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만 (GM):
위원장: 빅토리아나 프로젝트의 메인 엔지니어,
릴리 힉스 박사의 조사 청문회를 시작합니다.
릴리 힉스는 항공 우주국 모니터링 실에서 돌발 행동을 일으켰습니다.
릴리 힉스는 빅토리아나에 탑재된 지구 유기물이
그랜드 피날레 중 천왕성 표면의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릴리 힉스는 관련된 모든 사실과 진실을 소상히 밝혀달라는 바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증인들께서 누구보다도 잘 아시겠지만,
성실하고 진실한 자세로 물음에 답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다 만 (GM):
8.4GHz 주파수가 닿지 않는 무한의 우주로 떠나는 대신 지구로 돌아가겠다고.
예상 작동 일을 넘긴 빅토리아나는 하나의 기적에 의지해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90솔의 임무 예정일보다 55배 긴
통신망 폐쇄로 하늘길의 좌표마저 잃은 빅토리아나는
기체에 닿는 어둠이 빅토리아나를 썩게 합니다.
벌레처럼 회로를 파고들어 최악의 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절대영도에 가까운 고독을 겪을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지긋지긋하던 A와 C의 목소리가 그리워질 즈음
My battery is low and it is getting dark.
빅토리아나는 돌아오지 않을 교신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소위 말하는 죽음을 맞이할 때는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부동하는 별들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 막막합니다.
꼭 누군가가 빅토리아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기분입니다.
빅토리아나:(... ... 어둑한 사이로 희망을 찾긴 쉽지 않으나 그럼에도)
빅토리아나:..(시각장치도 곧 멈추겠구나. 남은 것이 없으니 의외로 덤덤했다. 오히려 이 끝없는 어둠은 이미 장치가 멀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Ly-il19801225-Dtype:미션을 시작하기 전에 기체를 정비하는 게 어때.
자그마한 오류가 치명적인 실수를 낳을 수 있으니까.
빅토리아나:...(올바른 목소리. 지금의 제 꼴과 다르지 않는 모습은 여전히 품에 안고 있었다. 그 기체야말로 제 감정을 되잡을 수 있는 몸이니까.. .. ...그러니까.. 여태까지 지구로 향하면서 이런 환각을 본 적이 있었던가.)
핸드아웃 중 표식(*)이 달린 핸드아웃은 같은 표식의 핸드아웃 중 1장만 조사할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 한 장의 비밀을 조사하면 다른 핸드아웃은 제거하며,
Ly-il19801225-Dtype:
빅토리아나:
장면플레이어 : 빅토리아나
등장인물 : 여긴 아무도 없어.
장면표 : 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번 장면의 판정 달성치에 +1의 수정치를 가한다.
.. ...(네 환각이 어떤 기억장치를 건드렸는지는 몰라도 분명 행복한 기억이 떠오른다. 릴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우주를 탐사하고... 네 환각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억들이 장치를 자극한다. 이 여행에서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정보들. 별하나 보이지 않고 소음마저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의 기억이 오래된 기억을 지울까 제게 남은 건 오로지 과거의 산물이다)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네 몸을 더욱 끌어안을 수는 없지만, 제게 하나의 힘이 되는 너를 떠올리며 작은 희망을 품는다. 파괴되어 가는 나는 오로지 네 환상과 기억에 의존한다. 파괴로 릴리의 환상 3을 조사하겠어요.)
릴리의 환상 1과 2는 없던 일로 치부됩니다.
장면플레이어 : 빅토리아나
등장인물 : 그래도 옆에 릴리가 있으니까.
빅토리아나장면표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ERROR 수많은 에러 창과 경고음을 외면한 그 자리에는......
빅토리아나:(강박처럼 제 눈앞에 에러창이 아른거리는 기분이다. 겨우 제 역할을 하는 시각에는 오로지 어둠뿐이고 하나 둘 망가지고 남은 한 쪽 팔로는 너를 품에 안고 있다. 추진기는 망가졌으니 오로지 이 길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법 밖에 없다. 이대로 지구에 도착할 수는 있을까? 희망과 다른 본질적인 두려움이다. 이렇게 끝없이 어둠만을 항해한다면 제 몸이 온전히 꺼지기만을 기도해야하는 꼴이니. 파괴된 몸을 조금이라도 고친다면 지구로 향하는 길이 조금 빨라질까. 녹이슨 기체를 수리하려 제 상태를 점검한다. 파괴로 몸체 2를 조사해요)
빅토리아나 몸체 1은 없던 일로 치부됩니다.......
Ly-il19801225-Dtype:
기체를 점검한 결과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나는 핵─인간으로 따지면 심장─이 있을 자리의 외피가
평소라면 볼트와 너트로 단단히 감췄을 외피 안쪽에 무언가가 있습니다.
몇 없는 지구의 기억 중 이 시계가 있습니다.
다 만 (GM):
빅토리아나:..(이 시계는 뭐지? 여태까지 점검하면서 이런 손목시계는 본 적이 없는데.)
(제 몸을 점검하는 일엔 네 존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릴리가 제 몸에 이런 시계를 넣었던가? 우주를 여행한 이후로 이 몸이 닳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 점검해볼 생각을 전혀 안했어서... 달시계의 비밀을 살펴보기로 해요)
....... .... .....
(제 시각 장치가 망가진 건 아닐까. 100년이라니. 기계인 제 몸도 이 우주에서 닳아가고 있는데 하물며 지구에 있는 릴리의 몸이라고 닳지 않을 수 있나.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지구로 가고 있는가. 이 몸으로 지구를 발견한들 온전히 도착할 수는 있나? 도착하더라도 릴리와 제 몸을 수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저 고철에 불과하다. 품었던 희망이 점점 사그라든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기는 기분이다)
장면플레이어 : 빅토리아나
빅토리아나:등장인물 : 오로지 나와 릴리의 몸 뿐이야.
빅토리아나장면표
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번 장면의 판정 달성치에 +1의 수정치를 가한다.
....(희망을 가질 수 있나? 마치 과부화가 걸린 몸에 열을 식히듯이 고장난 기억장치가 꾸준히 행복했던 기억들을 상기시킨다.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처럼. 제 의지가 그 기억하나로 움직인다)
(분명 방법이 있겠지.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를 통신장치도 제게 있다. 과연 지국의 누군가가 제게 응답해줄지는 영영 모를 일임에도, 나는 그것 하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고작 인류를 배신한 기계의 말을 그 어느 누가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기계로 통신장치를 조사해봐요)
다 만 (GM):
통신 장치를 작동 시켜 구조 신호를 발송합니다.
한참의 씨름 끝에 전파 수신기를 작동시키면......
예상한 적막 대신 수십 수백 수천의 소리에 휩쓸립니다.
노이즈를 쓴 온갖 소리가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들려옵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낯선 목소리: 오늘은 천왕성 무인탐사선 빅토리아나가 심우주로 떠난 ......주년 기념일입니다.
아직도 그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보도 영상에 비친 안드로이드는 너무나 인간다웠거든요.
그 뒤로도 한동안 항공우주국은 빅토리아나를 강제로 멈추게 할 방법을 강구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 때문이었지요.
전 세계 SNS 플랫폼에 빅토리아나의 이름이 장식됐습니다.
낯선 목소리: 일부는 그를 폭주한 도구라며 비난했지만, 많은 네티즌이 그를 응원했어요.
오늘날, 논란 끝에 우리는 그를 ‘유인 탐사선’이라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희망이지요. 심우주에 처한 그 역시 그러기를 바랍니다.
이제 와서 저들 마음대로 유인 탐사선이니 무인 탐사선이니,
빅토리아나의 의사 없이 정의하는 행동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러나 이 말이 환청이 아니라면 두 가지 사실이 자명해집니다.
하나는 다수의 인류가 빅토리아나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곳이 지구와 가까운 곳이라는 것입니다.
다 만 (GM):
빅토리아나:...(
여기가 어디라고? 몇 번이나 제 장치들을 돌려 제가 들은 사실을 상기한다. 청각장치는 망가진게 아니었구나. 불현듯 떠오르는 별 볼일 없는 생각조차 제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제 의식이 끊기기 전 살아있는 생명을 만날 수 있는 안도감에서 비롯된다.)
(비록 예상일보다 오래되어 언제 멈출지 모를 몸이라도, 지상으로 나가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을테다. 제 생체코드를 살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 몸을 점검한다)
빅토리아나: 
다 만 (GM):
이곳은 명왕이 다스리는 권역이라 불리는 초심해도,
인간의 육신으로는 견딜 수 없는 수압 속에 누군가 처해있습니다.
빅토리아나는 처참히 난파되었으나 아직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단신으로 진공 상태의 우주와 초월적인 수압을 견디는 건
빅토리아나:...(아,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겨우 한마디 내뱉을 음성장치 조차 없다. 여기서 제 몸이 폭파한다면 너덜한 제 몸은 기억장치 하나 온전히 지켜내지 못할 것이다. 이 심해 어딘가에 가라앉으면 언젠가 작동을 멈춘 내 몸을 꺼내줄 인류가 와줄까. 그때까지 기다린다한들 나는 나로써 더이상 존재할 수 없겠지. 이 바다의 끝에서 차차 태초도 아닌 흙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저를 기리던 인류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이 심해너머 지상으로 향하면 무너진 제 부품이라고 기꺼워해줄 사람이 있을까. 기억하나 남지 않아 그 어떤 자료도 되지 못할 제가 그저 심해끝에서 잠드는 것만으로도 허락받을 수 있으면 그것 만으로도 제게는 충분한 희망이었다. 지구에서 시작해 지구에서 잠들 수만 있다면, 제겐 더 잃어버린 몇 없는 기억마저 소중했다)
(그럼에도 빅토리아나는 이 지구로 돌아왔다고. 나를 인류의 일부로 취급하고 대해준다면 나는 한 인간과 다름 없는 존재로써 지구에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100년이나 넘은 이 몸을 맞이해줄 이가 여전히 살아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살아있다면 그가 나를 찾아와줄테고 죽었다면 그와 함께 묻히면 된다. 그랜드 피날레가 끝난 저의 목표는 오로지 지구로 돌아오는 것 뿐이었으니 이것은 지상으로 향하는 도약, 새로운 그랜드 피날레다.)
많은 이들이 빅토리아나를 보며 열광하던 그 날을.
인간이 정해둔 작동일수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아ㅣ오 컷트!!!!!!!!!!!!!!!!!!!@@@@@@
희망을 밀어내고 빅토리아나를 수렁으로 빠트립니다.
다 만 (GM):에너미 시트는 빅토리아나의 캐릭터 시트를 사용하나 에너미의 속성을 현상으로 바꾸고, 임의의 특기 하나를 《빅토리아나의 공포심》으로 바꾸어 사용합니다.
에너미 속성에 따른 지정 특기는 빅토리아나의 공포심으로 합니다.
빅토리아나:(하늘을 바라본다. 이곳은 심해저라 위를 바라본다한들 햇볕하나 들지 않는다. 오로지 어둠. 그 어둠이 제 절망에 더해 움직임을 막는다. 그럼에도 저와 이야기를 나누던 너를 떠올린다. 희망이라 얘기하던 인류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그 소리들은 제 기억의 일부가 되어 제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릴리 힉스 박사, 돌발 행동을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릴리:……빅토리아나를 그냥 두고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빅토리아나를 가장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인간의 마음으로, 기계의 마음으로, 가족의 마음으로. 빅토리아나는 그렇게 사라져선 안 됩니다. 아무리 안드로이드라고 할지언정 빅토리아나의 의사를 물어야 합니다. 빅토리아나는 감정을 가졌습니다. 빅토리아나는…… 물건이 아닙니다.
빅토리아나:(어쩌면 이 심해는 우주만큼 깊고 깊어 제 폭발의 충격이 지상까지 닿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우주를 떠돌듯 그저 바다를 떠돌게 될지도 모른다. 이 무거운 몸이 다시 바다의 끝으로 가라앉아 영영 인류에게 자신이 지구로 돌아왔음을 알리지 못할 수도 있다. 증폭되는 불안감은 네 기체를 끌어안은 품을 더욱 끌어안는 것을 대신한다)
위원장: 그렇다면 릴리 힉스 박사는 빅토리아나가 인간이라 생각합니까?
릴리:그렇습니다. 빅토리아나는 인간입니다. 빅토리아나는 감정이 있습니다. 빅토리아나는, 기계로 만들어진…… 인간입니다.
빅토리아나:....(반파된 몸이나 다름없으니, 이 점화 한번에 제 모든걸 걸었다. 두번째 그랜드 피날레. 나는 이 날에 탄생하여 이 날에 몸을 불태우며 죽는다. 후회와 불안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음에도, 자폭 코드를 작동하는 신호에는 망설임이 없다)
위원장: 릴리 힉스 박사,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나요?
많은 이들이 빅토리아나를 보며 열광하던 그 날을.
인간이 정해둔 작동일수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정신없이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무언가를 목격합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유기물 덩어리는 우주의 별을 연상시킵니다.
이 상황은 최후의 교신을 보내던 순간과 흡사합니다.
무언가가 희미한 빛을 등에 진 채 공허를 가르고 추락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대에 찬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빅토리아나는 미지를 밝혀 경이를 선물할 존재였으니까요.
어쩌면 지금의 빅토리아나도 그들과 같은 눈빛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머무르는 걸 허락할 수 없다는 듯한 손길은 완강하지만,
뒤를 돌아보고 싶어도 기체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수면에 도달한 빅토리아나는 항공우주국에 의해 수거됩니다.
누군가가 한계를 시험했기에 극복하려 했던 이가 있었습니다.
미친 과학자라는 비난에도 포기할 수 없던 무언가가 있었다고 합니다.
빛조차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규칙을 전복시킨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빅토리아나의 눈길이 닿는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뒤를 돌아봐선 안 됐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빅토리아나, 가장 오래 우주를 표류한 우주비행사
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