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rengnamu.postype.com/post/3657129
에일린과 릴마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7시간 10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일주일 째 이어진 궂은 날씨보다 더 충격적이었죠.
히든 경, 실족으로 사망.
히든 경이라면...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루어져, 피가 섞이진 않았다지만.. 분명 가족이지요.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에일린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는 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로 말합니다.
장례를 치러야겠네요. 그렇죠, 릴마?
♥
♥
‘죄의 기원은 사과를 삼킨 순간부터.’
이브의 비망록
♥♥♥
W. 나무
♥
♥
그 주에는 어째서인지 비가 끝없이 내렸습니다.
저택 근처의 작은 동산마저 희미하게 보일 만큼 날은 흐렸고,
계속되는 폭우에 온 저택이 곰팡이가 슨 것처럼 눅눅했습니다.
응접실에 앉아 무료히 시간을 보내며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저 그런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그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죠.
히든 경, 실족으로 사망.
실족? 사망?
히든 경이라면...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히든 경이, 실족으로 사망.
입속으로 다시 되뇌어봅니다.
허망함과 혼란스러움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곁에서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굳은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에일린이 보입니다.
그는 아비를 잃은 자치고는 너무나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리곤 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로 말합니다.

.
.
...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수선한 사용인들을 정리하고,
앓아누운 어머니를 간호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저녁입니다.
정리한다곤 했지만, 아직 온 저택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당신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붉은 벽지와 짙은 고동색의 책장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서재입니다.
두 자매의 증조부가 도서 수집에 취미가 있으셨다던가요.
3층까지 뚫어놓아 다른 방보다 훨씬 높은 천장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는 금빛 촛대가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온 방을 휘감은거로도 모자라 천장까지 닿은 책장에는 다홍빛,
암녹빛으로 반질거리는 금박 양장 도서들이 한가득 꽂혀있군요.
책장 사이사이 집안사람들의 초상화가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나
왜인지 아버지와 에일린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잘 출입하지 않았죠.
마침 에일린도 아버지의 일로 바쁠 터이니 당신이 이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늘어트리면, 어디선가 달콤하기 그지없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이왕 서재까지 온 김에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탁자]와 [책장], [액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집에서 풍기던 향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향입니다.
서재와 어울리지 않게 단내가 풍기네요.
근원을 찾아볼까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금속질감이 도는 것이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입니다.
달짝지근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은 향기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네요.
탐스러운 붉은빛에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것이 마치 성서 속의 선악과처럼 보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향이 좋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보이진 않습니다.

사과의 생김새를 가만히 쓸어보면, 요철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향을 피우려면 향을 넣을 공간이 있어야 할 텐데요.
부친이 관리라도 한 듯 먼지는 한 톨 없이 깨끗합니다.

그런거라면 같이 넣어드려도 좋을텐데..... (언니가 알고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넣을게 한두개가 아니겠지만..
(탁자에 오랜 사용감이 느껴지지만 깨끗한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본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달리 이질적이게 깨끗한 것들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1번째 서랍을 열자,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문득 부친에 대한 것을 떠올리자면, 뚜렷한 기억이 없습니다.
담배를.. 피웠던가요.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서류봉투]를 꺼내보면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하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시간이 늦기도 했으니, 내일 장례를 치루려면 지금 자두는게 좋을거야.


.
.
...
연이은 폭우로 다소 느긋하게 진행될 거란 예상과 달리,
에일린은 빠른 속도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사인은 실족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으니 빈 관 하나를 짜 맞춰 묻으면 그만이라고요.
어젯밤 당신이 간 이후 일을 진행한 모양입니다.
주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저택의 모든 이들은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모든 커튼을 검은 것으로 교체하고,
홀을 장식하던 태피스트리를 때어냅니다.
검은 칠을 한 향나무 관이 마련되었고
그 안은 시신을 대신해 아버지의 물품들과 꽃들로 가득 채웁니다.
집안은 늘 피우던 상쾌한 향 대신 무겁고 매캐한 향이 가득합니다.
사용인들은 짙은 흑색 제복을 입었고
당신도 옷장 속의 검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실신했던 어머니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검은 공단 드레스에 작은 진주목걸이만을 하나 거셨지요.
장례를 치를 모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자 폭우를 뚫고 조문객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아버지의 마지막을 추모하러 꽤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들은 검은 우산 아래로 슬픈 눈을 하며 관속에 하얀 국화를 한 송이씩 던져줍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면 엄숙한 얼굴의 사제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피로함을 느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를 옮깁니다.
숨 막히는 정적에 질식할 것 같던 기분이 나아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관이 이동할 자리, 후원의 가족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멀리서 검은 형체가 하나 보입니다.
우산도 없이 거세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에일린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가 그의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저 물 자국 사이에 어쩌면 그의 눈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선을 조금 내리면...
묘하게 비틀려 웃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옵니다.
...웃다뇨?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역시..............)
도덕성 -2 결여
릴마는 평범한 인간의 도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당신은 세간의 평가를 두려워하며 양심에 결백하도록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의 도덕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눈앞의 사람은 형제일 뿐입니다.
조금 어색하고 낯설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합니다.
...
의연한 척을 했다지만 에일린도 속으론 더할 나위 없이 슬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봐서는 안 될 그의 치부를 본 것만 같아
왜인지 귓가가 달아오르는 것 같아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도덕성 -2 결여. 2단계 상태에 빠집니다.
도덕이 마모됨을 느낍니다.
당신의 이성이 조금 닳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당신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두려워할 지도요.
그럼에도 시선을 피해 머릿속으로 욕망이 아스라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은근히, 눈앞의 사람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것 같습니다.
...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어째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그를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이 정신을 지배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가 버석대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생기 없이 탁해진 에일린의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면,
그는 그제야 자신이 비를 맞고 있었음을 자각한 듯 몸을 움찔거립니다.
추위에 파랗게 질린 입술이 묘하게 색정적입니다.
그는 의지할 곳이 필요한 듯 당신에게로 거리를 좁힙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무어라 달싹이지만
거친 빗소리에 묻혀 아무것도 들리질 않습니다.






에일린은 당신을 잠시 쳐다보다,
곧 몸을 바로 하고는 당신과 함께 저택으로 걸어갑니다.
멀리서 종소리가 두어 번 들려옵니다.
...장례가 곧 끝날 모양이네요.
.
.
장례를 마치고 손님들을 배웅하자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저택은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장례 내내 퍼붓던 비는 여전합니다.
장례를 일찍 치른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내일 아침이면 저택으로 오는 길이 침수될 것입니다.
당신은 겨우 옷을 갈아입고 응접실 소파에 기대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 분량의 고요함을 곱씹으면,
방 한구석의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시계 소리가 똑똑 들려옵니다.
적막 속에 잠이 들려던 찰나,
문이 열리며 [에일린]이 응접실로 들어섭니다.
그는 편하게 풀어헤친 차림에 양손 가득 크고 작은 [상자]를 가득 들고 있군요.

그는 가져온 상자들을 탁자 위에 쌓아둔 채 맞은편 소파에 앉습니다.



버릴 것과 필요한 것인 모양이에요.
그 행위를 지켜보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면, 에일린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그의 출입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잠시, 응접실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가 릴마, 하고 당신을 부릅니다.

에일린을 바라보면 그는 상자 더미 속에서 얄팍한 검은 종이상자 하나를 당신에게 내밉니다.





상자를 받아 열어보자,
...이게 대체...?
애완견에게나 채울 개목걸이 하나가 붉은 벨벳에 감싸져 있습니다.
투박한 검은 가죽에 쇠로 된 버클까지...
절대 아버지가 자식에게 선물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개를 키우지도 않는걸요.
혼란함에 에일린을 쳐다보면,
그는 무구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는 어쩐지 당신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같습니다.
눈빛 깊숙한 곳에는 어쩐지
당신이 그것에 만족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담긴 것도 같습니다.
..그럴리가. 당신은 제 생각에 경악합니다.

DICE:정신력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그는 당신의 혼란함을 알아챈 듯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제 미간을 긁적입니다.

.. (그리곤 너를 살피면) 화난건 아니지, 릴마?


그는 당신에게서 상자를 회수하고는 비슷한 검은 상자를 다시 건네줍니다.
조금 미심쩍은 기분으로 열어보면...
화려한 목걸이 하나가 보입니다.
푸른 벨벳 위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는 목걸이는 꼭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네요.







에일린의 시선이 당신의 뒷목에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목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낍니다.
등에 힘이 들어가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만치 뻣뻣이 세워집니다.

작은 걸쇠가 잘 걸리지 않는지 목걸이 줄이 요동칩니다.
그의 손가락이 목덜미를 은근히 스치는 것 같습니다.
스친 곳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요.


억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그가 됐다며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떨어트립니다.
볼이 붉어지진 않았겠죠?
형제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다니.
묘한 수치심이 당신을 자극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면,
에일린은 예의 탁해진 눈동자로 릴마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릴마가 응접실을 나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면,
갑작스럽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릴마의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모친: 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방에 가도 없길래, 걱정되어서...
눈물로 퉁퉁 붓고 안색이 썩 좋지 않은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녀는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자라며, 너희 둘마저 몸이 축난다면
저는 제 명에 살지 못할 거라며 말을 늘어놓다 응접실 밖으로 사라집니다.
...
방안에 가득 찼던 뜨거운 열기는 문밖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씻겨나간 지 오래입니다.
에일린을 쳐다보면 그는 무심한 눈으로 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도는 내려갔지만 릴마는 아직 열기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도덕성 감소 없음.
응접실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상자를 정리하던 에일린이 당신을 붙잡습니다.

... 응, 그래. 나중에 얘기하자. 우선, 시간도 늦었고, 밖에도,(빗소리가 은은하게 방 안을 울린다) 당분간은 나가지 못할테니까. 그러니까, 그런데..
.. (뒤에서 시선을 느리게 굴린다) .. 오늘 밤에는 같이 있어주면 안 돼?
(아버지 장례식도 있었고, 괜찮은 척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 자는 건 그래서. 찰나에 변명을 둘러댄다)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심리학 굴려볼 수 있나요)


기준치: | 45/22/9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언니를 의심하다니, 나빴어요.
그는 더없이 처연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릴마가 그를 허락하면 그는 기쁜 기색이 만연한 얼굴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부탁합니다.
상자를 마저 정리하고 올라온다고요.
당신은 천천히 그의 방으로 올라갑니다.
가족이 되고서도 잘 가지 않은 공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두근거림이 당신을 감쌉니다.
그의 방에 들어서면, 에일린을 닮아 정갈한 따뜻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주변을 둘러보자 [책장]과 [침대], [탁자]가 보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전체적으로 깔끔한 책장 한편,
최근에 읽던 것들인지 이리저리 두서없이 쌓아진 책들이 보입니다.
윤리와 도덕에 관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네요.
오컬트에 관련된 서적도 한두 권 보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실수실수 ㅇ_<
릴마 도덕성 -2 결여

'인간의 교육', '아동 교육 이론' 등…, 펼쳐보아도 지식을 목적으로 한 책들 뿐이네요.
애들을 상대하려면 중요한 덕목이니까요. 공부를 빼놓지는 않는가 봅니다.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라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뭐.. 알수없는 녀석의 의중은 모르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새로 알아가는 것도.

꽃 없이 물만 들어있는 화병이 보입니다.








괜찮으니 물병대신 둘까요?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어라?
이거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어머니의 초상화는 분명 아버지의 서재에 있었는데..
에일린의 방을 구경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상자 정리를 다 한 모양인지 에일린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는 웃다가, 곧 묘한 표정을 지으며 릴마에게 다가섭니다.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입이 바싹 마르는 것 같습니다.
열이 나는 것 같아요.
에일린과 그의 방, 단둘, 그의 입술... 숨이 닿았나요?
시야가 어지러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신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 결여. 3단계 진입.
당신은 선 위,
도덕과 비도덕의 사이에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욕망을 표현하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곤 합니다.
자신의 이성에 의심이 피어납니다.
가까운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이나 그 외의 시선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눈앞의 사람에게 뜻 모를 감정이 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가만히 그의 입술이 신경 쓰입니다.


언니라서 싫다거나, 그런게 아니야. ...... (사실 다 알잖아. 그렇게 구는건 다 알아서잖아.) 네가 엄한 곳에서 도마에 올려지는게 싫어.

(한껏 내려간 눈매로 눈을 마주한다) 우린 같은 마음일텐데. 너를 흠내고 싶지 않은건 나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끼리 비밀을 만든다고 생각할까?(아무도 모르는. 바라보는 시선이 올곧다)



(아, 히든은 이런 비밀까지 숨기기 위해서 히든이었나. 대답해주세요, 대답하세요, 아버지.)

..(여전히 얼굴은 가까이 한 채 끌어안은 너를 당겨 느릿한 뒷걸음질로 침대로 향하면 그자리에 풀썩 누워 너를 제 위에 앉힌다.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입술이 여러번 물리다 떼며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면) ..내가 제일 좋다고 말해 줘.

..무서워? 아니, 그럴리가 없겠지.. 너도 똑같은.... (공범이니까, 이미 너도 알고있을 마지막 말은 혀로 네 입안에 새겨넣었다. 그 철자가 공범이라는 철자가 아니었던가? 아, 어쩌면 연인이라고 썼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같은 말이니까)

무서워하면 조금 슬펐을 것 같은데.. (아니라니 다행이네. 사랑하는 사이에 오갈 말이 아님에도 네 말에 적잖이 수긍한다. 공범이라니, 연인이라는 말보다도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분명히 오늘 밤 달의 색은 붉었을 겁니다.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꿈 없는 밤이 릴마와 에일린을 기꺼이 끌어안습니다.
.
.
...
몽롱한 의식 사이로 릴마는 실눈을 뜹니다.
차가운 공기가 아직 새벽임을 알려줍니다.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으면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에일린이 없습니다. 그는 이 한밤중에 어딜 간 걸까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득 방문 너머에서 쿠당탕,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지? ...눈꺼풀이 다시 감겨옵니다.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수마를 뿌리칠 수 없습니다.
다시 수면 아래로 빠져들어 갑니다.
.
.
여전히 태양은 보이질 않고 우울감만 가중하는 빗소리가 당신의 아침을 반깁니다.
적막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 저택이 소란스럽기 그지없네요.
무슨 일이라도 난 걸까요?
불안감이 몸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릅니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적당히 따듯한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귓가에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가 낯익습니다.
어젯밤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에일린, 아, 그래, 에일린과 함께 잠을...
고개를 들어보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가 있습니다.



.................. (왜 그랬냐고 릴마 히든....) 아...... 일어나야지. 갈게. (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음..)

릴마와 에일린의 아침 안부 인사가 끝나면,
에일린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기 시작합니다.



(.............................)
같이 안 나가고...? (시무룩...) 그럼 같이 가자. (너를 일으키고) 방까지 가는건 어렵지도 않잖아.






(얼마나 있다가 나가야 각자 내려온 것 같아보이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10분만에 나온다.)
채비한 후 그를 따라 방 밖으로 나서면...
하얗게 질린 사용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택을 누비며 온종일 바쁘게 보내야 할 이들이 고장 난 것처럼 중앙 홀을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그들을 따라 중앙 홀,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 괴기스럽게 사지가 뒤틀린 채로,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그녀의 머리에서부터 붉은 피가 흥건합니다.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 알들이 피바다 속에 점점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장미 다발 같다고...
당신은 멍하니 생각합니다. SAN 1/1D4+1

기준치: | 60/30/12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4+1
()
+14
5
릴마 이성 -5 감소



폭력: |
분노에 휩싸여 자제심을 완전히 잃고 1D10 라운드 동안 주변의 적과 아군 모두에게 폭력과 파괴를 가합니다. |
For 10 rounds. |
...
당신보다 먼저 앞서나온 에일린이 손을 뻗어 당신의 시야를 가립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사용인을 닦달하는 목소리가 퍽 흔들립니다.


상황 판단이 안돼? 이게 ... 이게......... 이렇게 될 때까지 다들 뭐했지? (사용인들을 향해 비난의 눈초릴 보내며 소리친다.)
에일린의 손을 뿌리치고 어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시야에 담습니다.
충격이 다소 가시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머니는 계단에서 구른 모양입니다.
누군가 밀치기라도 한 걸까요?
그녀 주변에 퍼진 붉은 피 중 몇 방울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듯 길게 퍼져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자 속에서 왈칵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던 에일린은 억지로 당신을 돌려세워 방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합니다.
그의 손길을 반항하면서도 이끌리던 그때, 무언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의 신발 앞창에 거뭇한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액체가 튄 것마냥... 그리고 그것을 밟은 것마냥...



사용인에게 이끌려 당신의 방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머릿속에서 붉은 것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검은 커튼과 검은 사용인의 제복...
사방이 우중충한 가운데 뇌 속의 것만 온 세상의 붉음을 가진 듯 더 빨갛게 일렁입니다.
근처의 무엇이라도 붙잡고 속을 비워내고 싶어요.
사용인은 당신에게 괜찮으냐 물으며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당신은 어젯밤 들었던 큰 소리를 떠올립니다.
혹시, 어머니가 계단에서 구르던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그 순간에 자신은 에일린와...
...그러고보니, 에일린이 그때 당신의 곁에 있었던가요?
당신은 충동적으로 서재에 가기로 합니다.
사용인은 침실로 돌아가 한숨 푹 자는 것을 권하지만,
당신의 강건한 자세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서재까지 안내해줍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 이후,
이번에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고 당신은 서재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
무겁고 눅진한 향이 온 저택을 휘감는 와중에
서재만은 예의 아릴 듯이 달짝지근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재의 붉은 벽지를 쳐다보자
향기에 진정되었던 토기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아 당신은 황급히 시선을 돌립니다.
높은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금 촛대도, 위압적으로 방을 채운 책장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자 그제야 온몸을 경직시키던 긴장감이 옅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릴마가 조금 진정하면, 그의 시야에 붉은 사과 조형물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어제보다 더 위협적으로 붉게 반짝입니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이브처럼,
저것을 본 후로 당신 속의 무언가가 망가지기 시작했단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도덕성 -2결여. 3단계 진입.
당신은 선 위,
도덕과 비도덕의 사이에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욕망을 표현하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곤 합니다.
자신의 이성에 의심이 피어납니다.
가까운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이나 그 외의 시선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눈앞에 있던 사람에게 뜻 모를 감정이 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그의 입술이 괜시리 신경 쓰입니다.

당신은 선을 넘었습니다.
아직은 죄책감이 당신의 양심을 콕콕 찌르고 있지만요.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합니다.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해집니다.
1할의 이성과 9할의 욕망이 당신이란 인간을 구성하는 것 같아요.
비도덕에 점점 무감각해지고,
당신의 그 이에게 명백한 성애적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예민해진 당신의 주위엔 [탁자]와 [책장], [액자]가 존재합니다.

조형물의 사과는 쓰레기통에 처박혔음에도,
티끌 하나 없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향을 내뿜습니다.

차라리 사용인의 말대로 침실로 돌아갈 걸 그랬습니다.
잠시라도 휴식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 이상할 정도로 재앙이 겹치는건.. 이유가 있어서... ... 하... (또 쿠션 하나를 조져놓고는 겨우 일어나 책장을 살핀다.) 이유가 있을거야. 이유가.... 이유.... 이유.
어쩌면 이유를 찾으러 아버지의 서재로 돌아왔는지도 몰라요.
터져버린 쿠션이 소파 위에서 나뒹굽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습니다.
금박, 은박,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이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책등이 노랗게 삭은 고서들도 보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누가 읽고 다시 꽂지 않은 건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칸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윤리와 도덕에 관련된 도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결여.

책을 펼치자, 평범한 도덕서적 입니다.
진정하며 한 문장 한 문장씩 읽어내려가면 마모된 도덕성에 가책을 느낍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릴마 도덕성 -2 결여. 5단계 진입.
이성은 이미 욕망에 잠식당한 지 오래입니다.
세간의 시선 따위 알 바 없습니다.
욕을 하고 돌을 던져도 당신이 만족하면 그만 아닐까요?
한 번뿐인 인생, 본능에 충실하면 그만이겠죠.
머릿속을 휘젓는 그 이와 지금 당장에라도 입을 맞추고 몸을 섞고 싶습니다.
이 감정이 사랑일까요?
아뇨. 사랑보다 깊은 것, 존재에 대한 욕망입니다.

(다시 소파로 되돌아가 치미는 구토감을 참아냈다. 빗소리가 거세졌다 잦아들기를 두어번 반복하고나서야 겨우,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겨 또 다른 상실감이 찾아오기 전에 서재를 모두 눈에 담기로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내게 부끄럽지 않은 자신일 때, 이 때 모든걸 납득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만 했다.)
(천천히, 느리지만 중간에 멈추지 않을거란 생각으로 탁자에서 단서를 찾아본다. 그럼에도.. 분명히 감당하지 못할 거라는 마음에 손은 떨려왔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서류봉투를 꺼내보면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딘가에 레터 나이프가 있었는데 말이죠.

OK.

그가 영영 치워버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속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면, 그 위에는 에일린의 필체로 짤막한 한마디가 적혀있습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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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릴마 이성 -1 감소

미친거지.. 그래.. 너도, 나도.
(확인이 끝난 문서를 읽지 못하게 갈기갈기 찢어 사과 조형물 위에 흩뿌려놓는다.)
파쇄된 문서가 쓰레기통 안의 사과 조형물 위로 흩뿌려집니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대체 에일린은 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당신에게 다정하던 그를 생각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듭니다.
서재를 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
.
아버지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밤을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방은 집무실 대용으로 쓰이기 일쑤라며 사용인들이 소곤대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 저택에 온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보단 불안감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의 방은 아버지의 성정을 닮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용인들도 부고 이후 들어오지 않은 듯 아직 방안에는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보니 에일린이 이 방의 물품을 정리한다며 상자를 가득 가져갔었죠.
방 한편의 책장 사이사이 공간이 보이는군요.
탁자 위로는 쌓아진 상자 더미도 보입니다.
일전 응접실의 것보다 그 양이 적어보는 것이,
아마 필요한 것들만 이쪽으로 옮겨둔 것 같아요.
상자 더미 속에 유독 눈에 띄는 [하얀 상자]와 [붉은 상자], 그리고 [검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책상 옆의 자그마한 [금고]도 보이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후원 명세서, 라고 적힌 서류뭉치가 보입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후원하던 고아원에서 온 후원금 사용 보고서인 모양입니다.
그가 평소에도 선행을 자주 함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퍽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릴마가 다른 서류를 찾아보면 그 사이로 짤막한 [편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일전에 보낸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공사다망하신 와중에 죄송하지만, 아이들의 안부 소식을 한 줄이나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저택의 일손이 부족하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자면 분명 한두 명 데려간 것이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이 저택에서 아이의 흔적이라곤 머리칼 한 올도 보지 못했습니다.



(옆에 있는 붉은 상자도 열어본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이 단조로운 흑백 그림이 그려진 엽서로군요.
릴마가 엽서를 주워 읽어보면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귀한 것을 제가 받아도 될지… 향이 아주 좋더군요.
서재에 둘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그자는 교단을 이용하기만 할 천하의 후레자식입니다. 차라리 제가 더...

하루빨리 그분의 은총을 얻고 싶습니다.
부디, 제발, 사제님... 제게 구원을 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저는....

마지막 제물만 있다면 이제 당신도 영원의 소유자가 되는 겁니다.
걱정 말고 공물을 준비해주십시오. 세 명이면 충분합니다.
제 자식들과 아내면 충분하겠군요.

이게 무슨 말이죠?
직접 눈으로 읽었음에도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질 않습니다. SAN 1/1D2

기준치: | 54/27/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릴마 이성 -1 감소

(뭐하는데서 온건진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내가 슬퍼할 이유는 없다는거겠지. 에일린은 이걸 알았나?)
알았을까요?


별다른 장식이 없던 다른 상자들과 달리 이것은 유달리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되어 있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뜻밖에도 에일린과 아버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초상화가 들어있습니다.
초상화 아래로는 부자간의 격식 없는 편지 여러 장도 발견됩니다.
추억이 가득 담긴 물품들 사이로 한껏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 그래, 이 촌극에 희생 당하는건 히든으로 끝내면 족하지.. (들이닥치는 혼란과 충격에 정리하길 포기하고 그저 사실을 알아두기만 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었고 어떤 얘기가 오가다가 이런 결말이 되었는지는 생각치않기로했다.) 애들 얘긴.. (금고를 살펴봅니다.)

금고는 단단히 잠겨져 있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변의 의자를 들어 금고를 힘껏 내리쳤습니다.
이거, 불량품이었던 걸까요?
거짓말처럼 금고의 문이 미끄러지듯 열립니다.

문은 잠궜던가요?
열린 금고 속에는 가죽 핸드가 인상적인 리볼버 한 정이 들어있습니다.
총알은 딱 하나, 장전되어 있군요.
릴마가 총을 꺼내 손에 쥐면,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온 몸의 털이 바짝 서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에일린이 무감한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눈앞의 사람은 당신의 형제이기 이전에 부모의 살인자.
하지만 살인자 이전에 당신의 형제.
당신이 선택할 길은 많습니다.

....이 욕망이 우릴 더이상 망치지 않게. 내가 사랑하는 네가, 네가 사랑하는 내가 더 조악해지지 않게.
내가 가는 길을 따라오지 말아줘. 내가 없는 이 곳에서, 네가 없는 그 곳에서 우리 만나지 말자.
그렇게.. 우리 속죄하자.
(리볼버의 총구를 제게로 겨눠 너에게 이별같은 사랑을 말했다. 우리 그렇게 멀리서 사랑하자고.)
♥
♥
♥♥♥
그에게 죄를 물을 용기도 그를 포용할 용기도 당신에겐 없습니다.
당신이 선택할 길은 무엇이 있을까요?
잡은 총을 내려다보다 관자놀이에 겨눕니다.
평화롭던 들판에 불이 붙고 양 떼는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이 온몸을 지배합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감쌉니다.

그 행동을 지켜보던 에일린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집니다.
그는 분노한 것 같다가도-
어딘가 처량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
그가 손을 뻗어 당신에게서 총을 강탈합니다.
그 배려라곤 없는 거친 움직임에 얼굴을 찌푸렸다가도,
그의 울음이 섞인 음성에 무의식적으로 당신은 그의 표정을 살핍니다.

그는 음성과 달리 건조한 안색으로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속절없이 그의 품에 안깁니다.

(현명하지 못한 릴마. 그리 속으로 생각하다) 준 기회도 알아서 걷어찼으니, 남은 건 내 곁에 있는 것밖에 없겠네.
빼앗은 총을 든 채 문 밖을 나서 사용인에게 이릅니다.
저택의 문을 닫고, 밖으로 통하는 입구를 모두 봉하라고.
그리고는 당신을 모습을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훑어보고 당신을 다시 품에 끌어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요?
치죄도 용서도 없는 곳에는 죄만이 가득합니다.
이 죄의 기원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당신은 질식할 것 같은 공기 속에서 결국 눈을 감습니다.
END 03. 기원에게 묻습니다.
에일린 생존, 릴마 생존
릴마는 2개월 간 저택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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