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magicball-8.postype.com/post/3442759
라비앙과 피에트로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5시간
여름밤 저녁 아홉시.가로등 하나가 덩그러니 비추고 있는 골목 어귀, 잊혀져있던 공중전화 벨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인적을 감춘 골목길, 받을 이 없는 전화벨을 잠자코 지켜보다 수화기를 무겁게 들면 너머에서는 낡은 테이프에서 튼 것만 같은 바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오늘은 날씨가 습해요. 〕
그 목소리는 당신이 직접 장례를 지냈던 그 사람의 목소립니다.
〔 이 전화가 끝날 때 쯤엔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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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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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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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덥고 습한 여름입니다.
더위로 들끓던 공기는 해가 지고나서야 간신히 서늘해지고
귀가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드문해진 느즈막한 저녁,
피에트로는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들어섭니다.
어둑하고 조용한 실내.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만이 집안을 채웁니다.
다녀왔다고 입을 때보려고하지만
피에트로의 귀가 소식을 전할 사람은 없습니다.
집에 잘 들어왔노라고,
오늘 하루는 어땠다고 시시콜콜하게 나눌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
로즈가 죽은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허전한 것 같았던 마음도 점점 익숙해져 극복을 한 건지,
공허감마저 습관이 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무거운 숨을 내뱉고 신발을 벗으려는 찰나,
사람이 있을리 없는 집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구관조:피에트로 왔어? 피에트로 왔어?
그러고보니, 창가의 새장엔 피에트로가 키우는 구관조가 있었습니다.
로즈의 장례를 치르고 얼마지 않아 지인이 적적할지도 모르니
한 마리 키워보라며 준 구관조입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라디오나 TV에서 들은 것인지 곧잘 말을 배워 겁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밥을 먹으라고 잔소리도 하고
외출을 배웅해주거나 귀가를 맞이해주기도 했습니다.
요새 들어 부쩍 사람 흉내를 내는 구관조.
구관조:오늘 하루는 어땠어? 응? 오늘 하루는 어땠어~?
피에트로:오늘 하루도 별 탈 없었단다. 얌전히 잘 있었어? (구관조에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며 웃어준다.)
DICE:지능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느낌탓일까요.
구관조의 말투가 묘하게 로즈의 말투를 닮는것 같습니다.
구관조:(새장 안에서 제 털을 고르듯 부리를 쪼다가) 일은 안 힘들었어?
오늘따라 퍼드득 거리는 구관조의 새장 안을 살펴보자
구관조의 모이 통이 비어있습니다.
사료 봉지를… 어디다 뒀던가요?
모이통을 채울 사료 봉지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피에트로:이런, 언제부터 비어 있었지? (주변을 살피며 사료봉지를 찾아 봅니다.)
피에트로가 사료를 어디다 두었더라..
[냉장고] [세탁실] [높은 선반] 정도를 둘러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에트로:어디다 뒀더라. 내 정신 좀 봐. (냉장고부터 살펴봅니다.)
조사:깜박하고 습관적으로 냉장고에 그냥 넣어둔게 아닐까요?
냉장고를 열자 그 안에는 식료품과 레토르트 식품들이 있습니다.
언제 사놨는지 모를 파인애플 통조림들도 한 줄 가득하네요.
그러고보니 집에서 제대로 식사를 한 적이 언제죠?
사료는 없지만 식품들의 유통기한을 확인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피에트로:아.. 그러고보니 요즘 수척해졌다는 얘길 많이 듣긴 했지만.. (유통기한을 살펴봅니다.)
DICE:관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식품을 살펴봐도 유통기한이 8월 19일입니다.
저 식품을 살펴봐도 유통기한이 8월 19일….
설마하는 마음으로 한 줄 가득 놓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살펴봐도
유통기한이 8월 19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냉장고에 있는 모든 식품들이 약속이나 한 듯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입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을 다 째로 가져다 버려야할지도 모르겠는데요.SAN 0/1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에트로 이성 감소 없음.
...어쨌든 구관조 사료는 여기 없어보입니다.
피에트로:뭐라도 하나는 먹어두는게 좋을까... (우선은 냉장고를 닫고 세탁실을 살펴봅니다.)
조사:서늘한 곳에 보관하여야하니 세탁실에 놔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탁실 문을 열자 당신의 옷만이 빨랫줄에 덩그러니 걸려있습니다.
세제, 섬유유연제, 거름망, 옷걸이….
저 잡동사니들 뒤에 뒀을지도 모르겠네요.
피에트로:옷 정리 하는것도 깜빡하고.. (잡동사니 뒤를 살펴봅니다.)
놓여있던 물건들을 뒤지다가 그 사이 떨어진 양말 한 쪽을 발견합니다.
...로즈의 양말 한 짝입니다.
DICE:관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짝을 찾으려고 아무리 뒤져봐도 다른 한 짝은 찾을 수 없습니다.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있습니다.
하긴… 나머지 하나를 찾아도 뭘 하나요.
이제 신을 사람도 없는데요.
이곳에도 사료는 없는 것 같습니다.
피에트로:..... (로즈의 양말을 가져다가 테이블위에 올려두고 높은 선반을 살펴봅니다.)
혹시 저 위 선반에 올려놓았던가요?
잘 보이지 않지만 손을 뻗어 높은 선반 위를 더듬어봅니다.
DICE:크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딱딱한 무언가가 잡힙니다.
그러나 손에 잡히는 것은
언제 찍었는지 모를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입니다. 여기 올려뒀었네요.
사진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웃고있는 사진 속 두 사람의 얼굴은
지금의 시간을 예상하지 못한듯 행복하고 평온해보이기만 합니다.
...
사료는 어디있지?
문득 구관조가 피에트로에게 말을 겁니다.
구관조:바보야, 여기있어. 여기있어!
구관조가 날개를 펴 퍼득거리며 당신을 부릅니다.
피에트로:응? (뒤돌아 구관조에게 다가가) 불렀니?
가까이 다가가자, 창틀 아래 구석에 사료 봉지가 있습니다.
이걸로 빈 모이통을 채워주면 되겠네요.
피에트로:아, 여기 있었구나. 고마워. (머리를 짚고는 사료봉지를 들어 모이통을 채워줍니다.)
DICE:지능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0/35/14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고보니 여유가 없어 아직 구관조에게 이름을 지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구관조:오늘은 안 힘들었어? 안 힘들었어?(모이통 주변을 돌다 네게 총총 다가간다)
피에트로:응, 늘 평소 같았지. 별로 안 힘들었어. ...그러고보니 바빠서 네 이름도 지어주지 못했던 것 같은데.. 너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니? (구관조에 눈을 맞추고 물어봅니다.)
구관조:힘들지 않았으면 다행이야.(파르르 고개를 턴다) 이름? 피에트로, 피에트로. 어떤게 좋아?
피에트로:그렇네, 조금 고민 해봐야겠는걸. 앞으로 내곁에 있어줄 새로운 친구가 되어줄거잖니. (옆 의자에 걸터앉아 곰곰 생각에 빠집니다.)
구관조:새로운 친구? 응. 우린 앞으로도 친구야. (가볍게 부리를 쪼고는) 못생긴 이름은 혼내줄래!
피에트로:응, 할 일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볼게. 못생기지 않은 이름으로.
따르르릉─
그때 어디선가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밤하늘 위로
요란한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려퍼집니다
여러번 확인 해봤지만 집 전화는 아닐 터입니다.
DICE:듣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귓가에서 바로 울리는 것만 같다가도 멀리서 들리는 것 같기도합니다.
밖에서…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걸까요?
피에트로:내가, 잘못 들은건가.. (자리에 일어나 창문을 괜히 살펴봅니다.)
창문으로 가까이 가자, 전화벨 소리가 좀 더 뚜렷하게 열립니다.
평소에 들려오던 도로 위의 차소리도 들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가 다 사라져 버린 것만 같은 거리 어딘가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만이 아득하게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그때, 모이를 주고 잠금쇠를 제대로 걸지 않았던건지,
구관조가 열린 창문으로 날개짓해 밖으로 도망갑니다.
잡으려고 손을 뻗어봐도 깃털 끝이 아슬하게 끝에 스쳤을 뿐입니다.
날아가는 구관조를 보며 다급하게 입을 때보려고 하지만
부를 이름이 마땅히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구관조가 로즈를 닮은 어투를 구사해서일까요.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상실을 극복하지 못 했는데 다시 상실을 겪어야하는 피에트로, SAN 0/1D2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에트로 이성 감소 없음.
지금 내려가서 찾는다면 아직 근처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선물 받은 새니, 더더욱 잃어버리면 면목 없겠죠.
새를 찾으러 나설까요?
피에트로:아가, 제발 멀리가지 마렴. (새를 찾으러 나섭니다.)
피에트로는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직 저녁 아홉시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없는 거리에는 끊어질 줄 모르는 전화벨 소리만이
한층 더 요란하게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DICE:행운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60/30/12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기 가로등 불빛 아래, 보도블럭 위 반짝이는 깃털을 발견합니다.
날아간 구관조의 깃털 같습니다.
피에트로:아, (깃털을 집어들고) 새가 이쪽으로 날아 간걸까. (깃털이 떨어진 방향으로 쭉 가봅니다.)
주워서 자세히 살펴보면 그럴리가 없는데
노란 가로등 빛에 검은색 구관조의 깃털이 얼핏 파란색으로 빛난 것 같기도 합니다.
피에트로가 구관조의 깃털을 줍자
가로등 하나가 덩그러니 비추고 있는 골목 어귀,
잊혀져있던 공중전화에서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 온 건진 알 수 없지만,
전화벨 소리는 목적을 가진 것처럼 끊어질것 같지 않습니다.
피에트로:..... .... 이 시간에 공중전화에서.... (천천히 공중전화에 걸어가 전화를 받아 봅니다.) ...여보,세요?
수화기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너머에서는 낡은 테이프에서 튼 것만 같은 바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로즈 〔 …피에트로, 오늘은 날씨가 습하네. 〕
당신은 듣자마자 알 수 있습니다.
수화기 너머의 그 목소리는 당신이 직접 장례를 지냈던 그 사람의 목소립니다.
로즈 〔 이 전화가 끝날 때 쯤엔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다. 〕
꿈에서나 한 번 들을까 그리워했던 바로 그 목소리입니다.
피에트로:.... ...로지?
로즈:〔 ... ..비는.. 안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
〔 나 비오는거 별로 안 좋아잖아. 습하고, 우중충하고, ..식욕도 없고, 〕
〔 그냥.. 왠지 모르게 기운빠지는 날씨아니야? 〕
피에트로:(들릴리가 없는 목소리가 이어져 들려와 침을 꼴깍 삼키고) 로지, .. 너 정말 로지니? ...지금 어디있어?
로즈:〔 .... ..(잠깐 말이 없다가 겨우 입을 연다) ..요즘도 그래. 꼭.. ..매일 비오는 것 같아. 〕
〔 너는 부던히 그 날을 견딘 것 같은데, 나는 도저히 못 버티겠어. 나만 그런가? 〕
〔 차라리 정말 비가 와서 내 기분이 날씨 때문이라고 탓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
피에트로:로지, ...네가 없는 하루를 어떻게 견뎌. 물론 견디고 살아야 겠지만. 적적한 기분은 언제나 날 따라 다니고 있는거 같단다. ...비라도 오면 조금 후련 해지지 않을까. 비록 너는 비를 싫어하지만.. 우리들의 기분을 대변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로즈:〔 너랑 함께할 수만 있다면, 매일 폭우가 내려도 좋아. (수화기 너머로 긴 호흡이 들린다) ... ..그러니까, ...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될까.... 〕
로즈 〔 .... ... ..통화 시간이 다 됐네. 〕
로즈 〔 가끔 네가 없는 내 시간이 〕
로즈 〔 공중전화에서 거슬러 받을 수 없는 동전 같다는 생각을 해. 〕
로즈 〔 남은 잔액은 다음 몇 분을 통화하기엔 모자르고, 〕
로즈 〔 통화하기 위해 동전을 더 넣기도 애매한거, 있잖아. 〕
로즈 〔 ... ..그럼 난 곧 끊기는 수화기를 전화기 위에 올려놓고 부스를 나가야해.
로즈 〔 … 〕
로즈 〔 안녕, 피에트로. 다음에 또 전화 할게. 〕
뚝, 통화는 끊깁니다.
뚜- 뚜- 뚜- 하는 통화 단절음만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로즈는 분명히 죽었을텐데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피에트로는 SAN 0/1D6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에트로 이성 감소 없음.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공중전화 옆에 놓여있는 두꺼운 전화번호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의 손 떼가 타고 물기를 먹어 너덜너덜해진 전화번호부 책은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이 나열 되어 있습니다.
피에트로:.... .... 로지... 정말 로지일까? (전화번호부를 살펴봅니다.)
어떤 이름을 찾아볼까?
피에트로:(자연스럽게 Lavieen rose 를 찾아봅니다.)
로즈의 이름 페이지를 찾아 페이지를 넘기면
찢어진 책 한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문서:사이좋은 남매 틸틸과 미틸에게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혹시 너희 집에 노래하는 파랑새가 있니?
“사람 말을 흉내낼 줄 아는 새는 있어요!
“아니, 꼭 파랑새여야해. 내 딸이 몹시 아프단다. 행복의 파랑새를 보면 병이 나을 것 같은데, 너희들이 파랑새를 좀 찾아주겠니?
착한 틸틸과 미틸은 할머니의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으러 가기로 했어요. 할머니는 틸틸에게 다이아몬드가 달린 모자를 주었어요.
“난 요술쟁이란다. 이 모자를 쓰면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지.”
피에트로:.... ....이런게 왜 여기에.. (읽어보다가) 아, 참. (깜빡 잊을 뻔한 새를 떠올립니다.)
따르르릉─
그 때 섬뜩하고 고요한 거리를 꿰뚫고 멀리서 전화벨 소리가 다시 울립니다.
밤안개가 얕게 깔린 거리를 뚫고
아득히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는 이 공중전화가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DICE:듣기나 관찰 판정 가능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음 가로등에 반짝이는 구관조의 깃털이 떨어져있습니다.
시선을 들자, 가로수에 앉아있던 구관조가 보란듯이 다른 골목쪽으로 날아가버립니다.
밤하늘을 날아가는 구관조의 울음소리가 어쩐지 구슬프게 들립니다.
피에트로는 구관조의 이름을 부르나요? 부를 이름이 있나요?
피에트로:(이름을 정하지 않아) 아가, 어디가는거나. 이리오렴.
역시 이름을 지어줘야 했을까요.
상실을 극복하지 못했는데 다시 상실을 겪어야하는 피에트로, SAN 0/1D2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에트로 이성 감소 없음.
구관조가 날아간 골목으로 쫓아갔지만
다시 구관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울리는 전화소리는 더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덩그러니 불 켜진 낡은 골동품점 안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낡은 간판에 적힌 골동품점 이름을 살펴보면 【L'Oiseau bleu】입니다.
피에트로:.... ... 안에, 아무도 없는건가? 전화가 오는데.. (골동품 점에 슬쩍 문을 열어봅니다.)
『OPEN』이라고 적혀진 문 안을 살펴봐도 주인은 없는 것 같습니다.
카운터에 덩그러니 올려진 유선전화에서 끈질기고 집요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
피에트로:전화가 오고 있는데.. 남의 가게인데 내가 받아도 되는건가....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물끄럼 전화를 받아봅니다.)
다시 들리는 수화기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너머에서는 낡은 테이프로 튼 것 같은 로즈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로즈 〔 ..피에트로. 〕
로즈 〔 오늘은 다용도실 구석에서 네가 잃어버렸다던 양말을 찾았어. 〕
로즈:〔 언제쯤 잃어버렸더라.. 꽤 됐었지? ... ..먼지도 잔뜩 묻어서 색깔도 다 탔어. 〕
〔 ... ... ..그거 보니까 완전 옛날 생각나는거 있지. ...너 원래 엄청 지저분했던거 기억나? 〕
피에트로:... ..... 응, 나 원래 엄청 지저분 했잖니. 이렇게 신경쓰게 된건 지금 생각하면 너를 만나고부터 였던 것 같아. 저기, 로지. ...지금 집에 있어?
로즈:〔 ..그때는 뭐가 그렇게 싫다고 밀어냈는지 모르겠어. 〕
〔 (수화기 너머로 습기찬 목소리가 중얼거린다) 차라리 쭉 밀어내는게 나았을거야.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
〔 .... ... ..(한참을 수화기 너머로 말이 없다. 크게 숨을 고르는 소리가 재차 나고) ... ..더이상 너랑 함께할 수 있는 추억이 없는데, 〕
〔 기억이 하나둘 희미해지는게 무서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 양말을 버리지 않고 두는거니까. 〕
〔 ....(나즈막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언제 돌아오는거야? 사실 내가 질려서 잠깐 떠난거지. 그러니까 다시 나를 찾으러 올거잖아. 〕
피에트로:응, 내가 로지를 떠날리가 없잖니. 언제라도 너를 찾아갈거야. ...나도 내 기억에서 네가 점점 흐릿해져 가는게 두려워. ....로지, ...잊고 싶지 않아......
로즈:〔 (한참 목이 잠긴듯 말이 없다) ... .... ..다른 얘기를 해볼까. 어쩌면 방금 전 내 말에 네가 더 질려버릴지도 모를테니 말이야. 〕
로즈 〔 요즘 가게에 가면 유통기한이 8월 20일인 통조림들을 잔뜩 사와. 〕
로즈 〔 내 슬픔의 유통기한이야. 그렇게 정했거든. 그 뒤에는… 〕
로즈 〔 ...피에트로, 우리의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
로즈 〔 ... ... ... ..통화 시간이 다 됐네.. 〕
로즈 〔 안녕, 피에트로. 다음에 또 전화 할게. 〕
뚝, 통화는 끊깁니다.
전화벨도, 목소리도 사라진 골동품점 안에는 적막만이 감돕니다.
수화기 너머의 로즈는 어떻게 어디서 전화를 거는걸까요?
이제와서 다시 로즈와 헤어지는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SAN 0/1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이성 감소 없음.
전화기를 내려놓고 그제서야 가게를 둘러볼까요.
가게 내부는 여전히 기척이 없습니다.
골동품점 안에서, 익숙하고 그리운 향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이런 저런 낡은 물건들 사이에 끼여 있는 한 바구니가 눈에 띕니다.
팻말엔 “잃어버린 것”이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피에트로:주인이 안계시는데, 내가 이렇게 들어왔으면 안됐던거 아닐까. 하지만 문 닫은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다 눈에 띄인 바구니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DICE:지능, 또는 관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안에 있는 물건은 어디서 많이 보던 것들입니다.
당신이 로즈가 죽고나서 정리하거나 잃어버렸던 로즈의 물건들입니다.
양말, 목도리, 머리끈, 애착인형, 버리라고 잔소리했던 신발.
소중하지 않아도 로즈가 쓰던 너무도 사소하고 일상적인 물건들. SAN 0/1D2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그때 골동품점에 있던 라디오가 갑자기 주파수를 맞추는듯 치지직 하며 켜집니다.
곧 흘러 나오는 것은 로즈의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감정이 없는 듯한 어조로 동화를 읊기 시작합니다.
로즈:틸틸과 미틸은 다이아몬드 모자를 돌려 추억의 나라에 도착했어요.
그곳에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잠들어있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신게 아니었어요?”
“우리는 결코 죽지 않아. 우린 너희가 우리를 떠올릴 때마다 다시 살아난단다.”
남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작별 인사를 한 뒤 집을 나오는데, 파랑새가 보였어요.
틸틸과 미틸은 파랑새를 잡아 새장에 넣었지만
추억의 나라에서 나오자 파랑새는 새카만 재로 변하고 말았답니다.
뚝... 하고 라디오 방송이 끊깁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라디오는 작동 될 리가 없는 고장난 상태입니다. SAN 0/1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따르르릉-
골동품점 문을 열고 나오자,
기다렸다는듯이 어디선가 전화벨이 울립니다.
DICE:듣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0/35/14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로즈:피에트로.
익숙한 어조, 익숙한 호명.
이 목소리는 로즈인가요?
순간 퍼뜩 시선을 들어 그곳을 바라보자,
맞은편 담벼락에는 까만 눈의 구관조가 당신을 바라보며 앉아있습니다.
구관조:피에트로! 피에트로!
구관조가 다시 당신을 부릅니다.
방금 이상한 통화 때문일까요…?
혼란스러운 피에트로 SAN 0/1D2
피에트로:
기준치: | 80/40/16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1
피에트로 이성 -1 감소.
피에트로의 맞은편 담벼락에는 까만 눈의 구관조가 당신을 바라보며 앉아있습니다.
구관조:로즈를 다시 만나고 싶어? 응?
피에트로:아가, 어디 갔었니.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그러다 구관조의 질문에 입을 꾹 다물다가) 물론이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아. 그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
구관조:.... ..
그러면 피에트로는 행복해?
피에트로:......그게, 무슨 말이니?
...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구관조는 몇 번 부리를 쪼더니
다시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구관조가 자신을 어디로 이끌지 잘 압니다.
피에트로:잠깐, 아가. 가지마렴. 내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잖니. (구관조가 날아간 쪽으로 따라갑니다.)
날아가는 구관조의 행적을 쫓자 전화벨 소리가 점점 커져만 갑니다.
구관조가 당신을 이끈 곳은 낡은 사진관입니다.
『OPEN』이라고 적혀진 문 안을 살펴봐도 골동품점처럼 주인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운터에 덩그러니 올려진 유선전화에서 끈질기고 집요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
피에트로:여기도... 똑같아.... (골동품 가게보다는 조금 더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받아봅니다)
수화기를 들어 올립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너머에서는 낡은 테이프로 튼 것 같은 로즈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로즈 〔 .. 네 영정사진이 기억나. 〕
로즈:〔 ... 그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쓸 줄 알았다면, 좀 더 폼나게 찍은 사진을 마련할 걸 그랬어. 〕
〔 우리는 좀...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사진들만 있잖아.(얼핏 웃는 소리가 목소리게 섞인다.) 〕
〔 ...그나마 멀쩡한 사진이 그거였는데... ..(짧은 침묵) 그걸 이런 식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거든.... 〕
피에트로:로지.. 네가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어.
로즈:〔 ... ..사진도 실물보다 훨씬 못 나오고... (작게 중얼거린다) 차라리 내가 찍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어. 〕
〔 ..만약 우리에게 좀 더 남아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더욱 부질없는 생각일까. 〕
〔 혹시 너는 죽어서 날 그리워하지도 않는건 아닐까. 〕
〔 나 혼자만 여기 머물러서 너를 찾고 있는건 아닐까. 〕
〔 .... .... ... ..그냥, 그 사진을 보면 그런 생각들을 해. 〕
피에트로:로지, 부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주렴. 난 지금도 네가 그리워, 조금이라도 네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입술을 꾹 깨물며 숨을 크게 들이 쉬고) 하지만 그걸 터뜨리면 종잡을 수 없어질 것 같아서... 마음속에 꾹꾹 눌러두고 살아. ..저기, 로지.. 보고 싶어. ....네가, 보고 싶어...
로즈:〔 피에트로, 피에트로.. 피에트로.(긴 한숨과 섞여 네 이름을 부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어. 역시, 너한테... ... ... 쉽게 마음을 주는게 아니었는데. 〕
로즈 〔 ... ... 이젠 받지 않는 당신 번호로 전화걸어 음성 메세지남기는거 그만할까 봐..〕
로즈 〔 ...통화 시간이 다 됐네. 〕
로즈 〔 안녕, 피에트로. 〕
로즈 〔 ……또 전화 할게. 〕
전화가 끊깁니다. 이건 무슨 말일까요.
당신이… 죽었나요?
죽은건 로즈가 아니었던가요?
영정사진을 고르고, 위문객들을 받고 흙을 덮은건 당신이었는데.
혼란스러운 피에트로. SAN 1/1D6
피에트로:
기준치: | 79/39/15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 감소.
전화를 끊고서야 사진관 내부가 보입니다.
사진관 안은 어쩐지 향 냄새로 가득하고,
당장이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삼각대에 고정된 사진기와 [의자]가 있습니다.
벽에는 [액자] 세 개가 걸려있습니다.
카운터 위에 [영정사진 무료로 찍어드립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있습니다.
피에트로:.... ....(의자를 살펴봅니다.)
조사:파랑새가 그려진 배경지 앞으로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마련된 높다란 의자입니다. 편해보이진 않습니다.
의자에 앉아보면 누군가를 금방이라도 찍을 듯이 세팅된 카메라의 높이가 피에트로의 눈높이와 비슷한걸 알 수 있습니다.
배경지를 살펴보면 작고 파란 새들이 정밀하게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피에트로:(벽의 액자도 살펴봅니다.)
조사:액자 세 개가 걸려있습니다.
제일 위의 사진은 오늘 선반 위에서 발견했던 그, 사진입니다.
그러고보니 저 사진을 이 사진관에서 현상했던가요?
아래 나란히 붙어있는 액자 중 왼쪽은 로즈의 영정사진으로 썼던 사진입니다.
평소의 로즈와는 달리 단정한 차림새, 적당히 무표정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액자는…. 비어있습니다.
DICE:지능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0/35/14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여긴… 피에트로의 자리인가요?
피에트로:...... ..... (카운터 위의 팻말도 살펴봅니다.)
조사:카운터 위에 [영정사진 무료로 찍어드립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있습니다.
주인이 없는 사진관이니, 꼭 피에트로에게 이르는 말같기도 합니다.
피에트로:..... .... (영문을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지만 가만 팻말을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몸이 이끌리듯 의자에 앉아봅니다.)
피에트로가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면,
촛침 지나가는 소리처럼 타이머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니
찰칵!
카메라 셔터가 눈 부시게 터짐과 동시에
등 뒤에서 파드득 하고 새들이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곧 수많은 파랑새들이 피에트로의 등 뒤를 스쳐지나가
비스듬히 열린 사진관 문 밖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
그리고 비어있던 액자에는 당신이 방금 찍은 사진이 들어가있습니다.
피에트로:.... .... (멍하니 액자를 바라보다가 그래도 로즈옆의 빈공간을 채운 기분에 조금 안도 합니다.) 로지... 네 곁을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아...
사진을 찍고나면, 전화가 끊긴 전화기에서 다시 벨소리가 울립니다.
피에트로:(조금이라도 머리에 새겨두고 싶은듯 로즈의 사진을 뚫어져라 처다보다가 울리는 벨소리에 흠칫 놀라고) ..... ... (천천히 수화기를 들어봅니다.)
전화를 받으면 이번엔, 당신의 목소리입니다.
그 목소리는 감정 하나 없는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피에트로:밤의 궁전에 도착한 틸틸과 미틸은
문을 열지 말라고 애원하는 밤의 여왕을 무시하고 첫번째 문을 열었어요.
그러자 안에서 죽음과 이별이 나왔어요.
틸틸과 미틸은 두번째 문을 열었어요.
그러자 안에서 상실과 공허가 나왔어요.
틸틸과 미틸은 세번째 문을 열었어요.
그러자 안에서 추억과 기억이 나왔어요.
틸틸과 미틸은 네번째 문을 열었어요.
그곳엔 달빛을 먹고사는 수백억 마리의 파랑새가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파랑새들도 밤의 궁전 밖으로 나오자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순간 이야기는 뚝 끊기고──….
'다이얼이 늦었으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기계적인 소리가 들려옵니다.
피에트로:....... ........ 방금은, ....누구였지...? .....설마.. 내 목소리?
수화기에서 더이상 들려오는 소리는 없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두고 사진관을 나오면,
조금 전 사진을 찍을 때, 당신의 등 뒤로 날아올랐던 수십마리의 파랑새들이
사진관 밖에서 하늘을 향해 누워 죽어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전화벨 소리가 울릴 것 같은 거리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다만, 살아있는 당신의 구관조만이 가로수 위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DICE:관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닥에 어지럽게 검은 구관조 깃털들이 빠져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구관조의 몸에 드문드문 파란빛이 납니다.
저 구관조는 도대체 뭘까요?
피에트로:아가, 괜찮니? 이제 이리 와주렴. 너까지 잃으면 나는... ...... (손을 뻗어봅니다.)
잘 떠들어대던 구관조는 입을 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툭, 하고 콧잔등에 물이 떨어집니다.
곧이어 후둑… 후두둑…
짧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사이로 정적을 깨고
요란한 전화벨소리가 멀리서 울립니다.
따르르릉─
기다렸다는듯이 구관조가 날개를 펼칩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사이로 새는 날아갑니다.
피에트로:.... .... (다시 날아가는 구관조를 바라보다가 전화가 울리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봅니다.)
새를 쫓아가면, 이번엔 허름한 상가 계단 아래에서 전화벨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습하고 퀴퀴한 계단입니다.
위태롭게 깜박이는 형광등 빛에 의지해 더듬더듬 계단을 내려가자
지하실은 반쯤 물에 잠겨있습니다.
지하의 작은 방 안의 물은 종아리까지 찹니다.
방 정 가운데,
덩그러니 켜진 전구 아래 놓여있는 책상 위로 유선전화가 울리고 있습니다.
피에트로:(종아리 쯤 찬 물을 걷어 내며 전화가 있는 곳까지 갑니다.) 이런 곳에... 전화가.. (이번에도 천천히 수화기를 들어봅니다.)
얕은 물살을 가르며 걸어가 전화를 받습니다.
… 수화기 너머의 상대방은 옅은 숨만 고를 뿐 한동안 말이 없습니다.
로즈 〔 ...누구세요? 〕
피에트로:로지, ...나야. 피에트로.
로즈:〔 ... ... ..(또 당분간 말이 없다) ... ...피에트로? 〕
〔 ...잠시만, 진짜.. 피에트로야? 지금, 그러니까..(혼란스러운듯 말이 없다) 이,이런 장난은 악질이야... 〕
피에트로: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걸. 로지, 지금 어디 있어? 잘 지내?
로즈:〔 무,무슨 소리하는거야..?! 그러는 너는! 지금 어딘데?! 네가 어떻게 살아있어? 내가... 내가,(울컥하는 듯 말이 먹힌다) ... ..누군지 몰라도 .. ..이런 장난은 불쾌해요. 〕
피에트로:이게 장난일리가 없잖아. 로지야말로 나에게 장난 치는거지? 너는 어디에 있어? 로지, 나는 아직도.. 지금도... 네가 보고싶어. 너를 잊고 싶지 않아.. 너를 보낸 후에도 쭉 너만 생각했어. 로지는 알고 있을까? 내가... 단 한번도 너를 생각하지 않은 적 없다는걸...
로즈:(네 말이 이어질수록 벅찬 숨을 내쉬며 고양된 기분을 드러낸다) ... ..나,나도... (물기 어린 소리가 벤다) 피에트로.. 보고싶어. 너를 잊을까봐 내가 지난 날을 얼마나 괴로워하면서 보냈는데.. 네가 죽고나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앓는 소리를 내다가) ... ..어떻게.. 살아있는거야? 내가 혹시, 전화를 너무 걸어서 결국 미쳐버린거 아니야?(헛웃음을 짓는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수화기 너머로 네 목소리가 들려,,
피에트로:(쭉 전화를 나눴음에도 드는 의문감 수초 말이 없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로지, 내가 죽었다는건 무슨 얘기야? 나는 너를 잃어서 지금도 이렇게 널 그리워 해. 나 역시 처음부터 묻고 싶었어. 로지, 네가 어떻게 살아 있는지...
로즈:〔 무슨 얘기냐니... 네가, ...(잠깐의 간극) ..죽었잖아. 사고로 .. 네가 그 자리에 죽고나서 나는 쭉 네 집에서 살아. 무덤에 흙을 덮는 순간까지 지켜봤으면서 그래도 혹시나 네가 살아있을까 봐. 집으로 돌아올까봐. 너야말로..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 〕
〔 나를 보냈다니, 나를 잃었다니. 어째서 내가 널 떠난 것처럼 말해? 〕
피에트로:... ....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사고를 당한건 로지였잖니.. 그래서 집에서 너를 닮은 새 한마리를 기르며 살아 왔어. 조금은 위로가 될까 싶어서... 그게 아니었다면.... 여기는 대체 어디야? 로지, 우리가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네 얼굴을 내 눈으로 보고 싶어... 지금 집에가도 돼? 그럼 널 볼 수 있어? ...... ..........나, ....네 온기가 그리워. 다시 한번만 조금이라도 네 품에 있고 싶어.
로즈:네 얘기야말로...(목소리에서 어리둥절함이 묻어난다) 새...? 아니 그래,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우리 만날까? 내가 그쪽으로 갈 수 있을까? 아, 아니면... (숨마저 가쁘게 쉬며 긴장된듯 말한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만나자 보고싶어, 피에트로. 나도, 나도... 한번이라도 좋으니, 부탁이야.. 얼른 만나서 너를 마주하고 싶어...
피에트로:응, 지금.. 비가 오는 것 같아. 그러니까 조심히 만나자. 그 다리 위에서.. .... 지금.. 꼭 와주렴. 한번만이라도 너를 안아보고 싶어.
수화기 너머의 로즈와 피에트로는 강을 가로지는 다리 위에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그때, 갑자기 치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하실의 전등이 깜박거립니다.
로즈 〔 여...세요? 들ㄹ….? 치지직… 안… 치직...〕
로즈의 목소리가 끊겨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수화기 너머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낯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조사:〔 틸틸과 미틸은 묘지에 당도했어요. 〕
〔 스산한 묘지의 풍경에 덜덜 떨며 다이아몬드를 돌리자 그 곳엔 행복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답니다. 〕
〔 틸틸과 미틸이 물었어요. 〕
〔 “죽은 사람들은 어디있어요?” 〕
〔 “죽은 사람들은 이곳에 없어.” 〕
〔 그리고 파랑새도 없었어요. 〕
이어 수화기를 타고 섬뜩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 틸틸, 네 파랑새는 찾았어? 〕
그 순간 전화가 뚝 끊깁니다.
뒤에서 첨벙...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옵니다.
돌아보니, 창백한 안색의 로즈가 전화선을 뽑아 들고
당신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반가운 얼굴. 하지만 동시에 엄습하는 무시무시한 위화감.
DICE:관찰 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75/37/1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그의 머리카락에 드문드문 파란 깃털이 붙어있습니다.
로즈를 부르려는 순간,
그가 뒤돌아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놓칠 새라 첨벙첨벙 물살을 가르고 젖은 바지로 계단을 뛰어올라가면,
어느새 밖은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고
아까까진 그림자도 보이지 않던 우산을 쓴 인파들이 거리에 가득합니다.
검은 우산 행렬 사이로 멀어져가는 로즈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로즈가 인파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잡아야합니다.
DICE:피에트로 1d3.
피에트로:1
DICE:2
피에트로는 총 3번의 대항판정에 성공 시, 로즈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하늘을 가릴 듯 펼쳐진 우산 사이로 점점 멀어져가는 로즈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빗 속으로 녹듯이 다시 사라져서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리 애타게 로즈를 불러봐도
우산을 쓴 행인들은 피에트로의 간절함에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DICE:행인, 피에트로 근력 대항.
피에트로:로지, 잠깐. 가지마. 로지!!!!! (네가 곁을 떠나고 처음으로 크게 뱉은 외침이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DICE:
기준치: | 45/22/9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피에트로, 대항 실패.
행인은 피에트로의 부름을 무참히 씹으며, 피에트로의 길목을 막아섭니다.
그래도 아직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닿을 거리입니다.
행인들 사이를 헤집느라 미처 보지 못 했던 쌓인 나무 상자를 툭 건드렸습니다.
위태롭게 쌓여있던 상자가 당신을 향해 쏟아질 듯 휘청입니다.
DICE:상자, 피에트로 민첩 대항.
피에트로:잠시만, 잠시만 비켜주세요!! 찾아야 할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ICE:
기준치: | 35/17/7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피에트로 대항 성공.
아슬히 무너져내려가는 상자를 피해 앞으로 달려나갑니다.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습니다.
이제 정말 코앞입니다.
손만 뻗으면 로즈를 잡을 수 있습니다.
성마른 발걸음을 다음으로 옮기는 순간,
“이봐요, 비켜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골목에서 불쑥 튀어나온 자전거가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DICE:자전거, 피에트로 행운 대항.
피에트로:로지, 기다려줘. 나 여기있어... 나, 여기 있어!!! (자전거는 안중에도 없는듯 눈물이 맺힌 얼굴로 달려 나갑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DICE:
기준치: | 40/20/8 |
굴림: | 50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한번 재판정
피에트로: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DICE:
기준치: | 40/20/8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에트로는 날렵하게 자전거를 피해 지나쳐갑니다.
다행히 자전거를 탄 행인이 바퀴를 꺾은 탓에 살 수 있었어요.
이제 정말, 정말 다 왔습니다.
지금이면 로즈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때, 무언가가 당신의 발을 덥썩 붙잡습니다.
DICE:손?, 피에트로 근력 판정.
피에트로:안돼, 제발... 날 방해하지 마. 로지, 돌아 봐줘. 제발 로지!!! (손을 뻗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DICE:
기준치: | 40/20/8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에트로 대항 실패.
손이라니? 다시 뒤를 돌아보면 부서진 보도블럭에 발이 걸린 것 같습니다.
격차는 좁혀졌지만, 여전히 로즈를 붙잡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리입니다.
한번만, 뒤를 돌아봐주면 좋을텐데.
그 시야를 가리든 피에트로 앞으로 우산 쓴 행인들이 들이닥칩니다.
DICE:행인, 피에트로 근력 판정.
피에트로:(비인지 눈물인지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젖은 얼굴이 제 심정을 드러내듯 애절하게 외칩니다.) 로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DICE:
기준치: | 45/22/9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행인들은 뛰어가는 피에트로를 피하듯 골목의 가장자리로 길을 피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당신이 마주할 수 있는 것은 그토록 바라던 로즈입니다.
추격 성공.
피에트로가 간신히 로즈를 붙잡습니다.
그 붙잡는 손을 기다렸다는 듯,
로즈는 더 이상 피에트로를 피하지 않습니다.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흠뻑 젖은 피에트로와 로즈.
1년 만의 재회입니다.
로즈:... ..(한참을 긴 거리를 뛴 탓인지, 너를 마주한 탓인지 가쁜 숨을 들이키면 그칠줄 모르고 내리는 비를 어떤 가림막없이 온전히 맞으며 너를 바라본다) ... ... ...피에트로.
(그리고 맞잡힌 손에 온기가 그 재회를 확신하듯 전해지고, 그 손을 다시 놓칠까 꽉 마주잡는다) .... ... .. 우리.. 일단 비부터 피할까.
피에트로:(필사적으로 뛴 탓인지 차오르는 숨을 헐떡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 ....
장대비에 입을 열면 숨이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이 길은 다리로 향하는 길일까요.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 처마에서 잠시 비를 피하기로 합니다.
로즈:....우리, 일단... ... ..
..가장 먼저 해야할게 있잖아?(겨우 비를 피하고서 너를 바라보면 작게 팔을 벌린다)
피에트로:(이미 비에 흠뻑 젖어 있지만 그런것은 상관 없이 너를 다시 만났다는 희열감에 벌컥 끌어 안습니다.) ...로지, ..로지... ...보고싶었어....
로즈:(벅참 숨을 뒤로하고 와락 끌어안으면 축축하게 젖어 차가운 옷 너머로 서로의 체온에 열이 오른다. 이미 온몸이 젖었으니 더 개이어 할건 없겠지. 네 어깨에 이마를 묻고 가볍게 부비면) 피에트로, 내가, 얼마나, 이 품이..(문득 인상이 찌푸러들고) 그리웠는데...
이렇게라도 만날수 있어서 기뻐. 분명, 내가 아는 피에트로는, (너를 바라본다. 분명 죽었었는데. 입밖으로 내뱉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입을 다문다) .... .... 너에게는 내가 사라진 것처럼 되어있었나보네.
피에트로:왜? 왜 그런거야... 왜, ...로지가 정말 죽은게 아니었다면.. 왜 내가 그동안 네가 죽은거라고 생각했어야 했어? 왜 그렇게 1년을 보냈는지 모르겠어..... 대체 무엇이 잘못된걸까. (네 온기와 체취를 느끼듯 어깨에 파묻어 크게 들이 쉬고) 그래도 이젠 아무래도 상관 없어... 너를, 이렇게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느끼고 있으니까.... 그리웠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모든게, 그리웠어....
로즈:...응, 나도.(다시 한 번 너를 힘주어 끌어안아 네가 있음을 더욱 상기한다.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어... 중얼거리곤) ... .. 글쎄, 그건 우선 내탓이 아니라고 해둘까.(떨어지기 싫다. 그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네게 붙은 채로) ..어쩌면 네 탓이지. 네가 너무, ..나한테 귀한 사람이 되었는걸. (고개만 떼어 너를 바라본다) ..분명 나는 죽은거야. 그리고 오랜시간 이렇게 함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피에트로:...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진걸. 네가 너무 소중해. ....돌이키기엔 너무나도 소중해져 버렸어. (눈썹이 처져 울상인 얼굴로 너를 마주 바라보며) 다시 가야해? 이렇게 만났는데.... 계속 함께 할 수는 없는거지?
로즈:.... .... ....유통기한이 오늘까지니까. 그러니 나는 오늘만 너와 함께할 수 있는거지.(그리고 지금이 몇 시더라. 분명 네가 집을 나설때가 꽤 늦은 저녁이었지. 울상인 얼굴에 가볍게 손을 대어 문지른다. 그리고 애틋한 마음에 고개를 들어 입술을 맞추고) ... ..네 친구 구관조 이름은 정했어?
피에트로:아니, 아직. .... ....사실 그 아이.. 보면서 네가 많이 생각났어. ....그치만 네 이름으로 지으면 더 힘들어 질까봐 일부러 이름짓는걸 미루고 피하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그럼, 남은 시간 동안. 너를 잔뜩 보고 있을래. 그렇게 말도없이 갑작스레 가버리면..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걸. 네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 (맞대답을 해주듯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 이 시간이 끝나면... 미련 가지지 않도록 노력 해볼게. 그러니까 너도, 부디 잘 지내.
로즈:이름도 안지어주고, 너무했어, 피에트로.(빤히 바라보며 언뜻 입꼬리가 올라가다가) 나는 쭉, 네 곁에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내 생각을 해줬다고 하니까 기쁘기도 하고.. 중얼거리며 다시 네 상체에 고개를 부빈다) .... ... 정말? 오늘이 지나면 나를 완전히 잊어버릴거야?(고개만 든 채 너를 바라봐)
나는... 그래도 네게 기회를 주려고, 여기까지.. 왔는데....(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얼굴로)
피에트로:내가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면... 너와 같은 이름으로 지어줄 수 있을거 같아. 그 아인 아무리봐도 너였는걸. (제 상체에 부비는 너를 꼭 끌어 안고) 잊지는 않을거지만... 마냥 슬퍼하며 하루를 보내지는 않도록 노력 하겠다는 얘기지.. ....기회라면, 어떤?
로즈:너무 티났어? 그 아이도, 나도, 아마 오늘까지니.. 너한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필요하겠지.(그렇다고 다른 애완동물에다가 내 이름을 짓진 말고. 나즈막히 농담처럼 얘기한다)
... ... .... ... (고개를 빼꼼 내밀어 너를 바라보면) 나는, ..죽었지만... ...너와 통화했던 '나'는, 아직 살아있으니까.
(불현듯 인상을 찌푸린다. 그도 자신과 다를 바 없었으나, 남에게 내어주는 기분은 다르지 않았으므로) .... ... 통화했던 난, 너를 잃었던 나니까. 나를 잃었던 너와, 더 귀중한 인연이 될 수 있겠지.
... ..나는 함께할 수 없지만. 그 세계로 넘어가 또 다른 나와 함께할 수 있으니까... ...(다시 네게 고개를 기댄다. 선택은 네 마음이겠지. 별로 보내고 싶진 않아. 그렇다고 네가 나를 보며 덤덤한듯 보내는 건 더 싫고. 빗소리에 거의 묻힐 듯 작게 중얼거린다)
피에트로:..... ....그 세계로 가면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어? 하지만.. 그세계의 너도 결국엔 너잖아. 그렇게 생각 해줄순 없는거니? (네 머릿칼에 입을 맞추고) 하지만.. 내가 가버리면.. 너는 이곳에서 홀로 사라지는 거겠네.
로즈:... ..전제가 틀리지.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야. 별 일로 네 곁에서 새따위의 모습으로 너를 지켜보기나마 할 수 있었던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야ㅡ 피에트로.
내가 이 곳에서 홀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너만 이곳에 홀로 남겠지. ... ...그리고 저 편의 나도. (네 입맞춤이 괜한 미련을 가지게 만드는 듯 겨우 네 품에서 벗어난다) ... ... ...네게 아쉬울 것 없으니까.
피에트로:... 저 편의 로지는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어? 그 아이가 외롭게 보내는걸 보고 싶지 않아. ...물론, 우리는 서로 잘 해쳐 나갈거라고 믿고 있지만. (네가 품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묘한 미련이 남는지 네 손을 잡았다.)
로즈:(가만히 잡힌 손을 바라본다. 물기 남은 손을 꽉 맞잡는다. 스스로 이 손을 놓아야함이 지독하게 괴로웠다) .... ...다리로 가. 다리에서 만나자고 했었지. 너는, 그 길을 건너기만 하면 돼.(본인이 제안한 선택임에도, 쉽게 네가 방법을 야기하는 말에 입맛이 쓴 듯 침을 삼킨다) 별 거 아닌 일이라서 놀랬어?
피에트로:마음만은 별거 아니지 않은걸. (네 손을 바라보며 만지작 거리다가 고개를 들고) 로지,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네가 죽기전에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리로 가서 저편의 너를 만나도.. 지금의 너를 잊지 않을게.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나는 알아. 그래서 더욱 고마워... 지금 이렇게라도 너를 만날 수 있어서 기뻐. 네가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어서 기뻐...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말들을... 지금이나마 들어줄 수 있어서 기뻐... 이렇게라도,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빗물과 섞여 아무도 모르게 눈물이 제 뺨을 타고 흘렀다.)
로즈:(일년을 남몰래 곁에 있으면서 느낀 감정들은 복합적이었다. 이곳에 너를 발 묶어 두어봤자, 네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앗아가는 꼴이겠지. 분명 자신에게 돌아감이 분명함에도 결과없는 패배감이 솟는다) 좋은 것도 많기는..(민망한 체하며 제 씁쓸함을 감춘다) ....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너와 함께한 추억들이 모두 빼놓을 수 없이 소중해. 그러니까,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겠지. 내 욕심으로 널 함부로 할 수 없는걸 보니, 너도 나한테 참을 수 없이 소중한 존잰가 봐.(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본다)
.... ... 다리까지 같이 갈까?(잡고 있던 손에 힘을 준다)
쏟아지는 비 때문에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다리입니다.
비가 억세게 쏟아지는 소리와 다리아래 불어난 물이 거세게 흘러가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요.
피에트로:(네 손을 꼭 잡고 다리까지 걷는다.) 로지, ...있지... ......... (사무치는 감정이, 그 고통이 명치까지 차오르는 기분이다. 한참을 생각에 잠기며 걷더니 힘겹게 입이 떨어지고) ..우리는 곧 이별 하겠지만, 너도 다시 나와 만난다고 생각 해주지 않겠니? 저 편의 너도.. 분명히 너니까. 우리는... 다시 만난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나는 너를 두고 떠나는거라 생각하지 않아. 우리는.... 반드시 이어져 있어. ..이것 또한, 내 욕심일까? 네가 쓸쓸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로즈:(한참을 다리까지 말 없이 걸었던가. 그동안 생각을 정리하기는 커녕 차라리 뒤늦게라도 가지말라고 붙잡을까, 어차피 이 곳에 나는 존재 하지 않는데 네가 저를 두고 떠나는 기분만 들어 말을 걸 노릇도 아니었다) ... 그래, 저 편의 나도, 분명히 나니까.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재회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나는 곧 사라질테니, 이 편에 슬픈 것이라곤 하나 남기지 않는 편이 좋았다. 저 편의 나라고 생이별을 한 아픔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니) ... ..글쎄. 아직까진 네가 곁에 있어서 쓸쓸한지 모르겠어. 이렇게 까지 비가 오는데 싫지 않은걸 보면, 네가 내 곁에 있는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느릿한 이별은 뒤늦게 깨닫는 것들만 늘어날 뿐이다. 괜히 네게 미련이나 남길까 고개를 다리 너머로 고정한 채 입을 열고자하면 벅찬 슬픔에 숨이 가빠온다)
... ..나, ... ... ..한 번만 다시 안아줘. 어차피 나는 다시 듣지 못할테니까, 차라리 사랑한다고 한 번만 말해줘. 네 욕심이 되지 않도록 쓸쓸해 하지 않을테니까.
피에트로:(다리까지 마주서서) .... ....로지, 마지막에서야 이렇게 내 마음을 전달 할 수 있어서 기뻤어. 너를 갑작스레 떠나 보내고 1년이 넘게 너를 애도 하고도 계속 미련이 남고, 그리운 마음이 들었던건.. 너를 평범하게 좋아해서는 아니었던거 같아. ......로지, ....늘 혼자였고,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사랑한다는 감정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 ...나는 너를, 오랫동안, 오래전부터, 많이 사랑하고 있었나봐. ...... 사랑해 로지. 네가 죽은 이후에도 내 명이 다한다 해도 영원히 너만을 사랑할거야. (너를 있는 힘껏 끌어 안고 입을 맞추었다.)
로즈:응, 나도, .. 사랑해, 피에트로. 진심으로 사랑했고, 아마 변함없을거야. 사랑해.. 사랑해...(다리너머를 향했던 시선이 네게 향하자 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터진다. 그 약속이 단순히 빈말이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었던 건 여지껏 너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진실되게 다가왔던 탓이다. 다시는 못 볼 인연에게 제 미련과 애정을 꾹꾹 눌러 가득 끌어안고는 가까이 다가온 고개에 입을 맞춘다. 억세게 내리는 비나, 가쁜 숨이나 제대로 된 입맞춤이라고 하기엔 형편없었지만. 떼어지지 않는 너를 억지로 떼어내어 다리로 가볍게 민다) ... ..얼른 가야지. 기다리고 있을 거야.(곧 돌아올 이를 배웅하듯 가볍고 담백한 어조로 말한다)
피에트로:.... .....로지, 정말.. 고마워. 내가 사랑 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 해준다는건... 어느 인생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축복이네. 그럼, 잘 있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나갔다. 일분일초라도 네 모습을 기억하고 담고 싶었는지 걸으면서도 자꾸만 뒤돌아 너를 바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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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로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은 로즈가 없는 세계가 죽기보다 어렵습니다.
지난 1년은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그건 평행세계의 로즈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잃었던 행복이 이 다리 건너에 있습니다.
모든게 같습니다.
로즈의 죽음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로즈와 다시 재회하여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파드득, 등 뒤에서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미련으로 발걸음이 무거워질까 더 이상 돌아보지도 않기로 합니다.
다리의 중간을 넘어가자 점점 비가 그칩니다.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비칩니다.
젖은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다리 위로 당신의 지나온 흔적이 선명하게 남습니다.
하지만 이 햇빛이라면, 그 흔적들도 금방 사라지겠지요.
비 그치고 선명히 보이는 다리 건너.
마른 우산을 쓰고 마중 나온 로즈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신이 기억하는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피에트로는 걸음을 더 빨리합니다.
이제 함께 장마를 볼 수 있습니다.
END 03. 이제 우리 함께 장마를 볼 수 있습니다.
로즈 생환?, 피에트로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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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전화를 받지 않는다 ENDING1
▶ 추격에 실패한다 ENDING2
▶다리를 건넌다 (평행세계로 넘어간다.) ENDING3
▶다리를 건너지 않는다. (남아 이별을 받아들인다.) ENDING4
▶두 사람 함께 다리를 건넌다. ENDING5
▶다리를 건너지 않는다. (남아 이별을 받아들인다.) ENDING4
피에트로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로 합니다.
이 예정된 이별을 지연시키려는 듯
로즈가 피에트로의 손을 강하게 붙잡습니다.
비에 젖어 축축한 손은 체온이 느껴지지 않지만
로즈의 표정은 피에트로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그것입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 빗방울이 허공에 맺히고
로즈의 몸이 세상에서의 존재를 잃어가듯 투명해집니다.
뭐든 여러번 하면 익숙해진다는데,
두번째인 이 이별은 조금 익숙해질까요.
로즈:피에트로, 우리는 이렇게 헤어지지만 다른 어떤 차원에서는 분명 우리 둘 다 행복한 곳도 있을거야.
그러니, 그곳의 우리를 위해 너무 슬퍼하지 말자.
고른 이별의 말은 그런 속 없는 말.
완전히 사라진 로즈의 자리에 파란색 깃털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피에트로는 이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요?
……..
그 여름의 장마는 유독 지독했습니다.
삼일열처럼 하루는 지독히 내리다가 다음 하루는 맑았다가
다음 날 다시 지독히 내리기도 했습니다.
피에트로도 이제 나아가야죠.
짝 잃은 양말도 버리고, 먼지 쌓인 사진도 정리하고,
장마로 눅눅한 실내도 환기해야 할 때입니다.
그때, 전화벨이 울립니다.
전화를 받자 너머에서는 낡은 테이프에서 튼 것만 같은 바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그 곳에도 파랑새가 있나요?〕
END 04. 비 갠 후,
로즈 로스트, 피에트로 생환
파랑새의 깃털 소지 시, 행운 +2
▶두 사람 함께 다리를 건넌다. ENDING5
두 사람은 손을 맞잡습니다.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다시 이별이라뇨.
죽음도 당신들을 갈라놓지 못했는데 신이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이 다리 건너편엔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둘은 다시 손을 꼭 맞잡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잃어버리지 않기로 합니다.
두 사람은 천천히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의 중간을 넘어서자 빗줄기가 점점 줄어듭니다.
다시 합친 두 사람의 앞길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먹구름이 걷히고 주변이 환해져옵니다.
다시 함께 할 시간들에 대한 예감과 환희로 하얗게 물드는 시야.
…… …...
피에트로는 어지럼증을 느끼며 눈을 뜹니다.
정신을 차리니, 눈 앞엔 익숙하고 따스한 풍경입니다.
피에트로의 집, 따스한 햇살, 그리고 …
실의에 빠진 표정의 로즈가 눈에 들어옵니다.
로즈를 보며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했을 때,
낯선 새의 지저귐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니, 당신의 목소린가요?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이건 뭐죠? 새장인가요?
당신은 벼락같이 깨닫습니다.
당신은 새장 속에 갇혀있고,
더 이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당황하여 주변을 둘러보려는 찰나 창문 밖,
공중전화 박스에 누군가 서서 창가를,
정확하게는 당신을 올려다 보고있습니다.
이질적이고 아름답게 생긴 그는 웃는 낯을 하더니
손으로 전화기 모양을 만듭니다.
통화를 하는 양 귀와 입에 손을 가져다대곤 말합니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곁에 있는 듯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 안녕, 파랑새야. 이야기 좀 해봐. 이곳의 틸틸이 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
당신은 깨닫습니다.
다시 함께하는 장마는 영영 오지도 않고 지나가지도 않으리라고.
END 05. 오지 않을 장마
로즈 로스트?, 피에트로 로스트?
피에트로:2
▶ 탐사자가 한 번에 이성 수치를 5점 이상 잃으면, 일시적 광기에 빠지게 됩니다.
▶ 일시적 광기의 경우,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까지 작용합니다.
▶ 종류 : 자해 : 자해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근접 전투기능 판정 등, 스스로에게 데미지를 준다.
▶ 수호자가 정한 '하루' 사이에 탐사자가 현재 이성 수치의 5분의 1의 이성을 잃으면 '장기적인 광기'에 빠집니다.
▶ 광기는 탐사자가 치료를 받거나 회복할 때까지 지속됩니다.
피에트로:▶ 종류 : 체념 :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만다. 이 광기에 걸려있는 동안 세션 내에서 이성 체크를 할 때 감소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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