와도 좋고.
초련:(이불을 목까지 덮어 얼굴만 빼꼼 내민채로 너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꼭 그럴테니까.
화양:(혹시 초련은.. 귀여운 인간이라 귀인인걸까..?)
초련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그 옆에 여전히 화양이 남아있음이 느껴집니다.
이불 위를 토닥이는 손, 감았음에도 마주하는 것 같은 눈..
..
잠에서 깨어나면 화양은 자리를 비우고, 침전에는 은은한 향이 감돕니다.
그러고보니, 자안궁에서 초련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죠.
초련:(화양이 자리를 비운걸 깨닫곤 품에서 쪽지를 꺼낸다) ...그래도 굳이 이걸 보내 왔으니 가보기는 해야겠지. 준비 할 시간은 없으니 이런 차림으로 밖에 못가겠지만. (주변을 살펴보며 조용히 궁을 빠져나가 자안궁으로 갑니다.)
서천궁을 나가 자안궁 산책로로 향하면,
초련을 훑어보는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어느 사람도 초련에게 아는 척을 하거나 말을 걸어오지는 않지만,
찌를 듯한 시선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초련이 어느 정도 멀어지면 저들끼리 뭉쳐 작은 목소리로 소곤대는 것도 굳이 숨기지 않습니다.
화양:숨기려고 해도 알 수 있는게 이 자리니.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가까이 다가와서는) .. 우리가 꽤 오랜만인데도, 기꺼워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될 뿐이야.
초련:... 물론, 오랜만이지만. ...네가 나의 죽음에 이렇게까지 슬퍼할거란 생각은 할줄 몰랐어. 나에게 이렇게까지 대해주는 이유가 무엇이니?
화양:..내가 어찌 그대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내가 어떤 과거를 보냈는지 알잖아.(가까운 거리에서 고개를 들어 더욱 깊게 마주한다) 이곳에 오르기 전까지, 나를 친애하며 바라봐준 것은 그대 밖에 없는데.(침묵간에 시선을 오가다 손을 들어 너와 저 사이의 간극을 좁힌다)
초련:... 너는 충분히 그 자리까지에 올라 섰음에도 고작 평민이었던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구나.... ....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이 모든 상황이. 애초에 내가 다시 살게 된 것 부터 믿기 힘드니까. 적응의 시간이 필요 한 것 같아서..
화양:(좁히던 찰나에 네 물음에 멈춰서는, 코 앞에 닿는 네 눈동자를 빤히 바라본다) ..은혜를 아는 것이 황제로서의 덕목 중 하나여야지.(본디 선왕과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미묘하게 둘 사이에 그어진 선이 불편한듯 겨우 네게서 멀어진다) .. 그래, 얼른 황궁에서의 생활에 적응했으면 좋겠구나.
오롯하게 초련을 바라보는 화양의 시선에,
그 맹목적인 눈빛에.
견고하게 만들어졌던 평화에 금이 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
.
시간이 지나 태황태후가 초련에게 사찰로의 동행을 청했던 날이 되었습니다.
떠나는 초련에게 화양은 호위 여럿과 시종, 시녀, 태의까지 붙이며 배웅해주었습니다.
천제께 자신의 몫까지 감사인사를 잘 올리고 늦지 않게 돌아오라는 말과 몸조심하라는 인사도 함께합니다.
태황태후와는 다른 마차를 타고 이동하여
사찰이 있는 산 입구에 도착해서야 태황태후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태황태후:길이 그리 험하지 않은데다가 이 산의 정기가 맑기로 유명하니, 마차나 가마를 타는 것보다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귀인의 생각은 어떻소?
초련:저도 그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 했어요. 이 곳으로 오면서 정말로 좋은 경치라고 생각 했으니까요. 기왕 이곳에 온 거 천천히 두눈으로 담아두고 싶네요.
태황태후의 말에 응하고, 둘은 산 중턱에 있는 사찰까지 걸어서 올라갑니다.
태황태후:..그래, 이 곳의 경치가 참으로 좋다네. 이런 곳에 사찰을 들였으니, 천제께서도 마음을 귀히 여겨 이 나라를 돌봐주고 계신게 아니던가.(천천히 걸음을 옮기었다)
그나저나..(고개는 돌리지 않은 채 앞을 향해선) 황제께서 귀인을 애정하는 것은 궁 안에서 모르지 않을 사람이 없을 터인데, 만남이 그리 특별했던가 보오.
초련:특별 했을까.. 어릴 적 만난 연이 있었죠. 물론 저도 그때는 즐거웠지만 황제께서는 그 인연을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그 이후로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내가 죽었을때도 황제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태황태후:..어릴 적이라. 황제의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지는 못해 아쉽구려.(생각에 잠긴 눈으로 몇 발자국 앞서나간다)
그러고보니, 황제의 친모인 재인은 기억하고 있지. 미모가 빼어나 총애를 받았지만, 회임한 이후로는 황제에게 버려졌다고 알려졌었지. 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회임이 목적으로 보였어.어렸던 황제도 후계자로 주목받지 못했으니.
황자시절의 황제는 재인의 궁에서만 사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귀인을 만나 이리 강성한가 봅니다. 원래 저마다 특별히 품는 인연이 있는 법 아니겠소.
초련: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저 역시 그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났으니 귀한 인연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평민중에 저에게 남다른 감정을 보이시니.. 이걸 행운이라 봐야할지 아직 모르겠네요.
태황태후:..세상에 헛되게 지나가는 인연은 없지. 귀인이 너무 염려하시어 황상이 기울까 걱정이네만. 분명히 인이 있으면, 율이 따라오는 법이지. 귀인이 살아 돌아온 것도 분명 그런걸게야.
그리고..(마지못해 머뭇거리는 어조가 스친다) 귀인의 가족들이 모두 실종되거나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네.(겨우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초련을 살피는 듯) ..하루아침에 죽은 것이 아니라, 하나씩 죽고 사라져 지금에 이르렀다더군.
초련:...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이미 한번 죽은 몸. 이곳이 사후세계라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으니 가족에 대한 큰 미련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일생을 살다 간게 아닐까요. 물론 안전하게 일생을 살다 갔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곰곰 생각하닥) 그 바람까지 기원하며 이곳에 기도를 올려도 괜찮을까요.
태황태후:(네 안위를 살피듯 훑어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리고 산길을 오른다) 꼭 죽은 사람처럼 말하는구려. 그대는 분명 황상께서 기도하여 천제가 내려준 귀인이니 그 바람까지 기도를 올린다면 들어주실지도 모르지.
사찰에 도착하면 태황태후의 방문을 미리 전해 들은 승려들이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그들은 태황태후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환영하지만
어쩐지 초련은 들어갈 수 없게 막습니다.
태황태후:어찌 황상의 귀인을 이리 대할 수 있단 말인가!
태황태후와 승려들이 입씨름하고 있자 사찰 안에서 노 선사가 걸어나와 태황태후와 대화를 나눕니다.
DICE:듣기 판정.
초련:
듣기
기준치:
85/42/17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노 선사가 온화한 얼굴이나 단호한 말투로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 어찌하여 부처님의 앞에 추악하고 지저분한 영혼을 세우려 하십니까?
삿된 것이 부처님 앞마당을 돌아다니게 하는 것도 죄요, 이끌어오는 것도 죄입니다.
초련에게 명백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짧은 대화 끝에 태황태후가 피곤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초련에게 다가옵니다.
태황태후:미안하네, 귀인. 하늘 아래에서 불경스럽고 황상께 불충한 말이나…
자네의 귀환을 삿된 주술과 엮어서 생각하는 무리가 없지 않네.
나와 함께 왔으니 이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본 사찰에서도 귀인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야.
태황태후:(곤란한 표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오늘은 날이 좋아 기도를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일세.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몰랐네.
초련과 태황태후는 다시 궁으로 돌아가고자 산에서 내려갑니다.
궁인들이 앞서 내려가며 길을 살피고 태황태후와 초련은 조심조심 산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태황태후는 어두운 표정으로 연신 한숨을 내쉬며 초련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해 미안하다는 말을 합니다.
태황태후:..귀인에게는 미안하지만 늙은이의 부탁이 하나 있네.
초련:부탁.. 말입니까?
태황태후:이 사찰은 내가 처녀 적부터 자주 찾았던 곳인지라 의미가 있는 곳일세.
오늘의 일이 황상께 알려지지 않을 리 없으니, 황상께서는 진노하시겠지.
이 늙은이야 타박을 듣는 것이 괜찮으나, 이 사찰에만은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네.
귀인에게 무례를 저질렀지만 황상께 잘 말씀 드려 화를 면해줄 수 있겠는가?
태황태후는 황제가 능히 사찰에 불을 지르고 승려들을 죽여 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련이 그것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도 믿습니다.
초련:이곳의 분위기는 편안해서 좋은 장소라고 생각 듭니다. 저 역시 이곳에 기도를 올리지 못했더라도 이곳에 피해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여전 합니다.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저 나름대로 노력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황태후:..(초련의 말에 안심한 표정이 드러난다) 달리 찾아와 귀인의 몫까지 기도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군. 깊이 마음을 써주어서 고맙네. 내 고작 다 늙은 뒷방신세지만 돕는데까지 귀인을 돕겠네.
그때, 뒤에서 자갈이 튀는 듯한 맹렬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부정한 것이 하늘 아래를 활보하다니, 수치를 알아라!
큰 외침과 함께 초련의 등이 밀쳐집니다.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에 초련은 균형을 잃고 산길 아래로 굴러떨어집니다.
초련 체력 -1
뒤집힌 시야에 놀란 표정을 짓는 태황태후와
방금 전 사찰에서 언뜻 본 듯한 젊은 승려가 씩씩대고 서 있는 모습이 스쳐 지나갑니다.
DICE:행운 판정.
초련: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제법 큰 돌부리에 튕겨져 몇 바퀴 더 구르고 흙자갈에 쓸린 상처가 남습니다.
초련 체력 -1(...)
겨우 멈춰 섰으나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이 욱신거립니다.
배꼽 주변에서 무언가 요동치는 듯하더니 내장 안쪽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마치 심장이 그곳에 있는 듯 빠르게 맥박치는 것이 느껴집니다.
호위가 초련의 주변을 둘러싸고 시종들이 급히 물수건을 찾으며
태의가 달려와 혼비백산한 얼굴로 맥을 짚습니다.
사람의 벽 너머로 증오하는 듯한 눈빛으로 초련을 쏘아보는 승려의 얼굴이 언뜻 보입니다.
초련의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안 태의가 천만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현 태감:다행히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상한 곳은 없습니다.
복중 아기씨도 조금 놀라셨을 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아뢰옵니다.
복중 아기씨?
아기씨라니, 복중 아기씨라니.
그러면 자신이 지금 회임한 상태라는 뜻인가요? SAN 1D3/1D4
초련: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3
초련 이성 -3 감소
모두 숨을 죽이고 초련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던 터라 태의의 말을 듣지 못한 이는 없습니다.
태황태후조차 사색이 되어 놀란 표정으로 초련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호위에게 구속당한 승려가 기가 찬다는 듯이 하늘을 보고 웃습니다.
12:려“ 12년 전 죽은 자가 살아 돌아와 회임을 하였다니! 이보다 더 불경스러운 일이 있는가! 부정한 자들은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승려: 12년 전 죽은 자가 살아 돌아와 회임을 하였다니! 이보다 더 불경스러운 일이 있는가! 부정한 자들은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분노가 극에 달하여 광기에 이른 듯 고래고래 외치던 승려는
호위들에게 입을 막혀 어디론가 끌려갑니다.
태황태후는 초련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입단속을 시킨 후 서둘러 환궁합니다.
궁에 도착하기 직전 태황태후의 마차가 초련의 마차 옆으로 다가옵니다.
열린 창문 너머의 태황태후의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 없고 마치 귀신을 보는 듯 굳은 안색입니다.
태황태후:황상께서 귀인의 몸에 생긴 이변을 모르고 계실리가 없습니다.
이 늙은이는…… 진정 그분의 속을 알 수 없어 두렵군요.
두려움이 담긴 태황태후의 시선은
초련이 아닌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황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태황태후는 초련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앞서 황궁으로 향합니다.
황궁으로 돌아오면 화양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 앞에 서서 초련을 맞이합니다.
다친 것이 명백한 초련의 행색을 보며
불 같든 얼음 같든 주변인이 알아채지 못할 수가 없을 정도로 진노하지만,
소중한 것을 다루듯 다정하게 초련을 맞이합니다.
화양:(한껏 구겨진 인상으로 너를 맞이했으나, 소중한 것을 감싸듯 너를 애둘러싼다) 감히, 감히, 감히!!(까득 쥔 손이 핏기가 가시듯 힘을 준다)
역시 보내지 말 것을 그랬구나.(쥔 손의 힘을 풀고 한없이 다정하게 상태를 살핀다) 잠시 놓아주었다고 귀한 것을 알아보고 이리 흠집을 내는 불한당이 널려있어.
초련:... 네가 싫어할만한 모습으로 돌아와 할말이 없구나. 이건 내 잘못도 있으니 이번일은 그저 눈감아 주면 안되겠니?
화양:(온순하게 살피던 눈길이 네 시선에 향하다가) 그대에게 무슨 잘못이 있지? 고작 한낮 승려가 귀한 것을 못알아보고 설쳤으니, 사찰의 모든사람을 죽이고 불에 태울 것이다.
(여전히 진정하지 못한 기색으로 덧붙여) 제대로 호위하지 못한 죄를 물어 궁인들도 목을 잘라 벌할 것이야.(그리고 너를 끌어 침전으로 향했다)
초련:(미간을 찌푸리며 네 손목을 덥썩 잡았다. 이곳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너를 잡았던 것 같다.) ...승려가 비록 나를 그렇게 대했어도, 그곳의 풍경만은 잃고 싶지 않아. 분명히 아름다운 곳이었으니까 내가 그곳에 발을 들이지 못한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보시다시피 나는 부상을 조금 당했을뿐 건강하기도 하고..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이번일은 부디 용서 해주면 안될까? (간절히 부탁하는 눈빛으로 너를 마주했다.) 그곳엔 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화양:(잡힌 손목에 일순 놀라 인상을 구긴다. 속에서 올라오는 울분을 가라앉히려 깊고 길게 숨을 내쉰다. 여전히 삭히지 못하고 볼 안쪽을 물어 분노를 씹으면) 아직 여기가 현세인지 후세인지 분간도 못하면서, 그 풍경이 아름다고 자시고를 어떻게 알지? 그대는 귀인이야. 그런 대우를 절대 받을 수 없는 위치에 있어. 감히 황제도 함부로 못하는 것을 어찌 고작 승려가.(시선을 마주하면 더더욱 그런 충동이 일 것 같아 돌려 피하고는 앞장 서 나간다)
화양은 직접 초련을 데리고 서천궁으로 돌아가
침대 위에 초련이 눕는 것까지 보고 나서야 분노를 갈무리합니다.
궁 안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초련과 화양의 눈치를 살피고 있음이 보입니다.
초련:(침대에 누운채로 시선을 너를 향해 옮겼다.) ...화양.
화양:...(네 물음에 시기가득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채 눈짓으로만 너를 바라본다)
초련:(네 손을 잡고 싶은듯 살짝 손을 뻗고) ...오늘 하루, 내 곁에 머물러주면 안될까.
화양:...(느릿하게 손을 움직여 뻗은 네 손을 잡으면 제게 이끌어 손등을 입술로 누른다) 나는 평생 그대의 곁에 있을거야. 그대가 원하지 않아도.(형형한 눈빛을 띠며 집요한 시선이 꽂힌다)
초련:미안해.. 네가 걱정을 많이 하게 만든 것 같아서. 나는 이제 괜찮으니까. 오늘일은 까맣게 잊어버리자. 대신 내가 뭐든 할테니까. ... ...(오늘 있었던 일들을 곱씹어 보다가 신경 쓰이는 것이 있는지 조금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였다.)
화양:(네 눈빛을 읽으려는듯 가만히 바라보면) 묻고싶은게 있으면 물어봐도 좋아. 정리가 필요하면, 내가 탕약을 들여오기 전까지 정리하고 있어도 좋고. (겨우 끌어모은 분노를 잠재운 듯 느리게 눈을 깜박이고) 다음에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지.(작게 웅얼거린다)
화양은 가장 먼저 초련의 기력을 보충하는 탕약을 들여오도록 이릅니다.
기다리기 어렵다는 듯 직접 밖으로 나가 탕약을 들고 들어와 초련에게 가져옵니다.
초련:... (물끄럼 탕약을 들여오는 너를 보며 한참을 고민하는 얼굴을 하곤 힘겹게 입을 떼어 냈다.) ... ... 화양은 알고.. 있니? 내가.., ... 내가... 회임을 했다는 사실을..
화양:(네가 먹는 것을 도우려는 듯 그보다 작은 그릇에 덜어 네게 내어주고) 그건 누가 얘기해줬지?(출처를 묻듯 바라본다)
초련:글쎄, 나도 무의식에 들어서 누가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목소리는 현 태감님의 목소리 였던 것 같기도 하네.. 우연히 누군가와 대화하는걸 들었을 뿐 내게 말한건 아니란다.
초련:(그말에 묵묵히 탕약을 들곤 느릿하게 들이켰다. 씁쓸하고 강한 맛에 살짝 구겨진 얼굴로 입맛을 다시곤) ... ....뭔가 알고 있는 얼굴이구나. 정말 내가 회임을 했다는 것이, 사실이니? 그렇다면.. 누구의?
초련이 탕약을 들이키면, 어쩐지 평소보다 더 비릿한 맛이 느껴집니다. 체력 +2 회복.
화양:(묘하게 마음에 안드는 기색을 비추면) 그대에게서 임신맥이 짚이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아기가 아니야. 그것이 자랄 일도, 그대가 그것을 낳아야만 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테지.
(그리곤 다정히 타이른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초련:... 그럼 내게 이런일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너는 알고 있겠구나. 그렇지? ...말해줄 생각이 없는거니?
화양:..그건 나의 피와 살, 그대의 피와 살이 섞여 만들어진 것이지만 결코 아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이지.(다 들이킨 탕그릇을 침전에서 치워두곤 다시 너를 바라본다. 애정어린 시선이 닿으면) 당장은 이유를 알려줄 수 없어 곤란하구나. ..그대가 원한다면 꼭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하지.
초련:... 없애는 것도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거니?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색을 보였지만 애초에 자신이 정말로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기에 수긍하며 더 묻지는 않았다.) ... ... 괜찮아. 그저, 네 뜻대로 해주었으면 좋겠구나.
화양:그리 노력해야지, 하늘 아래 황제가 할 수 없는 일은 없으니. (네 속내를 모른채 마지막말이 그리 마음에 들어 오늘 이래 가장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농조 가득한 말씨로) 피가 섞인 아이를 가지고 싶은 거라면 더 좋은 것으로 만들자꾸나.
초련:더 좋은 것? ...피가 섞인 아이가 될 수도 있는거니?
화양:..(농담을 알아듣지 못하는 너를 보며 부루뚱) 그대가 원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우리사이의 아이를 얘기하는 것이야. 진정으로 피가 섞인.(눈을 가늘게 뜬다)
초련:(그제서야 놀란듯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내가, 화양의 아이를...? 고작 나 같은 사람이 너의 피가 섞인 아이를 가져도 된다는 것이니?
화양:(반응이 애살스러워 피식피식 웃음이 나면 먼 곳을 바라보며 웃음을 잠재우려 입술을 꾹 문다.. 꽤 엄한 표정을 지으며) 그럼, 감히 황제의 아이라면 영광으로 여길 줄 알아야지.(그리곤 너를 침상에 눕힌다) ..그건 멀지 않은 미래니까, 다음에 얘기하도록 하고 오늘은 이만 쉬거라. 꽤 고단한 하루를 보냈으니.
초련:... .... (얌전히 끄덕이곤 침상에 눕혀졌다.) 그래, ...오늘.. 보살펴 주어서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단다... 어찌보면 네가 늘 내게 은혜를 베풀어 주었으니 나 역시 널 위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화양:(이불을 단정히 덮어주고 네 눈가에 가벼운 키스를 남긴다) .. 그 말을 후회하지 않는걸로 지금은 충분해. 나의 귀인, 나의 초련. 그대가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 하늘의 은혜를 입은 것과 다름 없으니.(그리곤 수면향을 피워 너를 재운다)
.
.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눈을 뜨면 의복을 다 갖춘 채로
초련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화양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 옆에는 조급한 표정의 대태감이 서 있습니다.
화양:아침 조회를 가기 전에 그대가 보고 싶어, 잠시 들른 차이니, 오늘은 밤늦게나 돌아올 수 있겠구나.(벌써부터 아쉬운 듯 너를 바라보는 시선에 여과없이 드러난다)
화양:(잡힌 손이 마음에 들어 같이 손에 힘을 주어 쥔다. 자연스러운 행동인 양 네 뺨에 입을 맞추고) 설마, 내 위치에서 해야할 일을 할 뿐이야.
.. 과연 귀인께서 황제가 보고싶으면 언제든 편전으로 와주어도 좋고.
초련:.... .... (네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 슬쩍 손을 떼었다.) 그래. 기다릴게.
화양:(아쉽..섭섭..미련..서운.. 손꼼질꼼질. 온다는 소리는 안해주고) ..그래.(다녀오면 완전 예뻐해줘야지. 완전 귀여워해줄거라고. 눈으로 말하며 침전을 떠난다)
오늘따라 황궁의 분위기가 어쩐지 어수선합니다.
황제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 숨죽이고 있으나
물밑에서 술렁이는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불안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속닥대는 모습이 보입니다.
DICE:궁을 돌아다니며 직접 <듣기> 판정을 하거나 가까워진 시종들에게 물어 ‘소문’에 대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초련:(궁을 천천히 돌아보며 속닥대는 목소리를 향해 귀 기울여 본다.)
듣기
기준치:
85/42/17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돌담길 사이로 수군대는 소리를 좇으면 궁인끼리 모여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궁인 A: 글쎄, 수도에서 먼 고을에 위씨 성을 가진 서생이 있는데, 10여 년 전에 죽은 아내 고씨가 죽었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누군가에게 쫓기듯 돌아왔던 소문 아십니까?
궁인 B: 그런 일이 있었소?
궁인 A: 암요, 저승길에서 도망쳐 나왔노라 여겨서 기뻐하며 집에 들였더니, 며칠이 지나선 귀신들린 것처럼 행색이 요상하게 변해 위 서생을 물어 죽였더랍니다.
궁인 C: 놀란 이웃들이 모여 고씨를 때려죽이려 했더니, 아무리 쳐도 죽질 않았잖소. 뼈가 부러지고 살이 터진 채로 살아 숨쉬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지.
궁인 A: 그래서 고씨의 무덤을 찾아가보니 모두 파헤쳐져 뼛조각 하나 남지 않았더랍니다. 필시 고씨의 넋이 가려지지 않은 탓에 벌이진 일이 분명하지요.
궁인 C: 아무튼, 고씨의 가족을 수소문해보니 고씨가 돌아온 날의 며칠전부터 일가족의 소식이 오간데 없이 감추었답니다.
살지도 죽지도 않은 고씨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는데도, 몇 날 며칠을 타지 않고 남아 기이한 비명을 지르니 이게 불길한 징조가 아니면 무엇이요?
소문에 대해서 들은 초련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여 년 만에 다시 살아 돌아온 자.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초련이 겪게 될 미래를 알게 된 것만 같습니다. SAN 1/1D3
초련:
SAN Roll
기준치:
82/41/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초련 이성 -1 감소
...
자신의 처지를 곰곰히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오후가 되어 황제의 후궁 중 하나인 영 보림(寶林, 정6품)이
서천궁의 귀인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찾아옵니다.
영 보림은 황제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며 차분하고 예법에 맞게 초련에게 인사를 올리나
초련의 얼굴을 보자 시선이 흔들립니다.
영 보림:..귀인이 살아 돌아오셨다는 말에 아닐 거라 생각하였습니다. 그저 생전의 귀인과 닮은 자를 찾아 귀애하시는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하지만... 폐하는 물론이고, 저 또한 진짜 귀인과 가짜를 구분하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12년도 훨씬 전부터 제가 꿈에서라도 되고 싶을 정도로 부러워했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있겠습니까.
폐하계오서는 결국 방법을 찾아내고 마셨군요.
영 보림은 씁쓸한 듯 중얼거리지만 초련에게 악의를 품거나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답 받지 못할 사랑에 체념한 것처럼도 보입니다.
오히려 그는 초련을 걱정하는 것처럼 염려스러운 얼굴입니다.
초련:제게 악의를 가진 얼굴은 아닌 것 같군요. .. ... 제가 걱정 되시기라도 하시나요?
영 보림:..감히 닮고싶다고 생각했던 분에게 어찌 악의를 가지겠습니까. 저는 그저, 최근 궁에서 도는 소문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소문이 도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비단 궁에서만 머무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궁 밖에서 벌어진 일이니만큼, 밖에서는 더 무서울 것 없이 떠돌고 있습니다.
지금은 폐하께오서 강성하시어 감히 폐하나 귀인을 해치려 들지는 않겠으나 말이 남기는 상처도 오래 남지 않습니까.
혹시 귀인께서도 궁에 기이한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아십니까?
초련:... 저승길에 도망쳐 나와 죽지도 못하고 귀신들린 듯 사람을 물어 죽인다는 이가 있었다는 소문이라면... 우연히 들었습니다.
영 보림:..네. 현재 도는 것과 비슷한 소문이 약 3, 4년 전 현 황제가 황태자였던 시절에도 돌았었습니다.
그때는 평민 집안의 차남이 살아 돌아와 의원을 불러 맥을 짚어보니 회임을 했더라는 내용이 섞여 있어 완전한 헛소문과 황제의 치세를 헐뜯기 위한 수작으로 여겨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기이한 일들이 황제와 관련이 있다면, 황태자 시절부터 연이 깊었던 사령술사가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위 서생과 고씨의 소문도.. 사실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상하지 않습니까. 죽었던 사람이 살아돌아온 것을 기쁘게 받아들였다니.
초련:지금 일어난 이 기이한 모든일이.. 화양, ..황제에 의해 일어 났다고 말하는 건가요? ... 그래요. 사실 그런걸로 생각하자면 이곳의 모두가 이상하다곤 생각 했습니다. 화양은... 역시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이군요?
영 보림:아주 연관이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3,
아주 연관이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3,4년 전에는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곤 하지만, 분명 이런 소문이 연속해서 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겠지요.
우연찮게, 위 서생이 저의 친정과 조금 멀게 연이 닿은 가문이라 비교적 자세히 들은 바, 살아 돌아온 고씨를 기쁘게 받아들인 이유가 있다고 하더군요.
위 서생은 첫 아이를 가지고 있던 고씨가 죽은 후로 재가를 들지 않아 자식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살아 돌아온 고씨를 치료하기 위해 의원을 들이니 고씨가 회임을 하셨던거라 합니다.
대를 잇시 못하는 위 서생을 가엾게 여긴 하늘이 아내와 아이를 돌려주었다고 믿은게지요.
..결국 사람을 해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요.
초련:그 말은 저 역시 언젠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도대체... ... 화양은 왜 그런 괴물을 기쁘게 반기고 있는 것일까요? (마치 자기 얘기라는 듯 의문을 감추지 않았다.)
영 보림:그래도 귀인이십니다. 어떤 인연이 닿았는지 몰라도, 분명 마음에 두고 계셨을겁니다. 애정하는 이를 잃는 슬픔은 겪지 않아도 다들 알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불에 타지 않는다던 고씨의 몸은 사실 완전히 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몸뚱아리만은 남아있었다고 하더군요.
고씨가 살아 내지른다는 비명은 성인 여자의 것보다는, 그보다 어린 아이의 소리와 비슷하다고들 합니다.
영 보림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시중을 드는 궁인이 때를 맞추어 보약을 내어옵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색과 향인데 어쩐지 맛이 평소와 다른 것 같습니다.
좀 더 담백하게 느껴지네요.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눈 영 보림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인사합니다.
영 보림:오늘의 만남이 폐하의 귀에 들어갔을 테니 제가 귀인을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군요.
어쩌면 이 궁 안에서 영영 뵙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귀인을 동경했습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
영 보림이 자리를 떠나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황제가 침전에 듭니다.
화양:(성급하게 달려온듯 미미하게 가쁜 숨을 내쉰다. 표정에서 미안함을 숨기지 않고 네게 가까이 다가오면) 후궁을 즉시 모두 정리하겠다. 혹시 마음이 상하였다면, 결코 그들과 부부의 연을 맺은 적이 없으니.(연신 눈을 깜빡이며 달리 초조한 낌새를 보인다)
초련:(고개를 젓고) ..그게 아냐. 화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너는 모든걸 알고 있잖니. 왜 이런 나를.. 두려워 않고 기뻐 반기는거야? 내가 무엇인지 너는 알고 있잖아.
화양:..그대가 마음이 상했을까 염려될 뿐이다.(네가 숨기기라도 하는지 표정을 살피는 눈이 분주하다) 도대체, 그 후궁이 무슨 말을.(시선에 금이가고 마주한다)
..나는 이 나라의 황제야. 내가 고작 그대를 두려워한다면 이 자리에 오를 수 없었겠지.(네가 원한 답은 이런게 아니겠지만. 애둘러 얘기한다) 그대에겐 그런 고민은 불필요한 감정일텐데..
초련:후궁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들리는 소문 정도는 스스로 알아. 후궁을 너무 나무라지는 마렴. 네가 잘못 된 길로 빠질수록 나는 행복하지 않으니까. 나를 이곳에 데려온 것 부터가 이미 잘못 된 길로 빠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게 좋지 않을까?
화양:..(불안하게 오가던 시선이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그대가 하고싶은 말은 내가, 지금 그대의 눈 앞에 있는 황제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
나에겐 그대를 은애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해. 이 이상 천자를 욕보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천천히 시선이 내리깔고 네게 동조를 구하듯이 팔을 들어 네 허리를 껴안았다)
초련:(허리를 껴안은 너를 덤덤하게 보며) ... 이 궁에서 들리는 소문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어쩌면 언젠가 나는 너를 죽일지도 몰라. 그런데도 그런 괴물을 너는 들이려 하는 것이니? ...나는 잘 모르겠구나.
화양:.. 그대는 그들과 달라. 그대의 뱃속에 자리한 것이 자라지 않는 한, 절대로 그대가 그런 모습이 되는걸 내가 용서하지 않아.(당연코 확신하는 어조로 얘기한다) 그대는 괴물이 아니야.
제발, 이렇게 간청할테니, 과인을 믿어. 그대가 믿을 수 있는건 나 하나밖에 없지 않느냐.(안은 손에 힘을 준다)
초련:... 모르겠어. 너는 무언가의 욕망에 뒤틀린 행동을 하지는 않은 것인지. 나도 이젠 모르겠구나. 뱃속에 자리한 것이 자라게 되지 않을거란 보장은 어디에 있니. 그렇게 되지 않을거라고 자신 하는게 있는 모양이구나?
화양:(굳건하게 바라본다. 네 언사에 모욕적인 기분이 들어 인상을 찡그리고) 방금 그대가 한 말은 내가 그런 대책 하나 없이 사람 하나를 살릴 만큼 멍청하고 아둔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초련: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야. 이미 죽은 사람을 보고 놀라지 않고 잘 보살펴 주는 것은 너 밖에 없었고. ...그러니까 분명 네가 나를 살린 것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대책이 있더라도 그런 괴물을 만드는 것은 결국 같은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니? 그건... 마치 너 자신을 갉아먹는 행동 같구나.
화양:과연 황제를 욕보이는 수준이 말이 아니구나. 그대가 살아돌아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내 위치가 그대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걸 알아줬으면 좋겠는데.(안고 있던 손을 풀어 멀어지면 경고하듯 입을 연다) 이 궁에서 그대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는 자는 싹 잡아드릴테니, 더이상 네 눈에 거슬리는 일이 없겠지.
초련:... ...부디 그러지 마렴. 그러면 그럴수록 나 역시 너에게 정을 가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구나.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지금의 너를 지키고 싶어서 하는 말이니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기로 했다.)
화양:(거만하게 말하는 네 태도에 애정이 식은 감정만 남아, 잔여감정이라도 수습하듯 네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물러선다) 지켜야할 건, 내가 아니라 그대 스스로겠지.(역시 할말이 많았으나, 이런 상황에서 하고싶지는 않았으므로 착잡한 표정이 드러난다. 상황을 정리하듯 침전 밖으로 나가면 몇 분 이내로 보약이 든 그릇과 함께 들어선다)
..오늘은 바빠서 약을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자기 전에 보약을 한번 더 먹는게 좋겠지.(탕약이 든 그릇을 네게 내민다)
초련:... (탕약 그릇을 물끄러미 보다가) 애초에 내가 건강이 나쁘다고들 말하는데.. 나는 모르던 사실이야. 그동안 내가 건강이 나빴었나 위화감만을 남겨둔채 마셨는데.. 내가 마시는 이 약이 정말 탕약이 맞는거니? 그러고보니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약만을 마시는 모습은 네가 늘 지켜 봤었던 것 같구나.
화양:이젠 황제까지 의심하려 드는 것이냐.(눈빛에 미세한 원망이 담기면 네가 받아가지 않은 탕약을 몇 모금 마셔보인다) 설마 이렇게 했는데도 나를 못믿는다고 해도 좋아. ..그러니 그대 본인을 생각해서 이 정도 가벼운 부탁은 들어줬으면 하는데. 다 그대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
초련:... 나는 그저 이곳에서 눈 뜬 순간 아무것도 모른채 네가 말하는 것을 따르면 된다는 얘기구나.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채. ...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머리가 복잡한지 탕 약을 들이켜 마시고는) 쉬게 해주렴.
화양이 건네주는 약을 마시면
영 보림과 대화를 나눴을 때와 달리 평소와 똑같은 맛이 느껴집니다.
마치 무언가 다른 것이 더 들어간 듯한…….
그러나 쉬이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초련이 약을 다 마시면 화양이 빈 그릇을 받아듭니다.
DICE:관찰 판정.
초련: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릇을 받아드는 화양의 팔뚝 부분에 작게 붉은 피가 배어 나온 것을 발견합니다.
소매를 들춰보면 제대로 지혈하지 않아 피가 흐르는 갓 생긴 것처럼 보이는 상처 주변으로
그것보다는 더 아문 상처, 덜 아문 상처 등 수없이 많은 자상이 팔 전체에 남아있습니다.
DICE:지능 판정.
초련: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초련은 약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향이 피 냄새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여태껏 자신이 화양의 피가 섞인 약을 마셔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1D2
초련:
SAN Roll
기준치:
81/40/16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2
초련 이성 -2 감소
화양:(제 감정에 여념이 없어 네 시선을 찾지 못한다) .. 그대가 원한다면 나는 뭐든지 들어줄 수 있어. 나는 그걸 위해 이 자리에 올랐고, 나는 너를 위해서.(복잡한 감정이 얽힌 표정을 지우듯 빈 잔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래, 이제 잘 시간이지.
초련:.... (네 피를 마셨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움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도 얼핏 들었다.) .. 정말 뭐든 들어줄 수 있니?
화양:...(뭇 고개를 들어 겨우 가라앉은 눈으로 마주한다. 그리고 맹목적인 대답을 내놓듯) ..당연하지.
초련:(네 대답을 듣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이만 잠자리를 청하게 해주렴.
화양:그래, 내가 그대의 시간을 너무 빼앗았지.(이불을 단정히 정리해주고 별 다른 행동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같이 있어주진 못하겠구나.
초련:그래.. 나 역시 오늘은 혼자서 생각이 필요할 것도 같으니까. ..
화양:..(비단 한번이라도 잡지 않는 너를 원망스레 바라보다, 의미없음을 깨닫고 침전에서 물러난다)
화양이 침전에서 떠나고, 초련은 어두워진 방 안에서 눈을 감습니다.
DICE:정신력 판정.
초련: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날 밤은 어쩐지 악몽을 꾼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기억나는 것은 자신을 끌어안은….
...
.
.
다음 날 아침, 화양은 여전히 이르게 옷을 갖춰입고 초련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곤 현태감의 손에는 당연하게도 초련의 탕약이 들려있습니다.
화양:..(미묘한 낯으로 너를 살피다가) .. 잠은 편히 들었느냐.
초련:글쎄, 어쩐지 악몽을 꾼 것도 같지만 기억은 나질 않네.
화양:..(네 말에도 여전히 변화없이 바라보고) 귀한 침상에서 잠들어, 악몽같은건 안꿀줄 알았는데.(꽤 거만한듯 바라본다. 황제의 침상을 독차지한 기분은?)
초련:... ...그런걸 생각할 기분도 아니구나. 그래서 오늘도 약을 먹이려고 온 것이니?
화양:.. 그래, 어쨋거나 너는 약을 먹어야하는 몸이니까.(태감의 손에 든 탕약을 들어 네게 건넨다)
초련:...이거, 어제와 같은 약이니?
화양:네게 달리 주던 약도 없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없었던 것 같은데..)
초련:괴롭구나...
화양:..무엇이?
초련:내가 이 약을 마시지 않겠다고 한다면?
화양:무슨 이유로?
초련:이 약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아 버렸으니까.
화양:(미간사이가 좁혀지면) 어떤 답을 알았는지 들어봐야겠는데.
초련:감히 황제께 손을 대어도 괜찮다면. (라고 말하며 네 손목을 잡고 옷깃을 확 들추었다.)
화양:(잡히는 손길에 움츠러 들어 빼내려고 하다 여전히 잡힌채로 소매가 들추어진다. 여전히 변화없는 얼굴로 바라보면) 이게 그대의 약에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는데.
초련:이 약에서만 느껴지는 비릿한 향, 출처가 어디인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내 입으로 굳이 말하는게 좋겠니?
내게.. 마시게 했다는 것이 나는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구나.
화양:(덤덤하게 제 손목을 바라보다 네게 시선이 옮겨지면) ..이걸 마신다고 죽는 것도 아닐텐데, 유난이구나. 나는 그대에게 건강한 피를 마시게 할 의무가 있어.
내가 살기 위해선, 그대에게 피를 먹일 수 밖에 없어.
초련:...뭐? 그게, 무슨 소리니? ...네가 살기 위해선?
화양:.. (꽤 태평한 차림새로 거만하게 말을 꺼낸다) 무슨 소린지는, 그대가 내 피를 마신다는 약조를 하지 않는 이상 할 수 없지.
초련:... (머리가 복잡한지 마른세수를 하고는) 정말, 이 곳의 사람들이 네게 뼈도 못추리던데 제멋대로 황제님이 맞나 보구나. (한참을 고개를 숙이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 ...나는 네 피를 마셔서 내가 어떻게 될까봐 화가 나는게 아냐. ... 나는 그냥 나 때문에 네 몸의 피를 계속 빼내는게 내겐 충격이었을 뿐이지. (여전히 두손을 얼굴에 파묻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냥, 이 모든게. 네가 걱정 된다는 말이야. 내 기분을 몰라 주겠니?
화양:(숙인 네 정수리만 가만히 바라보며 여전히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한다) 말하지만, 보통 황제의 말에는 뼈도 못추리는 것이 옳아.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지.(오히려 여상한 목소리로 제 손으로 파묻은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보게 한다) 그럼 귀인께선 뭐가 그리 걱정이실까. 정말 그대가 나를 걱정한다면, 그저 나를 위해, 그대가 살아숨쉬는 것만으로도 족해. 그러니 어서 약조하렴. 내 피를 마실 거라고. 나를 위해 살겠다고 고하면 된단다.
초련:(마주 보게한 네 손길에 어쩐지 조금은 젖은듯한 눈동자로 너를 애달프게 바라보곤 한참 말을 잇지 않았다.) ... ...지금 너는 이걸로 행복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구나. (그렇게 말하곤 또 한번 얌전히 탕약을 천천히 들이켰다.)
화양:(애달프게 바라보는 시선마저, 네가 살아있는 것만 같아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이란다, 그대가 살아있고, 내가 이 자리에 오른 지금, 지금이야 말고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라고 할 수 있지.(약재와 제 피가 섞인 약을 마시는 너를 안심하듯 바라본다)
기어이 비밀을 알았으니, 내일부턴 굳이 탕약을 들여올 필요는 없겠구나.
초련:굳이? ..내일부턴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니?
화양:(느린 행동으로 고개가 기운다) 설마. 탕약은 그저, 내 피를 마시게 하기 위함이었을 뿐이니. 그대는 내 피를 마셔야 한다는 점만 빼면 그대의 말대로 건강한 사람과 다름이 없단 뜻이란다.
초련:... ..그렇구나. 그래. ..부디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고. (더이상 말을 이을 힘이 없는지 수긍한듯 답했다.)
화양:(빈 그릇을 시녀에게 넘겨주곤, 마치 너를 달래듯 타이른다) 너무 염려마렴. 적어도 나는, 그대가 온전히 살아있는 한 위험을 감수하진 않을거야. 불나방같은 짓은 하지 않을테지.
그저 익숙한대로, 마치 이렇게 살아온 것처럼, 그대가 이 황궁생활에 적응했으면 좋겠구나.
초련:(가라앉은 목소리와 생기 잃은 눈빛으로 너를 끌어 안았다.) ... 그래,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살아온 것 처럼... 앞으로 쭉, 네가 내 시야를 가려 주었으면 좋겠구나. 아무것도 모른채... 내 두 눈을 가려주듯이.. 네가 하는 것에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겠지.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미안하구나.
화양:(마주 끌어안으면 네게로 따뜻한 체온을 옮긴다. 가만히 토닥거리며, 겹겹이 입은 옷 위로 맥박을 찾으려는 듯 힘주어 안고 고개를 묻는다) 응, 나를 위해 존재하렴. 나는 그대가 없으면 사하고 말테니, 나의 생명이 되어 빛나주었으면 좋겠구나.
(가만히 안아주던 품을 풀어낸다. 전보다 더욱 더 너를 향한 시선에 애착이 깊어 열띤 손으로 네 뺨을 쓸고) 오늘도 바쁠 것이라, 대화할 상대가 없으면 서재에 가서 책을 읽어도 좋아.(어쩌면 네가 더이상 저로서 도망가지 않을거란 확신이 그리 하도록 허락할 수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알려준다면 찾아갈거지? 작게 속살거리는 말투마저 도발적이고)
그렇게 덧붙인 화양은 의미심장하게 웃곤 저녁에는 보자며 편전으로 향합니다.
조사:초련은 날이 저물 때까지 궁 내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침전]을 나서면, 곤장 건너편에 [황제의 서재]가 보입니다.
그의 옆으로 [편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궁의 뒷편으로 [후궁]이 즐비합니다.
긴 돌담을 따라 서천궁을 나서면 태황태후가 머무는 [자안궁]이 위치합니다.
그리고 초련을 곧장 따라다닐 듯 항시 [현 태감]이 붙어있습니다.
초련:... (현태감에게 묻습니다.) 약재의 재료. ...이미 알고 계셨지요?
현 태감:(고개를 아뢴다) 송구합니다, 귀인. ..귀인의 영혼을 불러드리는 일 또한 제가 행한 것이옵니다.
초련:후궁이 얘기하던 황제의 곁에 오랜 시간 함께했던 사령술사라는건.. 당신의 얘기였다고 이해해도 되는 건가요?
현 태감:예. 저는 본디 망해산 도사 출신으로, 망해산 도사들 모두 황제폐하의 수하지요.
귀인의 영혼을 처음 불러들이었을 때는 육체가 안정되지 않아 실패했었지만, 황제폐하의 명령에 의해 실행되었습니다. 제가 태감이 된 것 또한 귀인의 영혼이 탈 없도록 옆에서 지키기 위한 것이고요.
초련:...그랬었군요. 제 영혼을 부르는 것은 화양이 바라서 일어난 일이었겠죠?
현 태감:그렇습니다. 저는 황제의 존재를 어릴 적 부터 알고 있었으니까요. 송구하게도 황제폐하께서 그나마 저를 믿음직히 여겨주신거라 생각합니다.
초련:...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곤 황제의 서재를 살펴봅니다.)
서천궁 내에 자리한 황제의 서재입니다.
집무실이라기보단 사적인 용도로 더 자주 이용되는 듯 상소문의 흔적같은 건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단한 원목으로 만들어진 넓은 [책상] 뒤로 작지 않은 크기의 [책장]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여타 장식품이나 화초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공간입니다.
희미하게 화양의 향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여기를 사용했던 걸까요.
초련:(책상을 살펴 봅니다.)
조사:오랫동안 사용한 물건인 듯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책상입니다. 총 [세 칸의 서랍]이 있으며 첫 번째 서랍 외에는 금색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반쯤 녹아내린 촛대와 [문방사보]가 놓여있습니다.
초련:(문방사보를 살펴봅니다.)
조사:종이뭉치에는 아무것도 적혀져있지 않습니다.
벼루에는 거의 말라붙은 먹물이 조금 남아있으며 끝에 먹물이 묻은 붓이 벼루에 걸쳐있습니다.
초련:(세칸의 서랍을 살펴봅니다.)
조사:첫 번째 서랍에는 그리 두툼하지 않은 서신 뭉치가 놓여있습니다. [서신] 뭉치를 들어보면 그 밑에 [금색 열쇠]가 놓여있습니다. 서신의 필체는 낯선 것으로, 이전에 본 적 없는 글씨체입니다.
초련:(서신 뭉치를 살펴봅니다.)
문서:<서신>
분부하신대로 고씨의 시신을 처리하고 회수하였습니다.
태중귀胎中鬼는 성인 남성의 손바닥 하나하고도 반을 덧붙인 크기로, 위씨의 피를 밥그릇에 가득 채워 흠뻑 적시자 곧장 녹아 사라졌습니다. 이것보다 작은 크기는 반 그릇의 양으로도 처치가 가능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같은 자료를 본산에도 보냈습니다. 남은 피를 가지고 본산에 곧 합류하겠습니다.
초련:.. ... (금색 열쇠를 쥐고 금색 자물쇠가 걸린 곳을 열어봅니다.)
조사:첫 번째 서랍에서 찾은 열쇠로 두 번째 서랍의 자물쇠를 풀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서랍에는 첫 번째 서랍에 놓여있던 것보다 정갈하게 접힌 [서신]이 담겨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밑에는 또다른 [금색 열쇠]가 놓여있습니다. 서신의 필체는 익숙한 것으로, 황제의 것입니다.
문서:지금이라도 멈추고 내 곁으로 돌아오라.
내가 그대의 유일한 가족이 되게 해다오.
초련:... (두번째 서랍에 놓여있는 금색 열쇠로 남은 자물쇠를 열어봅니다.)
조사:두 번째 서랍에서 찾은 열쇠로 세 번째 서랍의 자물쇠를 풀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서랍에는 [종이 한 장]이 달랑 놓여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익숙한 필체입니다.
문서:그대의 혼을 불러낸 사령술사는 현 태감이다.
초련:... .... (책상에 시선을 떼고 책장을 살펴봅니다.)
조사:책장에는 대륙 내 주요 군사구역을 상세하게 그려낸 지도, 귀족 명부, 국고의 장부 등 평소라면 초련이 결코 열람할 수 없는 기밀 자료들로 가득합니다.
DICE:자료조사 판정.
초련:
자료조사
기준치:
85/42/17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탄탄하게 짜인 책들 중 비교적 허술하게 만들어진 [작은 책]을 발견합니다.
초련:(작은 책을 살펴 봅니다.)
조사:전문적으로 책을 엮는 사람이 아닌 이가 대충 엮어놓은 것처럼 만들어진 작은 책입니다. 펼쳐보면 페이지마다 사람의 이름 같은 것과 꺾어진 직선 같은 것들이 어지러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르게 적혀있을 때도 있고 옆으로 뉘어져 적혀있을 때도 있습니다. 각 이름의 옆에는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DICE:관찰, 또는 자료조사 판정.
초련: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수 많은 이름 속에서 낯 익은 이름들을 발견합니다.
조모와 조부, 건너서 이름만 들었던 먼 친척, 초련의 부모님. 그리고 초련.
DICE:지능 판정.
초련: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것이 커다란 가계도를 잘라서 책처럼 만든 것이며
엮인 페이지를 풀어 조각을 맞추면 다시 [가계도]로 맞춰볼 수 있음을 알아냅니다.
초련:(현 태감의 시선을 살펴보다가 페이지를 풀어 가계도를 맞춰 봅니다.)
현 태감은 초련의 행동을 묵인하듯 가만히 바라보기만 합니다.
문서:방대한 이름이 적힌 가계도를 짜맞추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완성된 가계도는 초련을 중심으로 뿌리를 뻗어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이름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이름을 담고 있습니다.
각 이름은 옆에는 연도와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DICE:지능 판정.
초련: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 숫자들이 의미 하는 것은..
초련에게서 멀어질수록 네자리의 숫자가 작아집니다.
초련:... .. (작게 한숨을 쉬고 편전으로 이동 합니다.)
편전으로 향할 수록 관복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며
편전에 들지 않은 말단 관료 모두가 두세 번씩 초련을 힐끔거리지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없습니다.
회의를 하고 있는 듯 문이 굳게 닫혀있으나 들려오는 목소리는 한 사람의 것입니다.
DICE:듣기 판정.
초련:
듣기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관료들에게 빈정거리는 듯한 화양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화양 괴이하게도 시체가 살아 돌아오니 하늘이 진노하심이라 죽은 자를 되돌려 보내야 한다?
화양 하늘의 뜻이 아니고서야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올 수 있는가?
화양 말해보아라. 그대들 중 죽은 자를 되살려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가 있으면 나와보란 말이다!
현 태감:(가만히 서있는 것을 바라보다 나즈막히 묻는다) 아뢸까요?
초련:(고개를 젓고) ...괜찮습니다. (그러곤 후궁을 살펴봅니다.)
현 태감:폐하께서 좋아하실텐데 말입니다..
후궁으로 갈까요?
초련:(후궁으로 갑니다.)
현 태감:(팍팍하시네)
영 보림의 처소는 물론 모든 후궁이 비워져 있습니다.
허튼 꿈은 꾸지 말라는 듯 관리하는 이들도 남겨지지 않아 고요함만이 맴돕니다.
죽은 것처럼 조용한 후궁을 거닐어 안으로 들면,
영 보림의 침소 탁자 위에 [서신]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초련:(서신을 살펴봅니다.)
문서:<서천궁귀인께,>
소인이 살아서 황궁을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리 짐을 모두 정리하고 붓을 잡을 시간이 있으니, 귀인께 행복을 빌어드린 덕이라 은혜에 감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서신이 귀인께 닿으면 소인과 귀인께 복이 있는 것이고 닿지 않아도 하늘의 뜻이리라 여기겠습니다. 회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귀인의 심중을 헤아릴 수 없어 축하 인사를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4년 전 회임했다는 남자는 집안에서 내쳐졌으나 망해산에서 거둬 도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망해산 도사는 속세와 연을 맺지 않고 심신을 정결히하여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온 적이 없다 합니다. 귀인을 모시는 현 태감도 파문 당하였으나 망해산 출신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미력하나마 귀인께 도움이 되는 정보였기를 바랍니다.
황궁을 떠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감히 귀인께 말씀 올립니다. 폐하께서 하시는 일을 귀인께서는 이해하지 못하실 수 있으나 그 마음만큼은 의심하지 마십시오.
폐하께오서는 결국 귀인께 져드리실 겁니다. 은애하는 마음이란 그런 것입니다. 하늘 아래 감히 황제폐하의 머리 위에 서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서천궁의 귀인 뿐이십니다.
문서:이만 줄이겠습니다. 보중하십시오.
망해산은 수도에서 말로 쉬지않고 달려 사흘이 걸리는 곳에 위치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고 안개가 잘 끼며 음기가 강해 몇 년 전 도사들이 눌러앉아 기운을 억누르고
삿된 것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막고 있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산입니다.
이곳에 가면 죽었다 살아 돌아온 자의 회임과 낙태에 대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초련:...망해산.. 태감께서 잘 아시겠군요. (짧게 말하곤 자안궁 주변을 살펴봅니다.)
현 태감:예, 궁금하신게 있으면 편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자안궁의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태황태후가 사찰에 다녀온 후로 몸이 좋지 않아 보중하고 있다는 말만 돌아올 뿐입니다.
...
다만 그럼에도 안 쪽에서 소리가 들리면
곧 자안궁의 큰 문이 열립니다.
태황태후는 정말 몸이 좋지 않은 것처럼 안색이 좋지 않고 살이 조금 내린 것처럼 보입니다.
태황태후:..(초련의 다가옴에도 사뭇 두려운 듯 한참 동안 입을 떼지 못한다) 황상께서 부덕함을 태산처럼 쌓고 계심을 모르지 않았소.
그것을 막지 못한 나의 죄 또한 크다오..
귀인을 돕는 것으로 그 죄르 모두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ㄱ소..
태황태후는 황제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초련:...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는군요. 부디 자책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잡념은 떨치고 몸조리에 신경 쓰시길 바랄 뿐입니다.
초련의 말에도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태황태후: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것이 삿된 것이라 사술에 홀려있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나는 그것이 사모의 정에 홀린 줄 알았다오.
귀인, 사모하는 이의 체내에 어떻게 정체모를 부정한 것을 집어넣을 수 있단 말이오?
’그것은 평범한 사랑이 아니오, 평범한 사람의 사랑이 아니오.’
중얼거린 태황태후는 한숨처럼 덧붙입니다.
태황태후:부정한 것을 만들어 넣었으니 빼내어 없애는 방법도 그분께서 알고 계시겠지.
그런 것도 대비하지 않고 12년을 넘도록 집착해온 귀인의 체내에 그것을 넣었을까.
울며 매달리시오. 그러지 않으면 실성할 것처럼 구시오.
귀인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귀인을 그렇게 만든 황상의 애정 뿐이오.
그리곤 자리가 불편한 듯 직속시녀를 데리고 다시 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초련:(사실은 알고 있어요.라고 작게 중얼거리곤 태황태후의 뒷모습만을 바라봤다. 그리고 현 태감에게 시선을 돌려) ..나를 그 산으로 데려가줄 수 있나요?
현 태감:..귀인, 가시더라도 황제폐하께 한번은 이르고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가는 길은 안내해드릴 수 있지만, 황제폐하의 명 없이는 함께할 수 없나이다.
초련:... 그렇군요. 그럼 저를 화양에게 데려다 주세요.
침전으로 갈까요?
초련:(침전으로 갑니다.)
다시 깨어난 이후로 줄곧 지내온 서천궁의 침전에는
화양의 체향과 초련의 체향이 뒤얽혀 고여있습니다.
어렴풋하게 약탕의 향도 남아있고 환후처럼 화양의 혈향도 맡아지는 듯합니다.
DICE:관찰 판정.
초련: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전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둥마다 종이가 붙었다 떼어진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남은 흔적의 형태를 보아 긴 직사각형 모양의 종이였을 것 같습니다.
DICE:행운 판정.
초련: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하면 침전을 샅샅이 뒤져 아직 제거하지 않은 종이를 하나 발견합니다.
붉은 글씨로 알 수 없는 글자들이 섞여 적혀있는 부적입니다.
...
궁을 돌아다니니 어느새 밤이 되어 해가 저물었습니다.
침전에서 화양을 기다리면, 멀지 않아 문이 열립니다.
화양:편전에 들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찌 나를 방문하지 아니하고.(적지않게 서운함을 드러낸다)
초련:방문 할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았으니까. .. 망해산에 갈 준비를 하고 싶어서 화양을 기다렸단다. 네게 말은 하고 가야 할테니까.
화양:(인상을 찌푸리면서도 크게 기분나쁜기색은 없으면) 별로 보내주고 싶지는 않은데.. 어째서 그리로 가려는 것이야?
초련:알고 싶은게 있으니까. 이것 역시 내가 알면 안되는 것이니?
화양:(네게 다가와 가만히 네 손을 잡으면) 아니야, 그런 것이 아니라..(그냥.. 그대가 없을 궁이 아쉬워서.. 그리고 바라보는 시선에는 네가 그리로 도망가는 것일까 가늠하는 시선이 얽힌다)
초련:그럼.. 내가 알게 해줘.. 알고 난 다음엔 돌아 올테니까.
화양:(돌아오겠다는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제게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듯) 그래, 돌아온다고 약속한 것이다.(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고) 아니, 직접 찾아가도록 하지.
..대신
사흘 뿐이다.
사흘이 지나면 우리는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고, 그대의 뜻이 어떻든 서천궁으로 데리고 돌아올 것이다.(네 대답을 묻는 것처럼 눈동자에 물음이 비치고)
그 전까지 그대의 생각이 정리되어있으면 좋겠구나.
망해산으로 쉬지 않고 달려야만 사흘 째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은,
화양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초련:그래. 어쩌면 이미 정리 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건조한 온도로 네 물음에 답했다.)
화양:이미 정리된 건 긍정적인 쪽이고?(네 어투에 알맞은 목소리로 되묻는다)
초련:글쎄, 어떨까..
화양:..그럼 안 보내주겠다.(변덕 부리며 잡은 손 안놓아준다)
초련:... ..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좋아.
화양:... 참으로?(여전히 경계하며 시선을 읽는다)
초련:그래... (촛점 없는 눈으로 그저 너를 바라봤다.)
화양:(네 멍한 시선이 아쉬운 듯 보였으나, 이내 네 대답으로 만족하기로 하며 잡은 손등에 입을 맞춘다) 귀인.
초련:(가만 제 손등에 입을 맞춘 너를 봤다.)
화양:(여전히 입을 맞춘 채 말간히 올려다본다) 내 은애를 부디 기억해주셨으면 하여, 이리 간청드립니다.
꼭, 서천궁으로 돌아오세요.
초련:(마주 내려다보고 제법 침묵을 흘리다가) ... 약속 하겠습니다.
길고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
아득한 밤이 찾아옵니다.
...
아침햇살이 눈을 찌르고. 여장을 꾸리고 말을 준비하라는 화양의 말이 들립니다.
분주한 소리에 눈을 뜨면 어느새 이른 해가 떠오르며
망해산으로 가기로 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침전을 오가며 분주한 시녀들 사이로,
화양은 일찍 일어나 초련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양:(평소라면 탕약을 달여 네게 내었을테지만, 달리 태감에게 건네받은 장도를 꺼내들어 제 목덜미를 깊게 베어내곤, 장도를 아무렇게 던져둔 채 네게 팔을 벌린다.)
초련:(무거운 감정이 비수처럼 꽂힌다. 허나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네가 벌린 팔에 마주하듯 다가가 파묻히듯 안겨 네 목덜미에 얼굴에 묻었다.)
화양:(제 품에 안긴 너를 경이롭게 받아들고 꽉 껴안아든다. 사흘이나 떨어져 지내려면 많이 마셔두어야 하니까. 나즈막히 속삭인다. 끌어안은 품이 좋아 되려 네게 기댄 모양새로)
초련:(한참을 목덜미에 고개를 묻다가 떨어져선 입가를 닦아 내었다.) ..시간이 되었구나. 이제 갈 준비를 해야겠지.
화양:(금세 떨어지는 너를 바라보며 아쉬운듯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싶다. 다 닦인 네 입술을 괜히 제 손으로 한번 훑어내고 뺨을 감싼다.) .. 그래, 사흘이 되면 지체하지 않고 궁으로 데려올 것이야.(여전히 너를 보는 눈이 다정하다)
초련:그래, 부디 기다려 주렴. 반드시 돌아 올테니까.
.
.
초련은 빠른 이동을 위해 호위 넷과 현 태감만을 동행한 채 황궁을 나섭니다.
DICE:망해산으로 향하면 <승마> 판정과 <건강> 판정을 총 세 번하여 성공할 때마다 한 시진(2시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모두 실패하면 사흘 째 되는 날 이른 저녁에 도착합니다. 승마와 건강 판정을 각각 한번씩 시도해주세요.
초련:
건강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승마
기준치:
80/40/1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도를 가로지르면, 다듬어진 길을 따라 현 태감이 안내하는 길을 따릅니다.
그리고 산길 앞에 도착하면, 조급하지 않게 말을 다스려 길을 올라갑니다.
DICE:승마, 건강 판정.
초련:
건강
기준치:
85/42/17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승마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느새 점점 안개가 끼고, 미묘한 음기가 감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말을 탄 채 쉬지않고 달리니, 허벅지의 근육이 뭉치고, 버티고 있는 허리가 뻐근합니다.
DICE:승마, 건강 판정.
초련:
건강
기준치:
85/42/17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승마
기준치:
80/40/16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망해산의 산세는 험하지만 현 태감의 안내를 받아 오르는 길은 그렇게까지 가파르지 않습니다.
도착한 장소는 도사들이 수련하는 도관이라기보다는
귀기의 근원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음산한 기운이 풍기는 건물입니다.
현 태감이 앞서 뜰 안으로 들어가자 인기척을 느낀 도사들이 슬렁슬렁 걸어나와 현 태감을 반깁니다.
도사 A: 현 도사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이번에는 황궁에서 파문당했다는 설정입니까?
왁자지껄하게 농을 주고받던 도사 무리들은
현 태감 뒤의 초련을 발견하자 일제히 얼어붙었다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며 저들끼리 숙덕거립니다.
DICE:듣기 판정.
초련:
듣기
기준치:
85/42/17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들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도사 A: 거 참, 살아 움직이는 것은 처음 보지?
도사 B: 질리도록 본 얼굴인데 아는 척하기도 난감하네그려.
초련이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는데도 도사들은 모두 초련이 누구인지 아는 눈치입니다.
현 태감:자자, 진정들 하시게. 귀인께서는 황제의 허락을 받아 망해산에 내려왔습니다.
귀인은 알고 싶은 비밀이 있어 망해산을 당도하셨으니,
자정이 되면 황제폐하께서 귀인을 데리러 망해산에 오실겁니다.
이야기를 들은 도사들은 침묵하더니 어깨를 으쓱합니다.
도사 B: 폐하께서 허락하시었다니 귀인께서 도관을 살피는 것을 막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소생들도 목숨 귀한 것은 아는지라 귀인께 직접 도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부디 저희에게는 아무 것도 묻지 말아주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현 태감을 포함한 모든 도사들은 묵언수행에 들어간 것처럼 입을 굳게 다뭅니다.
망해산의 도관은 세 개의 문이 있어 [좌], [중], [우]로 나뉩니다.
건물의 크기는 [중앙]에 위치한 것이 가장 크며
좌측과 우측에 위치한 건물은 중앙보다 조금 작고 두 개의 크기가 같습니다.
조사:한 건물을 조사하는 데 약 두 시진(4시간)이 걸리며 판정을 통해 자세히 조사할 경우 시간이 추가됩니다.
초련은 총 6번의 판정 중 6번 성공하여 12시간동안 건물을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초련:(세 개의 문중 왼쪽의 문으로 먼저 이동 합니다.)
...
도사들의 거처와 [식당]이 있는 숙식소 같습니다. 도사들이 사용하는 방은 모두 같은 크기로 여섯 개가 있으며
그중 [두 개의 방]은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네 개의 방에는 불이 켜져있습니다.
방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직사각형 모양으로 문을 마주보는 벽마다 키가 작은 서랍장이 하나 놓여있고
그 위에 베개가 서너 개 올려져 있습니다.
방마다 두 개씩 놓여있는 듯한 낮은 책상은 각각 벽에 기대어져 있거나 방 안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련:(두개의 방을 살펴 봅니다.)
조사:방구석에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여장 꾸러미가 놓여있습니다. 꾸러미 가까운 곳에는 낮은 책상이 놓여져있고 책상 위에는 [쓰다 만 서신]과 벼루, 붓 등이 놓여있습니다.
초련:(쓰다 만 서신을 읽어봅니다.)
문서:<쓰다 만 서신>
본산에 복귀하여 위씨의 피를 전달하였습니다. 본산에도 고씨의 태중귀보다 작은 것이 없어 곧 다시 의식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재료는 충분하여 준비를 모두 마쳤
서신은 중간에 끊겨 있습니다.
익숙하지는 않으나 어디선가 본 듯한 필체인지라 기억을 더듬어보면,
황제의 서재 첫 번째 서랍에 놓여있던 것과 같은 사람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초련:(식당을 살펴봅니다.)
세번째 방도 있다!
조사:식당 구석에 술에 취해 반쯤 구겨져 자고 있는 도사 한 명이 보입니다.
두세 번쯤 말을 걸어 보면 깨어날지도 모르겠네요.
초련:(도사를 깨워 봅니다.)
조사:'커어어...' 술에 취한 듯 심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습니다.
초련:(계속 깨워 봅니다.)
조사:'으음... 음.. 5분만...' 푸우우.. 숨을 내쉬다 꾸벅 크게 고개를 흔들며 비몽사몽한 얼굴을 합니다.
초련:(뺨을 찰싹)(?)
도사 C: 아야!!!!!!!!!!!!
아니 가암히 누가....?
오! 이건 서천궁의 귀인 아니신가!!!
미천한 제 꿈에는 어쩐 일이신지?!
그나저나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구만, 역시 피가 짙어야 재구성에 유리한 것인가?
떼잉, 그래도 수지가 맞지 않소! 아무리 북망산에서 영혼을 끌어낸다고 하나 팔촌 구촌까지 끌어모아서 목숨 하나가 말이 되남?
도사 C: 에구, 에구. 그나저나 귀인을 꿈에 그렸다고 하면 폐하께오서 진노하실 텐데 내 꿈에 나온 건 비밀로 해주시게!
취해서 혼자 지껄이던 도사는 다시 잠에 빠져들고 다시 일어나지 않습니다.
초련:... (다시 잠에 빠져든 도사를 뒤로하고 세번째 방으로 다시 가봅니다.)
조사:누워서 책을 읽다 내려두고 온 듯 바닥에 깔린 요가 구겨져있고
베개 위에 책 하나가 엎어져 있습니다. [책]을 집어들면 [종이 하나]가 팔랑팔랑 떨어집니다.
초련:(종이를 살펴봅니다.)
조사:책 사이에 끼워져 있던 종이는 책의 내용을 해석한 것인 듯 중간중간 책과 같은 언어로 표기된 단어들을 제외하면 초련이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문서:<부패시키는 주술>
술자의 피를 묻힌 짐승의 시체조각을 입에 물고 부패시키고자 하는 대상을 물어 상처를 내 대상의 피와 섞이도록 한 채 구절을 왼다. 이 구절은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상처낸 부위에서 손가락 두 뼘만한 원만큼만 부패시킬 수 있다.
사용 시 마력을 3, 이성을 1D4만큼 잃습니다.
초련:이곳은 다 살펴 봤겠지.. (왼쪽문을 나와 오른쪽 문으로 이동 합니다.)
...
다른 건물에 비해 두꺼운 외벽으로 쌓아져 있습니다.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면 짐승 특유의 냄새와 분뇨 냄새, 피 냄새 등이 짙게 뿜어져 나옵니다.
한쪽에는 살아있는 닭과 개, 토끼 따위들이 방치되어 있고
오른 쪽에는 죽은 동물의 주검들이 널려있습니다.
동물의 주검이 널려있는 쪽에는 피를 빼기 위해 걸어두는 고리와
핏물이 말라붙어있는 양동이가 있습니다.
도축할 때 사용하는 날붙이들과 피를 빼기 위해 날카롭게 벼려진 꼬챙이들도 바닥에 널려있습니다.
동물들의 주검은 많이 쌓여있으나 마치 조금 전에 죽은 것처럼 부패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잔여 시간 8시간.
초련:(미간을 심히 찌푸리며 그곳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중앙의 문으로 이동 합니다.)
...
문을 열자마자 넓게 트인 수행도장처럼 보이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닥]은 나무로 되어있으며 어쩐지 습하고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잔여 시간 4시간
초련:(바닥을 살펴봅니다.)
조사:두꺼워 보이는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바닥입니다.
어쩐지 나무판자 틈새로 차가운 기운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듯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드러난 부분만 나무 본연의 색을 지녔을 뿐, 옆 모서리 부분이 검게 변색되어 있습니다.
분명 판자의 바닥 부분은 검게 썩어있을 것 같습니다.
DICE:관찰 판정.
초련: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배열 속에서 부자연스럽게 끊겨있는 부분을 발견합니다.
두드려보면 건너편이 비어있는 듯 공허한 울림이 들립니다.
지하로 향하는 비밀 문 같습니다.
초련:(판자를 들어 올려 지하로 향해봅니다.)
조사:문을 열어보면 저 지하 아래에서 사악한 기운이 갑작스럽게 밀려 들어와 절로 뼛속까지 시려옵니다.
갑자기 뱃가죽 아래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강하게 요동치며 들썩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SAN 0/1
초련: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조사:이 밑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예감이 듭니다. 초련 이성 감소 없음.
반대편이 사악한 기운에 물들어 검게 변색된 문을 열면
지하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있고 축축하고 차가운 돌벽에는
띄엄띄엄 불을 밝히는 등이 매달려 있습니다.
어쩐지 무겁고 불길한 기운이 바닥을 스멀스멀 기어 다니고 있는 듯합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썩은 고기를 태우는 듯한 역겨운 냄새와
갓 짜낸 듯 진동하는 피비린내가 폐부 깊은 곳까지 들어옵니다.
DICE:정신력 판정.
초련:정말... 이 곳 자체가 기분 나쁜 곳이네..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음기 가득한 곳을 밟는 불쾌한 기분이 감돕니다.
계단 밑으로 내려오면 혈향이 점점 더 짙어집니다.
마지막 층계 끝에는 작은 복도가 있고 저 멀리 빛 그림자가 진 공간이 보입니다.
복도를 걸어가면 지상의 수행도장처럼 넓은 공간이 트여있으며,
한쪽 벽에는 벽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커다란 가죽]이 걸려있고
빛이 들지 않는 곳에 [철창]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철창과 마주 보는 벽의 한쪽에는 [나무상자]들이 놓여있고 [검은 휘장이 드리워진 작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초련:(커다란 가죽부터 살펴봅니다.)
조사:말이나 소 같은 짐승의 가죽을 얇게 펴서 여러 개를 이어붙여 만든 듯합니다.
인두로 지져서 새긴 듯 낙인 같은 이름과 꺾어진 직선 따위들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이름은 대충 피로 문질러 덮은 것처럼 가려져 있으며
단 하나의 이름만 깨끗하고 온전하게 남아있습니다.
사자의 이름입니다.
초련이 이전 황제의 서재에서 발견했던 것과 동일한 초련의 가계도입니다.
초련:...
(철창을 살펴봅니다.)
조사:철창 안쪽에는 빛을 밝히는 불이 없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밝힐 것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초련:(불을 밝히는 등을 가져와 비춰 봅니다.)
조사:다른 등불을 들고 가까이 다가가면 안에 사람의 형체를 띈 무언가가 보입니다.
각자 거리를 두어 벽에 쇠사슬로 고정된 사람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입니다.
온몸의 피부가 녹아내려 뻘건 근육이 드러난 사람, 이목구비가 뒤틀린 사람,
바닥에 누워 있으나 기이하게 커다란 종양이 달린 허리만 들어 올린 사람……
도저히 인간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SAN 1D3/1D5
초련: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도대체..
DICE:1D3 굴려주세요.
초련:3
초련 이성 -3 감소.
DICE:관찰 판정.
초련: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중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초췌한 안색의 남자로 얼굴의 반쪽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문드러져 있으며
이상하게도 회임한 것처럼 배가 부풀어 있습니다.
...소문의 회임한 평민 남자입니다.
그는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사지를 벽에 구속당한 채 멍하니 있습니다.
초련이 말을 걸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넋을 잃고 있다가 뒤늦게 반응합니다.
초련을 한참 동안 빤히 본 그는 “작군… 작아……. ” 하고 중얼거립니다.
초련:이봐요. 당신 괜찮아요?
철창의 남자:.. 당신은 이 모습이 퍽이나 괜찮아 보이나보군.
초련:왜 그곳에 갇혀 있죠?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철창의 남자:나는 눈을 떠보니 그저 이런 상황이었어. 여기서 대화가 가능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지.
...분명히 죽었는데... 눈을 떠보니 여기였던 거야.
환생한 것인 줄 알았는데, 지옥이 분명해...
초련:당신을 살린 사람은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철창의 남자:글쎄.. 그건 모르겠어. 아마 도사들이 꾸준히 피를 마시게 하는 것을 보면 이 사람들은 내가 필요한 걸지도 몰라..
게다가 이곳에 갇혀 있는 사람들 모두 크기와 생긴 시기들조차 다르거든..
초련:그 배는 당신이 피를 마시고 부풀어 오른 겁니까?
철창의 남자:아니야.. 그저 자라고 있을 뿐이야.. 회임된 아기처럼..
(꺽꺽 웃는 소리가 들린다) 태중귀가 커질수록 사람을 해치려는 욕구가 커지더군. 그 마저도 이 쇠사슬에 막혀 버렸지만..
초련:.. 태중귀라 함은 뱃속에 있는 것을 말씀 하시는 거겠지요. 그래서 당신을 이렇게 묶어 놓은건가. ..하지만 대체 왜 이런.. 해치고 싶어도 그 사슬 떄문에 해칠 수 없는 거겠죠.
철창의 남자:맞아.. 그저, 도사들이 주는 피만 받아 마실 뿐이지... 어떤 외상을 입고 방치당해도 도사들이 피를 먹이면 죽지 않을 뿐이야..완전히 지옥이지...나는 영영 죽을 수 없어..
초련:.... ....
죽는 것 보다 더 잔혹 하군..
철창의 남자:크큭, 그래.. 태중귀를 지닌 사람이 죽는걸 딱 한 번 봤었지..
몸 한쪽이 썩어 들어가는 사람이 있었던가.. 다른 숙주가 그 사람의 썩은 몸을 물어 피를 마시더군.
기이하게도 썩어가던 사람은 죽지 않고 피를 마신 숙주나 돌연 까무러쳐 살이 녹아 죽어버렸었는데..
(문득 초련을 올려다본다) 당신이 어떻게 이 철창지옥 밖을 활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태중귀를 품고 있는 것을 보면 도사는 아니겠지……..
초련:... 나, 는... (문득 고개를 떨구고) 조금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곳의 대해 조사 하고 있던 중이라 저는 마저 물러 나보겠습니다.
철창의 남자:....도사들은 작은 혈귀를 찾고 있소.
아주 작은 혈귀를…….. 어서 도망가시오……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다시 넋을 놓고 멍하니 고개를 떨굽니다.
초련:...도사들이..? (곰곰 생각에 빠지다가 나무 상자를 살펴봅니다.)
조사:가장 큰 나무상자를 열어보면 백골들이 쌓여있습니다.
대충 모아둔 것인 듯 다양한 크기의 갖가지 부위의 뼈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뼈마다 살점을 억지로 뜯어낸 것처럼 근육 조각이 들러붙어 있는 것들도 보입니다. SAN 1/1D2
초련: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초련 이성 -1 감소
초련:2
초련 이성 -2 감소
조사:다른 나무상자들에는 피가 말라붙은 옷가지가 남녀노소의 것 구분 없이 들어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수의입니다. 반지나 목걸이 등의 장신구도 뒤엉켜있습니다.
초련:이런 장식들은 평민들은 손도 못대는 장식들인데.. (마지막으로 검은 휘장이 드리워진 작은 문으로 이동 합니다.)
조사:휘장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횃불 하나로 충분히 밝힐 정도로 크지 않은 공간입니다.
이 방 안에 들어오면 배에 들어있는 것이 흥분한 것처럼 강하게 요동칩니다.
그 존재감은 애써 무시하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방의 중앙에는 올바른 구조로 짜맞춰 놓여있는 백골이 하나 있고
그 밑에는 알 수 없는 글자가 피로 쓰여져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으며
조사:피로 쓰인 글자가 백골으로부터 원까지 다섯갈래로 갈라진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 다섯 갈래 끝에는 각각 기절한 것처럼 보이는 산 사람들이 팔다리를 단단히 구속당한 채 쓰러져 있습니다.
부정한 일이 일어나는 곳이 분명한 풍경입니다. SAN 1/1D2
초련: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1
초련 이성 -1 감소
DICE:지능 판정.
초련: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초련은 언뜻 이 모습을 이전에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
자신이 죽은 이후, 그리고 다시 눈을 뜨기 전.
알 수 없는 힘에 끌려와 꼭 지금과 같은 장면을 보았었습니다.
아니, 지금 보는 장면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작은 방을 가득 메웠던, 글자에서 뿜어나오는 부정한 검붉은 빛과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비명.
다섯갈래 끝에 쓰러져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어쩐지 낯익습니다.
그들의 살점이 글자를 타고 꾸물꾸물 기어가 중앙에 있는 백골에 들러붙어
썩어가는 시체를 되돌리는 듯 근육을 이루고 살점을 채우고…
그 모독적인 광경 끝에 백골 위에 덮인 얼굴은 초련 자신의 것이었습니다. SAN 1D3+1/1D4+1
초련: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2
초련 이성 -2 감소.
..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광기와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는 화양이 그 방에 있었습니다.
잔여 시간 없음.
.
.
화양은 딱 자정이 될 때 도관에 나타납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천궁에 있었을 때와 같이,
잠깐 외출했던 초련을 마중나온 것처럼 평소와 같은 얼굴로 초련을 부릅니다.
화양이 모두 물린 것인지 주변에는 다른 사람 하나 없이 조용합니다.
화양:그대, 내게 돌아올 시간이다. 서천궁으로 돌아가자꾸나.
초련:(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아니, 오히려 과한 생각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 백지 상태인 것인지 한참 멍하게 너를 바라봤다.) ... ... 그래.
화양:(환한 웃음을 지으며 팔을 벌린다. 꼭 네가 안겨줄 것을 기다린다는 듯이)
초련:(천천히 한걸음 내딛다가 그저 네 품에 안긴다.)
화양:(웃는 소리와 함께 품에 안긴 너를 어르고 달래듯 머리를 쓸어내린다.) .. 그래서, 어땠을까. 우리 귀인께서는.
초련:...모르겠구나. 정말로.. 그냥, 모르겠어. 그저 이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아. 이젠.. 너와 함께 할래. (미안해요. 마치 태왕태후에게 전하는 듯 작게 웅얼 거리고) ... 그냥, 너와 함께 하게 해줘. (다시 네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품에 파고 들었다.)
화양:(아, 너무 좋아.. 그리 솔직한 목소리가 네 귓전에 울린다. 품에 안은 네 얼굴에 연신 남기는 입맞춤엔 네게 이른 애정과 연모가 담겨있다) 그대가 옳은 선택을 할 줄 알았단다. 과연, 귀인은 귀인이로구나.(네 웅얼거리는 사과는 듣지 못한다)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 그대의 죄는 내가 다 안을테니, 그저 눈을 감고 좋은 것만 보고, 귀한 것만 입어, 그대에게 삿된 것이 닿지 않게 할테니.(더욱 힘주어 끌어안는 손에 비단 집착이 선명하다)
초련:그렇게 해주렴. 어짜피 나는 이미 한번 죽은 사람. 시간과 운명을 거스르는 존재. 이후의 나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단다. 그러니까 조금 더 내멋대로 해도 되잖아. 너와 함께 하게 해줘. ...앞으로도 화양, 너만 볼 수 있도록. (생기를 잃은 눈은 애절한 눈빛이 되어 너를 빤히 들여다 봤다.) 나는 이제 너만을 의지하며 살고 싶어.
화양:(입에 닿는 사랑스러운 소리를 귀담아 듣는다. 경전이라도 되는 양 꼭꼭 씹어 제 속에 새기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 덮친다) 맞아. 지금보다 훨씬 더, 그대가 원하는대로 해도 좋아. 내가 그대가 가는 길을 닦아 둘터이니,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 걸음만 옮기면 된단다.(마주한 눈이, 온전히 제 것이 되는 것 같아 몸 전체에 전율이 인다. 가볍게 입술 사이가 닿고 빤히 들여다보이는 시선에 탁한 것들이 새겨진다) 세상에 두려울 게 없게 해주지, 그대를 위해서라면 못해줄 것이 없으니까.
나는, 이제 그대의 새로운 유일한 가족이야.
▒
▒
▒▒▒
초련은 화양의 모든 죄에 잠시 눈을 감기로 합니다.
언젠가는 만천하에 이 죄가 드러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미 무수히 많은 죄악을 저질러 하늘 아래 부끄럼 한 점 없는 삶이 결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서천궁에 돌아온 귀신이 산다는 소문은 황궁 사람들 입에서 사라질 날이 없겠지요.
평안한 삶이 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나 그대에게 다시 한 번,
나의 걸음으로,
나의 의지로 돌아갑니다.
세상 모두에게 손가락질 받을 때에도,
천벌을 받아 하늘에게서 버려질 때에도
우리는 함께일 것입니다.
나 다시 북망산에 오르는 그때에도
그대가 곁에 있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어쩌면 괴물은 당신과 나, 둘 모두입니다.
END 01. 은폐隱蔽
화양, 초련 생환
▒▒▒
▒
▒
▶동반자살엔딩
누구의 죗값이 더 무거운지 무게를 달아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피는 흘렀으며 수많은 목숨이 스러졌고,
화양은 초련을 위해 손을 더럽혔으며
초련은 화양으로 인해 부정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들에 잘잘못을 따져보아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만 그대의 죄이니 그대 혼자 값을 치르라 말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위해 매달려왔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천벌보다도 지옥보다도 나의 부재를 두려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함께 북망산 오르는 길은 많이 험난할까요.
함께 기어다닐 지옥의 밑바닥은 많이 두려울까요.
그래도 그대는 기꺼이 나와 함께할 것임을 알기에,
그 지옥에서조차 나를 떠받들어줄 것을 알기에,
그 마음을 외면하지 못해서.
END 05. 동행同行
화양, 초련 로스트
개인적으로 진상을 마주하기 전에 자신이 먹는 탕약에 대한 사실을 마주하고 화양과 다툴 때 어.. 이..분위기야..?싶더라구요?(사실 피에트로가 이성적이지 못한 상황에 비관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삶에 의욕이 없는 친구다보니 이부분을 고려하지 못한 키퍼의 실수지만. 결국엔 말다툼까지해서 화양 캐입하면서 이래도..되냐고 개자식황제폐하야 속으로 앓고 있었네요.. 결국 초련을 꼬드겨 목숨을 부지시켜놨지만.. 그로 인해 화양이 기생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오묘했구요.. 비록 화양의 피를 마셔서 살고 있는 쪽은 초련이지만 실질적으로 애착을 가진 화연이 초련의 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초련이 생기잃고 죽은 풀이 된건 너무너무 안타깝지만.. 장미가 아름답게 피기 위해서..^^(죄송합니다 미친놈)
로즈와 피에트로는 각각 화양(花樣)과 초련(草蓮)이 되었답니다. 연호는 戀花(사모할 연 꽃화) 해서 사모하는 꽃 정도로 지었어요. 로즈와 연호를 합치면 화양연화가 됩니다..(짜잔) 사실 탐사자님이 이름 정하기를 어려워해서.. 겨우겨우 정했을 때 초련을 얘기해주셨는데.. 원래 피에트로랑도 잘어울리기도 하고.. 초련의 뜻 중에 '첫사랑'이라는 뜻도 있어서.. 냉큼하자고 했답니다. 어쨋거나 화양이 첫눈에 반하고 집착을 하게 되었으니.. 중의적 의미정도로 되지 않을까요? 사실 화양의 현대식 패치이름은 원래 장미였지만.. 황제로서 폼이 안살아서 정하다보니 연호인 '연화'가 맞추어서 화양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화양연화라는 뜻과 달리 연호의 연화는 사모하는 꽃이라는 뜻을 담아서 짓게 되었지만요. 모쪼록 꽃이라는 단어가 연화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 연화의 본래 네이밍인 라비앙 로즈(장미빛 인생)와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가 캐릭터성이랑 세션에서 진행되는 시간적 배경이랑도 잘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짓고나서 의미부여를 하긴 했지만.. 나름 개연성 있다고 생각해서 주절거려봅니다..
아무튼.. 이전 세션에서의 의심암귀를 못 벗고..(사실 엔딩을 보고 난 시점에선 이전 세션과 현재 세션에서의 초련의 반응이 그렇게 상이한 편은 아님) 초련이 제 예상범위밖으로 움직일까봐 늘 조마조마했답니다.. 화양같은 경우에도 원래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못믿는 성격인데, 그래도 초련의 말은 다 들어주고자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너무 의심하는 바람에 초련을 제대로 대해주지 못한건 조금(ㅋㅋ) 아쉽네요. 애초에 초반의 초련이 너무 자신의 현재 입장에 얼떨떨한 반응에다가, 무덤덤해서 오히려 화양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답니다.. 마지막에 초련이 모든걸 알아채고 포기해서야 아, 이런 캐릭터였지.. 했었지요.. 하지만 다음에 같은 시날을 가더라도 저는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네요. 모쪼록 운명을 거슬러서 살아 돌아왔다는 입장부터 초련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세션에서야 기꺼이 화양의 행동을 눈감아주었지만요.
사실 악몽을 꾸었다~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악몽스크립트 장면이 꽤 절절해서(라고해도 화양의 마음이 찢어지는) 좋았는데 초련이 정신력이 좋아서 예상한대로 수월하게 넘어가더라구요ㅋㅋ 그래서 아마 엔딩 뒷부분의 스크립트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아서 따로 첨언해봅니다..
악귀가 들렸다고 외치며 초련을 서천궁 침전에서 끌어내는 사람들과, 뼈가 으스러지도록 짓밟는 발길질과, 불에 태워버리자고 외치는 백성들. 살이 터져나가는 통증보다 더 끔찍하게 발끝부터 좀먹어 들어오는 불길에 피부가 녹아내려도 달아날 기운이 없어 비명만 내지르고 있을 무렵…… 황제의 관을 벗어 던진 화양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초련을 끌어안고 타오르는 불길을 꺼트리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눈물로 초련의 얼굴을 씻어내리며 말합니다.
“그대는 괴물이 아니야. 그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내가 괴물이지. 그러니 염려하지 마라. 모든 죄는 내가 안고 가겠다.”
부분과 이후 탕약에 든 약재중 화양의 피가 섞여있음을 알아채고 반응을 하면 “내가 살기 위해서 그대에게 피를 먹일 수밖에 없었다. 그대는 괴물이 아니야. 그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내가 괴물이지. 그러니 염려하지 마라.” 같은 대사가 준비되어있었는데요.. 이 때 초련이 몹시 건조해있던 상태기도 하고, 탐사자님 왈 자기 몸에 생채기 내면서 피를 먹이려고 해서 빡쳤다고 합니다.. 아무튼 저는 화양의 폭군노릇에 빡친게 아니라서 아무렴 안심했지만(ㅋㅋ) 이런 식으로 너는 괴물이 아니야. 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분위기상 쓰지 못하고 그냥 넘겼답니다. 무튼 1번 엔딩을 보고 어쩌면 괴물을 둘이다~ 하는 식으로 끝나버렸지만요. 아마 이런식으로 당장의 고난만 해결한 채 다음으로 이어질 역경은 눈감아둔다는 점이 좋았어요. <이러고 이제 5번엔딩으로 가겠다~ 식으로 얘기도 나눴고. 흐흑 제가 같이 죽는걸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초련을 이런식으로.... ... ..
이게... 이렇게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이렇게 길게 쓸 생각없었는데 후기 기대하신대서 괜히 제가 이러고 있잖아요(?) 아무튼.. 되게 즐겁게 다녀온 것 처럼 굴지만.. 저는... 중간중간 깔짝거리면서 울었답니다 휴지 한조각씩 떼어내서 눈물을 훔치고 콧물을 닦아내면서 진행했다구요. 진짜 너무 간혈적으로 울어서 모먼트를 정할 수는 없지만.. 여튼 키퍼링 난이도 중상의 시나리오였는데.. 역시 npc로 정보를 쥐어주는게 아직 너무 어려워서.. 마음이 너무 하드코어했네요.. 그치만 잘 다녀왔으니까.. 사실.. 탐사자님이 동양취향을 되게 탄다는 것을.. 세션카드 그릴때야 눈치를 채서..(아주 예전임) 다음은 없을거란 생각으로 했어요 잔뜩 사랑해줬으니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