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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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끝자락

TRPG/LOG

[오필리아&노아] 수요일의 신부

2019. 9. 29. comment




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lavendergarden.postype.com/post/3338565


오필리아와 노아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8시간 30분



그 해 여름, 브리스톨 해협에는 기묘한 폭우가 쏟아졌다. 


여름. 당신은 얼마 전 집 한 구석에서 어떤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조용히 세월의 더께를 헤아리고 있던 그것은, ‘그녀’의 물건이었습니다. 당신은 물건을 발견하자마자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쌉싸레한 추억 속으로 잠겨듭니다. 그러니까, 어느새 십 년이 지났군요.


한 때 당신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녀와 당신의 유대를 의심하지 않았고 영원히 함께 할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웨일스 지방의 노팅엄 공작과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이후 거짓말처럼 끊긴 소식은 다시 이어지지 않았고 그대로 십 년이 흘렀습니다. 


아마도 물리적인 거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두었던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혼 후 그녀는 까마득한 남쪽, 브리스톨 해협을 건너야 도착하는 메리어빌 섬으로 떠났거든요. 작은 섬은 공작가의 소유로, 공작가의 컨트리 하우스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곳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그녀가 섬으로 떠난 후 처음에는 몇 번 정도 편지를 보냈으나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걱정도 되었고, 연락 없는 그녀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파도처럼 일렁이던 마음도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물거품처럼 찬찬히 사라져갔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집안을 정리하다가 그녀가 아끼던 물건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그녀를 찾아가볼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그 물건을 진심으로 아꼈다는 사실을 기억한 당신은 지금이라도 그 물건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핑계였든, 혹은 진지한 사명감이었든간에 당신은 그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십 년 만이네요. 


그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내 끝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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